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강덕순의 다른 상품
|
악수
서로가 마음 깊이 속앓이하며 숨겨온 지 어언 칠십 년 세월 꽃망울 터지듯 다 터뜨려 버리자 미움 원망 다 버리고 두 손 합장하며 남과 북 한반도 품어 안고 활짝 꽃피워 보자 백두에서 한라까지 푸른 물 상상만 하여도 마음은 벌써 대동강가에 서 있다 푸르게 푸르게 찬란한 사랑의 빛 우리 함께 만들자 하늘 나는 새들도 저리 즐거워 노래하니 보도 다리 다시 만나 화해의 꽃 피우자 통일꽃 평화꽃 활짝 피우는 날 다 함께 노래하며 춤추자. --------------------------------------------------- 거울 따라쟁이 너는 왜 나만 따라하지? 먼저 말 걸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말하지 않는 너 먼저 할 수도 있으련만 단 한 번도 하지 않는다 울면 따라서 울고 웃으면 따라서 웃긴 하지만 너의 속마음을 그 누구도 모른다 있는 대로만 보여 준다 정말 양파 같은 너. --------------------------------------------------- 필수 코스 걸어온 길 알 수 없듯 걸어갈 길도 알 수 없다 살아온 동안 어떤 사랑을 했을까 살아갈 삶은 또 어떤 사랑을 할까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 잊고 싶은 순간들 이 모든 추억들이 겹겹이 쌓일수록 행복한 자산가 생생한 인생이란 시련과 역경을 이겨냈을 때 보물의 가치를 가질 수 있으니까. --------------------------------------------------- 이팝나무 오월 이때쯤이면 가는 곳마다 인심이 넘쳐 흐른다 흰 쌀밥 저리 많이 차려 두었는지 주먹밥 지어 송이송이 마음대로 배불리 서로 나누며 사랑도 풍년 들게 빌고 또 빈다. --------------------------------------------------- 능소화 한 많은 사연 가슴에 묻고 달밤이면 그림자라도 행여 발자국 소리라도 오매불망 가슴 태운다 주황빛 사연에 슬픔 묻고 소리 없이 웃는 저 모습 기품 있는 도도한 자태 시들지도 못하고 툭 떨어져 내린다 송이송이마다 눈물 담아 고샅 어귀에 주렁주렁 매달고서 두 귀 쫑긋 세워 기린목 되었다. --------------------------------------------------- 영춘화 겨울 지나면 제일 먼저 나오기에 너를 기다린단다 눈에 띄지도 않은 작은 꽃 빨리 피기에 너무나 귀엽고 예쁘다 희망이라는 꽃말도 고와 너를 보면 기분이 환해진다 오밀조밀 앙증맞은 꽃 마디마디 주렁주렁 달려 있는 작은 등불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져 활짝 웃어 주는 꽃 너는 피어나는 새봄이다. --------------------------------------------------- 단풍꽃 숲의 이마부터 가을의 발뒤꿈치까지 저 예쁜 색칠을 누가 했을까 붉게 덧칠하며 남하하는 솜씨와 맵씨가 어찌 저리 고울까 곱디고운 색깔은 단풍꽃이라 부른다 나 같은 사람은 그냥 단풍이다 치열한 격전지, 그 모진 비바람 꿋꿋이 참고 견뎌내야 진짜 단풍꽃이 된다. --------------------------------------------------- 꽃비 연분홍 벚꽃이 봄바람 타고 휘날리는 날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뿌려 주고 싶다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사라지기 전에. --------------------------------------------------- 파도 막혔던 가슴속 시원히 열어 주는 너 유채꽃 만개한 풍경화 그려 둔 채 노랑 물감 온 들판에 뿌려 놓는 너 푸른 파도가 넘실넘실 노랑 꽃 푸른 물 잘 어우러지는 그곳 하루도 쉬지 않고 낮밤 없이 처얼썩 처얼썩 바닥을 씻어내는 너 모든 만물이 잠들어도 너만은 쉬지 않고 되새김질하며 하얀 포말 토해낸다 내 마음에도 파란 파도처럼 한 번 씻어 준다면 얼마나 깨끗할까 속이 훤히 다 보일 거야 얼굴만 화장하지 말고 머리도 치장한다면 맑은 정신으로 정직하게 살아갈 테지. --------------------------------------------------- 가을 세상은 코로나19로 요지경 속인데 너는 아무 걱정이 없구나 색깔 고운 단풍과 푸른 하늘 참 조화롭고 하늘엔 흰구름 뭉게구름 새털구름 잘도 어울리는구나 산새들도 즐거이 노래 부르고 숲속에서는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 오는구나. --------------------------------------------------- 스킨답서스 햇빛 향해 따라나선 초행길 벽에서 벽으로 이어진 끝없는 길 넝쿨손이 오르고 또 오르다 도달해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까맣게 말려 버린 채 눈물마저 마르는데 여전히 가야 할 길은 힘들다 미끄러운 벽에서 쓰러지면 목적지는 자꾸 더 멀어져만 간다 새벽이 찾아와 눈뜨는 촉수 어떤 때는 줄기 잡고 벽 오르고 느릿느릿 쉼 없이 움직이는 발목 아무런 감각도 느낌도 없이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허공 타는 순간 목적지는 늘 마음속에 있다. --------------------------------------------------- 청보리밭 파도가 춤추듯 출렁거린다 서로를 의지하며 장단 맞춰 흔들흔들 서슬 퍼런 서릿발에 온몸이 휘어지고 쉬쉬 쉐쉐 파도 되어 밀려왔다 밀려간다 언제나처럼 밤새도록 휘감겨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깊게 품었다 내보내는 일상 밭두렁 모퉁이서 미소 짓고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함께 어울려 보자고 어깨동무하며 들판까지 품고 있다 어릴 때 밭두렁 논두렁 달리던 그 시절이 새삼스레 그립다. --- 본문 중에서 |
|
●작가의 말
특별하게 하는 것도 없으면서 바쁘게 살다 보니 세월만 훌쩍 가버렸다. 우연한 기회에 광주 서구에 있는 상록도서관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봉사를 나갔다. 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글쓰기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호기심이 생겨 일단 한번 접수해서 다녀 보았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다닐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첫발을 들여놓았으니 다니는 데까지 다녀보자고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다른 취미 활동과 겹쳐 결석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럭저럭 일 년이 가고 이 년이 훌쩍 가버렸다. 안되겠다 싶어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문학 수업에 집중했다.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한 편의 시가 완성되면 문학 통장에 저축하는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목적이나 대가를 바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즐거워서 글을 썼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 삶의 큰 축복이다. 남은 여생도 시를 쓰면서 보내고 싶다. 기왕 문학을 시작했으니 시집 한 권은 꼭 출간하고 싶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덧 칠순이 되었다. 내 나이가 아닌 것 같은데 그리 되었다. 자식들이 고희 기념으로 여행을 보내준다고 했다. 나는 여행보다는 시집을 내고 싶다고 했다. 나의 뜻을 받아준 자식들이 고맙다. 묵묵히 힘이 되어준 가족들에게 고마움 한아름 전하고 싶다. 시집이 나오기까지 지도해 준 박덕은 문학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곁에서 격려해 준 한실문예창작 문우님들 덕분에 시집을 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꽃스런 문학회 문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 모두 고맙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