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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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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390g | 128*200*30mm
ISBN13 9791191193053
ISBN10 119119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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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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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해미. 그녀 자신이었다. 20년 전의, 열다섯 살의 자기 자신. 앳된 자신의 얼굴을 노려보며 해미는 마음속으로 임무를 되새겼다. 모녀가 서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것. 지금 이곳에서 두 사람이 합류할 수만 있다면 엄마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딸을 찾기 위해 더 먼 곳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될 테니까.
구할 거야. 이번에야말로.
---「그날, 그곳에서」중에서

엄마의 시신은 역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 아마도 딸을 찾아 거기까지 간 것이리라. 엄마는 과학자였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몰랐을 리가 없었다. 거기서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저 딸을 구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무서웠을까? 많이 아팠을까? 나같이 못된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서 후회는 없었을까? 나를 원망하진 않았을까? 그녀는 엄마의 마음을 가늠해 보려 했지만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해미의 세계」중에서

“엄마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해미는 쌍둥이의 제안을 빠짐없이 다미에게 전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과거로 돌아가 엄마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한 명 필요하다는 사실까지. 테스트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물론 다미가 총에 맞은 일은 말하지 않았다.
---「해미의 세계」중에서

다미는 해미를 위해 훈련용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다미가 지정해 주는 대로 경로를 이동한 후 현재로 귀환하는 간단한 미션이었다. 처음엔 그리 어렵지 않게 지시를 클리어할 수 있었지만 다이브 횟수가 누적될수록 단순한 이동조차 점점 어려워졌다. 해미는 앞선 다이브에서의 이동경로를 전부 기억하고, 그것을 모두 피해 이동해야만 했다. 만약 과거의 자신과 마주치게 되면 그 즉시 패러독스가 발생했다. 5회 차 다이브에서는 앞선 네 명의 자신을 피해 움직여야 했고 10회 차 다이브에서는 아홉 명의 자신을 피해야 했다. 더욱이 2025년의 어린 자신과도 마주치지 말아야 했다.
---「해미의 세계」중에서

쌍둥이가 요구한 시간여행의 제약 조건은 숨 막힐 정도로 빡빡했다. 시간여행의 존재를 들켜서도 안 됐고, 역사가 바뀔 만한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서도 안 됐다. 그녀는 과거의 사건에 아주 미미한 영향력만을 누적해 엄마를 구해 내야 했다. 한 번에 아주 조금씩만 엄마를 이동시킬 수 있었으므로, 생존한계선 안쪽까지 엄마를 데려오려면 최소 수십 번의 다이브가 필요했다.
그래서 다미의 계획도 점점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신을 구하기 위한 시간」중에서

해미야. 어떤 슬픔은 시간의 바깥에 존재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아. 너에 대한 기억은 이제 내 안에 거대한 중력장처럼 자리 잡았고, 응축된 질량에 사로잡힌 나는 결코 그 무게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곳에선 빛조차 발이 묶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텅 빈 진공이 모든 목소리를 집어삼켜. 나는 그저 사건의 지평선을 따라 빙글빙글 맴돌 뿐이야.
---「수아의 세계」중에서

강력 경고

세상에는 책을 펼치자마자 맨 뒤로 달려와 후기부터 읽어 대는 폭주족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사오니, 부디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맨 앞으로 돌아가 첫 장부터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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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역사에 ‘만약’이 가능하다면. 이경희 작가의 『그날, 그곳에서』는 전력 질주하듯 숨 가쁜 책이다. 구해야 할 것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날, 그곳’으로 뛰어드는 일이 이토록 급박할 수밖에 없다. 현재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미래를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떠올리며, 소설을 읽는 내내 애달팠다. 몇 번을 거듭 실패해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그리움, 죄책감, 두려움. 마지막으로 희망이 온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작가)
끝의 끝까지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서 기대하는 패러독스를 정말 잘 쓴 소설이었다. 이경희 작가는 사건을 밀고 나가는 힘이 탁월한데, 이 소설에서도 그 힘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소설은 ‘그날’의 사고로부터 엄마를 구하기 위한 자매의 시간여행이지만 정작 시간여행을 즐기는 것은 독자일 것이다.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결말까지 순식간에 도달하는 여행을 경험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 천선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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