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8월 23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58g | 128*188*18mm |
ISBN13 | 9788952738684 |
ISBN10 | 8952738683 |
발행일 | 2019년 08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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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58g | 128*188*18mm |
ISBN13 | 9788952738684 |
ISBN10 | 8952738683 |
1장 선택 사항 2장 이름 3장 공정한 대우 4장 금 5장 한 걸음 6장 반성문 7장 소문 8장 생각 없는 사람들 9장 사랑 10장 퍼즐 11장 후회 12장 살아남는 방식 13장 두 부류의 사람 14장 각자의 사정 작가의 말 |
문학상 등단작이 아니다. 1994년생 신인 작가의 글이다. 아마도 비슷한 또래로 기억하는데, 영화로도 제작된 원작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의 작가 귀여니가 떠올랐다. 심오해 보이는 제목은 다르지만 기성의 문체에 물들지 않은 신선함이 기대되는 것은 같다.
받자마자 2시간 만에 완독했다. 그만큼 속도감도 있고 몰입도도 뛰어난 재미난 소설이다. 단 마지막 장을 덮으며 무념무상에 빠졌다. 그리고 이 소설 어떻게 리뷰를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작가가 바라보는 사회와 인간관계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해서다. 내가 너무 속세에 물든 것도 있고, 나이 어린 작가에 대한 어리석은 편견도 작용한 까닭이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란 미국드라마가 있다. 한 여고생이 자살을 하기 전 자신의 죽음에 연관된 인물들에 관한 증언을 남긴다. 그 친구와 한 때 가까웠던 남자 주인공이 증언이 담긴 테이프를 들으며 죽음의 원인을 역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다. 인간관계에 있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사소한 행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드라마와 <뜻밖의 계절>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소설 속 남자 주인공 고등학생 윤환은 주위 사람들을 스스로 따돌리는 외톨이다. 어머니가 자신을 두고 떠났다는 실망감에 그의 인간관계를 좁게 만들었다. 물론 변할 수 있는 계기는 있었다. 중학교 다닐 때 만난 하은이 윤환의 세계관을 바꿀 수 있었지만 새드엔딩으로 끝이 나버렸다. (스포일러지만 드라마와 소설 모두 남자 주인공이 죄책감 떄문에 일탈로 보이는 행동을 한다.)
언제나처럼 무심하게 학교 생활을 하는 윤환 주변에 문제의 인물들이 나타난다. 오지랖 넓은 가슴 따뜻한 반장 강별과 윤환처럼 왕따를 자처하는 지나루, 그리고 엄친아 윤건이 그들이다. 윤환 주변에서 잔소리를 해대는 강별과 윤환의 관심을 끄는 지나루 그리고 강별을 바라보는 눈이 심상찮은 윤건 이들이 얽히고 섥히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짧은 기간에 등장 인물들 모두가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는 제쳐두고라도 윤환의 변모는 개연성이 높지 않다. 과거 하은과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교차로 편집하며 윤환의 변화을 자연스럽게 가져 가려 하지만 은둔형 외톨이였던 윤환의 행동과 말이 너무도 철학적이라 어울리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서란 표현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세계'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이 꼭집어 우리 사회를 뜻하는지 인간이 사는 세계 모든 곳을 지칭하는 지는 알 수 없다. 부모의 굴레가 자식에게 전가되는 것과 학교의 경쟁 시스템이 약육강식의 문화를 생성해 내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 한국이 약간 더 심하긴 하지만. 어쨋든 저자는 이 세계는 어느 사건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모든 문제의 원인을 밝힌다. 드라마와 가장 차별성을 보이는 부분이다. 미국과 한국은 아무래도 문화가 다르다보니.
소설 속 내용이 저자의 경험담인지 100% 허구인지는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이 세계는 무슨 일이 발생해도 하등 이상 할 것이 없으므로. 그 무엇이든 간에 <뜻밖의 계절>은 외부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질풍노도 시기의 자아실현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근 한 달간의 사건사고를 다루므로 여느 소설처럼 큰 스케일을 기대하지는 마시길. 그리고 현재의 나이는 잊고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래도 순수(?)했던 학생이 되어 이 소설을 읽길 권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뜻밖의 계절 - 임하운
25살의 나이에도 이런 책을 쓸 수 있구나 싶었다.
쉽게 읽혔지만, 읽는 내내 생각과 감정이 이리저리 요동쳤다.
1. 꽤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정리해보면 그리 많지도 않았다.
상하차 일, 학교, 편의점 아르바이트뿐이었다. 그런데도 지금 몸은 피곤을 넘어서
완전히 녹초였다. ...
한숨을 내뱉고 한 걸음씩 걸었다. 터벅터벅 내 발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의문이 들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할까?
알 수 없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하는지.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오늘이 지나도, 내일이 지나도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2. 만약 삶에도 색깔이란 게 있다면 내 삶은 해 뜨기 전
가장 어두운 하늘의 색깔과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다.
3. 잠에 빠지려고 하니 한 줄기 희미한 햇살과 함께 아침에만 들려오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그 햇살과 새소리는 상쾌하지도 신선하지도 않았다. 내 삶을 조금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었다. 나도 가끔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희미한 햇살에, 혹은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고 싶었다.
주인공의 독백이다.
18살의 나이에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하는 반윤환은 사방에 금을 그어놓고,
그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런 그에게 같은 반인 왕따 지나루와 반장 강별이 조금씩 다가오는데
다가올수록 반윤환은 그들에게 차갑게 말하며 상처를 준다.
그런 싸움이 계속 반복되면서 결국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반윤환의 말과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고,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다 읽게 되면 결국 그로 인해 우리는 위로를 받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덤덤하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쉴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관계에 대한 독특한 시선과 뜻밖의 위로
25세 작가가 그려낸 새로운 감성의 한국 소설
20대가 써내려가는 '관계'에 대한 정말 독특한 시선.
저자의 나이에도 놀라고. 저자의 이력에 놀라고. 등장인물들의 나이 설정에도 놀라고.
20대가 10대를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를 이렇게 풀어낼 수도 있구나 싶어서 또 놀라고.
신선하고 독특하고 뭔가 묘한 감성이 느껴졌다.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더 이상 귀찮아지고 싶지 않았고, 귀찮아지지 않으려면 울타리를 쳐야 했다. 내가 칠 수 있는 울타리란 이런 것이었다. 말할 필요가 없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그 대화가 가장 빠르게 끝날 말을 선택하는 것이다. (p.25)
되게 맘아픈 문장... 이렇듯 마음을 닫고 혼자 있는게 편한 열여덟의 반윤환. 이 친구를 중심으로-
세상의 시선폭력으로 세상에 없는 이하은. 왕따가 된 지나루,
지나루와 친했지만 어떤 계기로 등돌린 문제아 강은비.
모범생이지만 사연 많은 강별, 누군가에 대한 진심이 비뚤어진 엄친아 윤건.
전부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이다.
동일한 점이 있다면 각자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 속에 상처가 있다는 점이다.
상처받고 그 상처들이 가시가 되어 또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기고..
그 상처는 또 칼날이 되어 내게 다시 오고...
무한 반복되는 이 패턴... 지긋지긋한 이 패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여전히 사람속에서 사람관계로 고통받는 우리들.
언제쯤이면 사람들 틈에서 괜찮아질까...
친구가 생기면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여는 열여덟 친구들의 이야기.
10대를 내세워 10대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
책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또 서로에게 위로를 하고 있었다.
이 책 나에겐 꽤 신선한 시선이었다.
10대 친구들이 읽기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읽어봐도 좋을 것 같지만... 10대보다는... 조금 더 어른이가 읽으면 좋겠다..
여전히 관계에 서툰이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견디지 못하고 혼자이길 선택한 이들도.....
전체적으로 책 표지처럼 책 안의 빛이- '노을빛' 혹은 '비오는날빛'이었던 것 같다.
외로웠고 쓸쓸했고 안타까웠고 미웠다.
그런 감정들 속에 정말 뜻밖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돌출되어있지 않은 대화 속에 있는 위로들...
어쩌면 윤환이가 나보다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왜 늘 그렇게 차갑게만 얘기해?"
"그거 너한테 소중한 거야?"
"소중해."
"그런 거면 똑바로 지켜. 한번 잃어버린 건 돌아오지 않으니까." (p.123)
"애들은 좋게 말하면 늘 말을 안 듣는다니까. 네가 정말로 나루를 생각한다면 옆에서 없어져주는 게 맞지 않니? 네가 나루한테 해줄 수 있는게 뭐가 있다고 생각해?"
"뭘 해주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게 친구라고 생각해요."
아주머니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p.165) _ 나루 엄마와 윤환의 대화
"응.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순간 좋든 싫든 그 사람은 나라는 존재의 한 조각이 된다고 생각해. 그 한 조각이 엄청 클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을 수도 있어. 그 조각의 크기가 클수록 소중한 사람이겠지. 그 한 조각이 빠져나가면 공허해질 수밖에 없을 거야. 아마도 그 애는 너한테 상당히 큰 조각이었나 봐." (p.169)
"넌 어떡하고 싶은데?"
"다시 예전처럼 지내고 싶지."
"그럼 다가가야지."
"내가 그래도 될까?"
"네 마음이 그러고 싶다면." (p.198)
▲ (p.50)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러면 모든 게 정해지잖아. 핸드폰 번호를 알게 되고, 문자를 주고받게 되고, 약속을 잡아 만나게 되고, (...)."
▲ (p.79)
나에게는 뚜렷한 가치관이 있었다. 그건 금이었다. (...)
이유는 간단했다. 나에게는 남의 것까지 챙길 능력이 없었다. 나 하나 살아가면서 버티는 것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을 부려봤자 결국 상처받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 (p.272)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정이란 게 존재한다. 그러니까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켜내기 위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방법을 선택할 때도 있는 것이다.
각자의 상황과 상처를 끌어안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다는 작가.
받는 상처들이 익숙해지는게 아니라 마음이 굳어가는 것이라는 작가.
굳어가는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기를 바란다는 작가. (p.278~279_작가의 말)
읽는 내내 밝은 기운은 없었다. 덮고나서도 여전히 마음이 가볍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 좋았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이해해줄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에....
작가님의 다음책이 기대된다. :D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