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4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64쪽 | 520g | 142*195*30mm |
ISBN13 | 9788932474427 |
ISBN10 | 8932474427 |
발행일 | 2021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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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4쪽 | 520g | 142*195*30mm |
ISBN13 | 9788932474427 |
ISBN10 | 8932474427 |
MD 한마디
시대가 바뀌면 공간이 변하고, 삶도 달라진다. 이를 명민하게 포착해온 유현준 저자가 코로나 19가 변화시킨 공간에 관해 논한다. 기존의 학교, 직장, 종교 건물, 상가 등이 어떤 한계를 노출했는지 분석한다. 나아가 공간의 미래를 제시했다. - 손민규 인문 MD
여는 글: 전염병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사회를 바꾼다 거짓 선지자들의 시대 / 마스크가 만드는 관계와 공간 / 전염병, 인류, 도시 / 공간의 해체와 재구성, 권력의 해체와 재구성 1장.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중산층 집이 ‘방 세 개 아파트’인 이유 / 155퍼센트 늘어난 집의 의무 / 4도3촌과 가구의 재구성 / 부엌의 새로운 위치 / 사적인 외부 공간의 필요 / 나무를 심는 발코니 / 벽식 구조에서 기둥식 구조로 / 목구조 고층 건물의 시대 / 최고의 친환경 건축 / 포스트코로나 아파트의 5원칙 2장. 종교의 위기와 기회 종교와 공간 / 벽과 계단의 발명 / 제사장과 아이돌 / 신전과 고깃집 / 예배당의 의자가 가로로 긴 이유 / 스님 vs 목사님 / 시공간 공유가 만드는 공동체 의식 / 이슬람교가 기도를 하루에 다섯 번 드리게 하는 이유 / 전염병이 만드는 종교 권력의 해체와 재구성 3장. 천 명의 학생 천 개의 교육 과정 교실 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차이 / 화가와 선생님 / 페이스북과 온라인 수업 / 교우 관계의 부재 / 종이 책, 오디오북, 동영상 수업 / 전교 일등이 없는 학교 / 미래 학교 시나리오 / 교육 큐레이터 선생님 / 교육이란 무엇인가 4장. 출근은 계속할 것인가 일자리의 55퍼센트 / 우리나라 직장에 회식이 많은 이유 / 재택근무와 일자리의 미래 / 거점 위성 오피스 / 내 자리는 필요하다 / 마스크가 바꾸는 인간관계 / 평등한 화상회의 / 슈렉 vs 라이온 킹 / 대형 조직의 관리와 기업 철학 5장. 전염병은 도시를 해체시킬까 전염병과 도시의 역사 / 얀 겔의 실험 / 인구 2배, 경쟁력 2.15배 / 시냅스 총량 증가의 법칙 /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인간 6장. 지상에 공원을 만들어 줄 자율 주행 지하 물류 터널 공통의 추억 / 소셜 믹스와 재건축 / 소셜 믹스의 첫 단추, 발코니 / 정사각형 공원보다 선형의 공원 / 자율 주행 전용 지하 물류 터널 / 가까운 미래의 상상 7장. 그린벨트 보존과 남북통일을 위한 엣지시티 그린벨트의 역사 / LA vs 뉴욕 / 반도체 회로 같은 도시 패턴 / LH의 새로운 임무 / 엣지시티: 도시와 접한 그린벨트의 경계만 개발하라 / 남북한 융합을 위한 DMZ 평화 엣지시티 / 농사꾼의 도시와 장사꾼의 도시 / 소규모 재개발의 장점 8장. 상업 시설의 위기와 진화 디즈니의 위기 / 상업의 진화는 공간의 진화 /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공간 /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 오프라인 상업 공간의 진화와 축소 / 새로운 빌딩 양식의 발명 / 두 가지 갈림길 / 전염병이 만드는 공간 양극화 / 공간 소비 vs 물건 소비 / 맛집 앞에 줄을 서는 이유 / 줄어드는 오피스 공간 / 폭이 넓은 상업, 폭이 좁은 주거 9장. 청년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홍길동 vs 세종대왕 / 21세기 소작농: 월세 / 플랫폼 비즈니스 같은 부동산 / 정부와 대자본가만 지주가 되는 세상 / 악당과 위선자의 시대 / 경계부를 점차 내려야 한다 / 인구수보다는 세대수 / 프루이트 아이고 vs 강남 / 칠레의 저소득층 주택 정책 10장. 국토 균형 발전을 만드는 방법 화폐가 된 아파트 / 서울 한강 전망 vs 뉴욕 허드슨강 전망 / 짝퉁 도시의 양산 / 다양성을 죽이는 심의와 사라져야 할 자문 / 21세기형 스마트 타운 / 소제동 하드웨어 + 대덕연구단지 소프트웨어 / 대전 속 피렌체 / 여주가 사는 길 / 여주에서의 3일 / 라이프 스타일 만들기 11장. 공간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하기 나를 안아 주는 교회 / 건물 안의 사람이 도시 풍경이 되는 건물 / 뒷골목의 사람도 바다를 볼 수 있게 닫는 글: 기후 변화와 전염병- 새로운 시대를 만들 기회 기준이 바뀌는 세상 / 코로나 블루와 공간 / 고래가 코끼리보다 큰 이유 / 기술 발달과 저출산의 시대 / 새로운 뼈대가 필요한 시대 / 조선의 르네상스를 만든 영조의 청계천 준설 작업 /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될 새로운 공간 /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 주 도판 출처 |
"아파트 디자인도 거의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획일화가 되면 가치판단 기준은 정량화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집값, 성적, 연봉, 키, 체중 같은 정량화된 지표로 사람을 판단한다. ...(중략)... 반면에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나만의 독특한 맛을 낼 줄 아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즐기는 스포츠가 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다, 외국어를 할 수 있다 같은 정성적 기준들이다. 정량적 가치관으로 행복을 측정하는 나라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
1. 종교와 학교 공간의 미래
"전염병으로 하나의 시공간에 모이기 힘들어지면 이러한 조직들이 약화된다. ...(중략)... 본질을 잃고 공간적 외향만 남은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하라고 도전하고 있다."
교회라는 공간의 구조적 특징이 종교 지도자의 '권위'를 만들어 낸다. 전체 인원이 한명의 목사를 바라보게 만드는 직사각형의 구조, 한 번 앉으면 돌아다니기 힘든 가로 형태의 붙어있는 책상, 참석자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연석.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집회가 불가능해지면서,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종교 권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잘 생각해보면 권위라는 것은 순교자들의 희생 정신, 종교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찰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덕분에 우리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도 교회 공간의 특성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많은 학생이 한 명의 선생님을 바라보게 만드는 구조, 통일된 교복과 두발 규정 등 '내'가 공동체 중 일부라는 의식이 선생님과 학교의 권위를 올려준다. 교회와 마찬가지로 원격수업으로 학사일정이 운영되면서 위와 같은 형식이 무너지고 있다. 또, 녹화된 동영상 강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을 해제함으로써 교사의 수업을 지식 전달의 여러 도구 중 하나로 전락시켰다. (내가 필요할 때 들으면 되는, 지금 못 들어도 상관 없는)
포스트 코로나에 맞는 교육이라함은 단순 지식 전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흥미에 선생님이 쌍방향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다. 천 명의 학생에게 천 개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맞춤형 뷔페식 교육이 코로나가 촉발한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내가 원하는 강의를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또한 오프라인보다 더 다양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2. 악당과 악당을 비난하는 위선자
"우리는 악당을 잡으면 세상이 좋아진다고 믿지만 실제로 세상에는 악당과 그 악당을 손가락질하면서 그 상황을 통해서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챙기는 위선자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본가, 다주택자들을 비난하면서 젊은 세대를 위한답시고 내놓는 임대 주택 정책과 공유 경제는 청년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부자는 더 부자로 만들며,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지율을 더 공공히 하는 도구로 쓰일 뿐이다.
조선시대 평민들이 지주들에게 쌀을 내고 논을 빌려서 소작농을 지었던 것이 현대에 와서는 직장에서 번 돈으로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형태로 변화했다. 청년 세대들에게 자신의 집을 소유하게끔 정책을 제시하지않고 임대주택에서 머물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부숴버리는 것은 그들을 소작농의 신분에서 머물게 강요하는 것이다. 그러면 청년들이 번 돈은 그 집을 소유한 다주택자 혹은 국가에게 향할 것이고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세금으로 돈이 쌓인 국가 권력은 정치인들이 나눠가질 뿐이다.
위워크가 시도한 공유 오피스도 마찬가지이다. '여러분은 사무실을 매매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사무실을 빌려쓰세요.'라고 달콤하게 말하지만 위워크 입장에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부동산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매달 내는 월세로 이득까지 챙기는 셈이다.
우리는 악당을 보고 경악할 것이 아니라 악당을 비난하며 은근히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위선자(정치인, 기업가 등)를 주의해야 한다. 결국 정답은 누구나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3. 공간의 미래
"공통의 추억을 가지면 서로를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시에는 공통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공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부의 이동이 원활해야한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 온 세대가 그러했고, 70~80년대 서울로 올라간 젊은이들이 그랬듯 사람이 사는 곳에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도시에서 사람들의 접촉과 밀도가 높아져야한다. 더 다양한 사람, 더 많은 사람들이 접촉하고 의사소통하고 협력할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는 창조되고 거기서 혁신이 일어난다. 그리고 혁신 뒤에 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접촉'과 '밀도'가 높아지려면 공간의 해제와 재구성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세 가지를 강조한다. 우선 가로로 긴 공원을 만들어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원활하게 접촉할 수 있는 공짜 공간을 만들어야한다. 그리고 정방형으로 지어진 건물들을 해체하고 건물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고 그 아래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 상업이 발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한다. 마지막으로 택배, 배송 등 공간을 잡아 먹는 도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자율배송 통로를 만들고 지상의 도로는 공원, 주거, 오피스가 대체하도록 하여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
접촉은 이해와 공감을 낳고 밀도는 생각의 다양성과 깊이를 만들어 낸다.
;종교, 학교 사례에서 보았듯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관념은 공간의 재구성을 통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앞으로 세상이 1000만 도시가 이끌어 가는 시대라면 우리는 이전에 유럽이나 미국의 도시를 따라하려던 것에 벗어나 새로운 도시 문화를 창조해야한다. 책에서도 말했듯 우리가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과 같은 크기의 이탈리아의 도시를 관람하려고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쓴다면 그들도 우리의 서울이나 부산에 놀러오게끔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은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량화된 개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관과 멋을 즐기는 사람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전염병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사회를 바꾼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니 잊혀져 가려는 과거를 다시 되돌아 보고 미래를 잘~아주 잘 설계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들었다.
그만큼 파급력이 있고 색다른 관점에서 공간과 건축을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 소개에 '인문 건축가'라고 명시되있다.
세부적인 것 부터 큰 세계까지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는 점에서 어울린다.
또한 모든면을 두루 볼 수 있는 인문학적 소견이 넓고 생각의 크기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창의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게 보여진다.
85제곱미터의 아파트가 획일화 되있는 요즘 왜 그것이 당연한가에 대한 물음 자체가 신선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니 그 공간은 좁게만 느껴지고 공유할 수 있는 1층 정원이 아닌 개인이 마스크를 안쓰고도 나갈 수 있는 개별 테라스가 시급한 때라는 지적은 손뼉을 치게 만들었다. 개별 발코니에 각자 나무를 심고 다른 꽃들을 심는 획일화된 아파트가 아닌 다른 삶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원인과 결과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어질 아파트의 디자인 원칙을 다섯가지로 정리한 결말은 산뜻하기 까지 하다.
1. 1가구 1발코니
2. 소셜 믹스 공원
3. 기둥식 구조
4. 복합 구성
5. 친환경적인 목구조
두 번째 주제는 종교와 공간이다.
종교와 공간이라니 생소하기만 한 주제였는데 알타미라 동굴도 따지고 보면 토템 동물을 그려넣은 종교적인 특별한 체험 공간이라는 얘기에 공감이 확 됐다.
기독교와 불교의 공간의 차이도 흥미로웠다.
기독교는 자주 수시로 모이기에 힘쓰는 종교이고 시간도 정해져 있으며 접근도가 높다.
불교는 정해져 있는 시간이 없고 공간도 산속 혹은 시외로 거리감이 있다.
코로나 이후 기독교는 공간의 제약은 둘수 없으니 시간적으로 온라인 상의 제약을 두었다.
"교회는 이제 신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모든 사람을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
세 번째 주제는 교실과 온라인 수업의 차이다.
교육이 주된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가 된 문제였고 이로인해서 에듀테크 등 많은 테크니컬한 온라인 매체들이 접목되고 코로나 블루가 생기고 집밥 문화가 생기는 등 수많은 이슈를 만들었다. 공간에 매이지 않는 교육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인 것이다.
학교만 못 간게 아니었다. 회사도 못가고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집이 학교가 되고 직장이 되고 식당, 겜방, 헬스장이 된 시기 였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인해 도시가 해체 될 것이냐는 질문을 작가는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5천 년이 넘는 인류 문명과 도시의 역사를 보면 수 많은 전염병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규모는 계속 커져 왔다는 것이다.
대중의 흐름에 영입하고자 하는 심리는 본능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SNS에 홀릭하는 것이다.
도시가 없어질 수 없는 공간이라면 도시를 좀더 친화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밖에 ...
지상에 공원을 만들어 주고 지하에 자율 주행 로봇이 이동할 지하 물류 터널을 뚫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린벨트 보존과 엣지 시티 등 다양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인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까지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가 보여지는 책이었다.
우리는 허공에 떠서 살 수는 없는 법 어딘가 다리를 붙이고 산다면 공간이란 주제는 우리와 뗄수 없는 관계이기에 관심을 갖아 볼 만한 주제이다.
사는 곳에 대한 고민. 십년 전인가 해운대를 드나든 적이 있다. 바다, 항구, 요트 선착장, 시장, 산책로.. 등의 제반 시설을 갖춰 금상첨화였다. 항구와 바다가 바람결에 실어 나르는 냄새와 공기와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그때 커피숍에서 들리던 말이 죄다 부동산 투자였다. 그리고 몇 년 뒤 중심 역이 바뀌고 모래사장이 건설 현장처럼 모래 붓기와 기계들로 들어차 발길을 끊었었다. 동백로부터 광안대교까지 걷고 또 걷는 루트를 즐겼다. 정동진 물살과는 다르게 평온한 출렁임과 윤슬이 안정감을 주고, 좁고 들쑥날쑥한 역 주변과 비교하면 해운대는 여행지이면서 생활공간으로 두루 장점이 많았다. 그게 언제야? 지금은 다를지도.
한국의 아파트.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세 편의 방송들을 거점으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한국인은 단지형complex 아파트를 선호한다. 뉴타운 개발을 하면서 단지들을 우후죽순으로 조성해 배달 오토바이와 초행길인 사람들이 미로에 갇힌다. 스마트폰이 로드맵을 제공해도 헷갈리는 건 헷갈린다. 때로 도로명 푯말이 도움이 되고, 길은 두 명 이상에게 묻고 움직이는 것이 맞다. 정확히 모르면서도 알려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얼마 전 조카에게 도보 한 시간 반경의 동네 지도를 그려주면서 혼자 신났었다. 로드맵이 아날로그 감수성과 디테일까지 충족시키진 못한다고 우기고 싶다. 나는 개별 인간의 보행 능력과 감각을/행진은 또 다르게 각별히 여긴다. 물론 매연가스나 하수구 냄새가 심한 거리는 맨더링, 즉 구불구불 어슬렁어슬렁 걷기의 즐거움을 그르친다.
조승연 작가와 유현준 교수가 지도를 사이에 놓고 거리명이며 특징들을 얘기할 때 흥미로웠다. 기본적으로 원(성당)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유럽 도시 정비와 설계는, 건물들이 서로를 자체적으로 돌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Cities are organisms, not machines... they are akin to natural growths.”
다시 아파트 얘기로 돌아가 블록형 단지 형성을, 한국의 중산층 확산과 경제 교육 정책과 소비문화와 분리해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나는 90년대부터 아파트 생활을 했다. 2000년대 초 외곽의 하천 주변에는 판자촌이 있었다. 격세지감. 나는 아파트 문화에 긍정적인데 학창시절의 영향인 듯하다. “감시의 눈”이 있어 사각(우범)지대가 덜하고, 비슷한 생활수준의 학생들이 고만고만하게 모여 지낸 공간과 장소들이 꽤나 좋았다. 이러면 외곽이나 슬럼가에 대한 차별 발언이 될지 모르겠으나, 사는 수준이 엇비슷하니 경계심을 낮추고 서로 교류하며 나누는 정서가 그럭저럭 보존되었다.
근래에는 아파트 대단지가 형성되면서 학교 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서고, 밤에도 산책하기 용이하다.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도 제법 있고, 언덕과 비탈이 많음을 운동 삼아 즐기는 모습들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언덕을 뺑뺑 도느니 걷는 쪽을 택한다. 따릉이나 전동보드 대여소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특성화된 도서관들과 마트들도 흥미와 재미를 더한다.
해운대를 드나들던 시기를 빼면 대체로 도시로의 진입이 가능한 곳에 거주하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의 공간 전환과 건축사는 베리 퀵하고 다이내믹하다. 싹 밀어버리고 뚝딱 뚝딱 다시 짓고 뜯어 고치는 것에 아주 능하다. 성형 발달도 이런 맥락인가^^. 평균 오년 마다 드르륵 내부 공사. 초여름이 이사철이고 공사가 많았는데 팬데믹으로 누적된 가계 부채와 현재 불황이어서 그런지 주변이 조용하다.
쓰다 보니 연령대별로 동네 거리를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 장년층은 주변 등산로나 작은 공원에 설치된 운동을 즐기고, 걷다 보면 애완견 산책 모임과 유아차 정기 모임을 흔히 본다. 나가 걸을 때마다 저마다의 이유로 걷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다.
방송 진행자들의 말대로 한국 아파트는 겉은 획일적이어도, 안은 다 다르다. 공간을 재활용, 재창출하는 응용력과 유행에 민감한 욕구와 아이디어가 인테리어에 접목되는 탓이다. 한국 사람들은 고가구 등으로 꽉 찬 프렌치 바로크 스타일보다 ‘스칸디나비아 식 미니멀리즘’을 선호한다고 한다. 걸레질하고 윤나게 닦아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 유대인들처럼(?) 부지런하고 자기관리와 위생 관념이 투철하다.
놓치고 지냈는데 K-주거 문화를 최대한 누려야겠다. 주변의 자연과 조망과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문화 쉼터들. 당연시하고 아는 길로만 다녀 놓치거나 모르고 지나친 곳들이 많다. 유럽은 고풍스러운 역사를 간직하고 품어, 떨어진 낙엽과 출렁이는 물결조차 예사롭지 않은 인상을 풍긴다. 뭔가 서사가 숨어 있을 것만 같은 깊이가 마음을 툭 건드린다고나 할까. 시각 이미지에 대체로 둔하지만(아니면 예민해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일 수도) 그림 같은 색감과 영상미에는 반하게 된다. 유럽의 구도심과 옛날 도시가 갖는 ‘통일성’(장구한 역사)에 관한 해석도 유익하다.
유 교수는 그 이유를 ‘물류’ 발달과 연결 짓는다. 한국은 배송과 이송이 신속한 편이고 이런 스피디함이 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팬데믹 초창기에 유 교수가 지하 드론 시스템을 제안했었는데... 어쩌지요. 지금 나라가 무정부 상태라서요. 국토부장관은 어디서 몰 하는지. 사건사고(사회적 비극)가 발생해도 책임자들이 안 보이고, 시치미를 떼거나 눈감아버리니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 주변인들이 하는 말, “관상이 과학이군.”
보스턴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 운전 안 해도 된다던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그만큼 인구 밀도가 높아 생활이 편리한 것일 테다. 도시 계획에서 뉴요커들이 뻥 뚫고 지나가는 정책에 반대해 막은 프라이드가 높단다. 반대로 보스턴은 그러지 못해 그 상처(잘림)를 곳곳에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넓은 미국의 도로의 간판 광고도 유심히 보게 된다. 미국 쇼핑몰을 걷다가 한국의 다층 건물과 에스컬레이터 이동이 그립던 기억이 떠오른다. 좁게 높이 올라가는 공간에 살다가 확 펼쳐두니까 멘붕. 멀리 갈 것 없이 삼성동만 가도 어질. 귀소 본능 팍. 광활한 주차장 덕분에 경기 전, suv 차에서 테일게이트 파티를 벌이는 배경도 재미지다. 영화 보다 보면 주차장에서 사건사고가 다발이라 생각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가문과 전통이 유구한 유럽과 달리 미국은 신흥부자들이 부촌을 꾸려 ‘개인 도로’를 사고 게이트를 단다고. 모 그냥 해프닝이 하나도 없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종교 건축물을 세울 수 없어 교외에 공항을, 도심에 오페라하우스를 건설했다고 한다. 영역과 세력 표시. 격자무늬로 정방형 도시를 에워싸는 성벽을 쌓다가 대포의 등장으로 ‘링 로드’로 대체되었다는 설명이다. 복잡하게 얽힌 고속도로도 360도의 내륙도시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니, 아는 만큼 보인다.
언젠가 말했듯 사계절을 선물 받은, 축복 받은 땅 한국. 더는 못 참겠다 싶으면 자동 전환되는 날씨. 환기와 정화는 물론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시작(리프레싱)이 가능한 재기와 가능성의 나라. 한국인의 끈끈한 양심과 남을 배려하고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식이 자랑스럽다. 좁은 나라라서 설계만 잘하면 얼마든지 다시 일으켜 세우는 쇄신과 선도가 가능할 것이다.
오늘... 속상하고 눈물 나지만 우리는 (해야)한다. 온리 이재명의 민주당이 절박하다. 그리고 무슨 사과?! 이 계절에는 사과 물려서 맛없다. 멜론 수박들은 지금까지 한 게 모냐! 법사위 넘겨주고 힘 빼는 국회의장들 꽂은 거밖에 더 있나. 국민들에게 윽박지르고 시비 거는 대통령이나, 당원들에게 싸우자고 덤비는 의원들이나 매한가지다. 김남국 의원은 당당한 인재로 ‘자기 결정’한 거자나 멍 충 아!
유현준 교수와 알아보는 [미국 vs 중국] 독특한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