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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
거금도 앞 푸른 바다 말 엎드려 떠 있는 작은 섬 외로울 땐 파도 밀려와 속삭이고 좀바끝 영산홍 꽃입술이 붉다 해변 따라 조형물들 골목마다 벽화 단장 지붕 없는 미술관 하트 모형상 연인들 포옹하고 해안 둘레길 후박나무숲 인어상 정겹다 연홍 폐교 미술 전시관 유명 작가 명작들 즐비하고 짙은 향수 묻어나 가슴 가득 행복 안겨 준다. *연홍도: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와 금일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널리 알려진 섬 ---------------------------------------------------------------- 달마산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 암릉 수려한 경관 미황사의 부처 미소 기암괴석은 높고 낮은 병풍 두르고 봉수대 불씨와 공룡 살아 꿈틀꿈틀 암벽 틈 좁은 공간 불심 모은 도솔암 명품산수 품어 안아 목탁 소리 새긴다 너덜길 돌강 푸른 숲 가르고 암봉 시샘하며 하얀빛 덧칠한다 달마고도 길목마다 안전유도 돌비 입불 되어 따스한 사랑 주고 삼황의 명품 금강산 일만봉 돌, 부처, 노을이 곱게 단장한다. ---------------------------------------------------------------- 천년송 자연의 결실 억만년 못난이 암벽 흙 한 줌 물 한 방울로 선 소나무 오갈 데 없는 외톨이 사랑으로 안아 붙잡고 찢어지는 아픔 안고 인내로 탄생한 새 생명 메마른 가슴 이슬로 적시고 허기진 마음 안개 붙잡아 달래 가며 성장한 효심의 소나무 산새들의 축가 속에 절묘한 생에서 협동 정신 일깨우고 암반 몸 쪼개 사랑 주고 척박 속에 헌신으로 금 간 암반 포옹하며 살다가 천년 되어 동시에 죽음으로 마감하는 암송 사랑. ---------------------------------------------------------------- 세종 수목원 습지와 호수 들녘 아우르고 수목 품어 아늑한 곳 도심 속의 숲속 산새들 조잘거리고 열대우림 붓꽃을 주역으로 향기 발산한다 왕의 흔적 민가 정원 고풍 자랑 장독대 구수한 내음 오가는 길손 원초적 쉼터 주고 광활한 잔디 구장 연인들 속삭임 옛 추억 떠올린다 실개천 물레방아 흰 거품 토하며 춤을 추고 억새 속의 철새들 깃털 털며 모이 쫀다 운치 있는 벤치 지친 마음 달콤한 행복 준다. ---------------------------------------------------------------- 애기동백 염기 서린 해풍 견뎌내고 진분홍 미소 짓는 상록 활엽수 험한 한겨울 이겨내려고 녹색 이파리에 톱니로 무장하고 폭포수 건너 송공산 자락 잎 사이 사이로 정겨움 내민다 살포시 핀 꽃 그 노란 속살 산새 불러 입맞춤하며 사랑 속삭이다 열정으로 활활 타더니 꽃송이 하나둘 바람에 날린다 개울가 물 위에 청춘 잃은 흔적 모아 꿈 간직한 채 뿌리 덮어 주고는 붉은 꽃잎 안방에 참새잠 재워놓고 향긋한 미소로 진한 사랑 나눈다. ---------------------------------------------------------------- 새만금 바람길 널따란 김제 평야 가로지르며 흐르는 강 따라 명승명경 잉태하며 군산 열도 휘감아 돈다 산자락 외진 곳 백제인의 숨결 드리운 망해사 그 고요 속에 목탁 소리 애잔하다 천년 고찰 지켜온 팽나무 유수한 세월 속 몸 불리며 자비 가득 품어 안는다 소나무 등에 업고 길게 장식한 담장 저 너머 황금빛 갈대숲에는 갈매기 사랑 너울너울 바다 건너 아스라이 군산항이 아른거리고 희망 실은 고깃배는 평화로움 안겨 준다. ---------------------------------------------------------------- 복수초 한겨울 인적 드문 산자락 매서운 바람의 눈꺼풀 들어 올리고 있다 사랑의 전설 안고 꽃잎마다 노란 입김 불어 넣으며 긴 잠 설친 설련화 열정으로 꽁꽁 언 날들 밀어내고 황금빛 얼굴 내민 너 가난한 계절 내내 숨 막히는 고통 다 견뎌내고 벌나비 보고픈 간절한 사랑 몸도 못 키운 채 촉촉이 눈빛 젖어 깊은 산골에 봄 부르는 사랑의 천사. ---------------------------------------------------------------- 상사화 냉찬 바람 설화 속에 꽃 피고 새 우는 봄 진녹 고운 잎 무더위 비바람에 마음 상할까 봐 천년의 빛 받아 연녹색 깃발 세운다 계절의 틈새 인연 되어 맨땅 나무 그늘 숲속 빈자리 몸 감추고 붉게 단장한 수줍은 얼굴 모진 세월 마다않고 님 찾아왔건만 보고픔 온누리에 님도 속마음 알아 날 찾아 헤매는가 얼굴빛 바래는데 그리움은 아쉬움으로 커져만 간다 님은 멀고 먼 곳 이쁜 모습으로 하늘 아래 나래치고 자리 내어 주면 님이 와서 나를 그리워할까 님이 없는 빈자리 님이 없는 꽃길 서로 사랑하며 함께하지 못한 인연 영원한 사랑 그리움만 더해 준다. ---------------------------------------------------------------- 가을의 문턱 한여름 먹구름 태풍 불러 무겁고 어두운 마음 환하게 꺼지듯 떠나가고 발 빠른 세월은 힘줄 툭툭 불거지도록 곱게 단장한 가을 부르고 산 너머 숨어 버린 태양은 밤새 풀잎 위에 구슬 올린다 오색 단장한 나뭇잎 시샘하는 바람 아침이슬에 여름자리 내어 주고 단풍으로 갈아입은 산봉우리 북녘 기러기 불러모아 춤추고 하얀 뭉게구름 가슴속에 안정 주고 빨간 고추잠자리 추억 속에 맴돈다 높아 가는 가을 하늘에 엄마 생각 아련하고 쌀밥에 무김치 마당에 익어 가는 감 행복 가득 안겨 준다. ---------------------------------------------------------------- 사랑 가슴속 깊은 곳에 낯빛 불그레하게 꽃피는 시절 심어 으스러지게 껴안고 속삭이는 당신 파고드는 정 메아리 되어 잠 못 이루고 그 환한 미소 미로 속에 심신불안 차곡히 쌓아 모은 사랑탑 뒤적이면 꽃 든 향기 눈앞에 어른거린다 이런 마음 알아줄까 몸속의 그리움 죄다 쏟아붓는 나만의 공염불 끌어안고 고백하지 못한 공허감 허공에 부서진다 다시 나에게 다가오면 따스한 입맞춤으로 고백하고 싶다. ---------------------------------------------------------------- 그리움 노을빛이 내릴 즈음 하얗고 캄캄한 외로움을 달래는 그 이름 환한 미소로 다가선다 발걸음 흔적마다 쿵쿵 북소리 울리고 두 팔에 힘주고 더 덩구덩 덩덩 한쪽으로 쏠리는 마음 사로잡은 그녀에게 장밋빛 사랑을 준다 보고파 조석으로 거니는 산책길 인연 되어 밝은 얼굴로 다가오면 그리움을 낳는 산그림자 푸르러져 두 눈은 커지고 가슴은 터질 듯하다 한적한 벤치에 앉아 마음 담아 건네주는 커피 한 잔 기다렸던 조급함에 덥썩 받아들고 무언의 윙크로 답한다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는 그녀 저 멀리 깊은 숲속으로 사라져도 발길 돌리지 못한 채 멍한 가슴으로 긴 한숨만 내쉰다 하루 수백 번 보고픔에 지친 가슴 뱅뱅 허공을 맴돌지만 내일이란 희망으로 나비 되어 날아간다. ---------------------------------------------------------------- 붕어빵 도심의 외딴 공원 쓸쓸한 모퉁이가 모퉁이를 만나는 주차장 한켠 두 발 리어카 허수룩한 치마 두른 백발 할매 부지런한 손놀림에 쟁반 가득 쌓이는 추억 노오란 연민 비늘마다 살아나고 시간을 달구느라 붉어진 앙꼬 팥알마다 배고픈 애환 생각난다 찾는 이 없어 한적한 수심 오가며 건네는 밝은 미소 꿀맛 같던 옛적 그 시절 앙꼬빵 지금은 영화 속 한 장면 뉘엿뉘엿 어슴푸레 땅거미 내려오면 허리춤에 구겨진 그리움 떠오른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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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어느 날 39년의 긴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퇴직을 하고 보니 너른 들녘 한가운데에 서 있는 허수아비처럼 외로움에 시달렸다. 퇴직 후의 여생을 허수아비처럼 쓸쓸히 지내고 싶지는 않았다. ‘황소처럼 느리더라도 확실한 흔적 하나 만들자’라는 욕망이 나를 산으로 불렀다. 새 희망이 솟구쳤다. 처음에는 외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산행을 시작했다. 100대 명산을 정복하자는 목표로 나아갔다. 산새와 함께 노래하고 산 정상에서 옛 추억을 날려 보내며, 숲을 마음에 담고 계곡의 물소리를 귀에 걸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인생 3장을 산행으로 출발했다. 산에 오르내리면서 순간 순간의 느낌들을 음미하며 산 추억 한 장 한 장의 기록이 쌓여 갔다. 추억과 함께 산행 기록이 더해지면서 100대 명산 정복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자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월간지 [산]을 구독해 틈틈히 들여다봤다. 감동 산행기를 나의 참고서로 하자는 작은 야심을 키워 갔다. 글쓰기에 대한 무지함을 극복하며 ‘나도 감동 산행기의 주인공이 되어야지’라며 마음먹었다. 월간지 [산]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 몇 번 응모하여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연스럽게 내 생활이 노출되었다. 문장을 다듬어 가는 차에 지인의 소개로 향그런 문학반 수업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지도 교수 박덕은 문학 박사님을 만났다. 공부하면서 시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시작은 많이 낯설었다. 시를 이해하지 못해 문우들의 틈에 끼지 못했다. 창피해서 중간에 좌절도 했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최선을 다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명작은 아니지만 졸작이라도 만들어 보자 하고 다시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다. 2020년 10월 월간지 〈문학공간〉 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이 되어 정식으로 등단을 했다. 문우님들과 지도 교수님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축하를 받고 보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1년 안에 내 시집을 발간하고 싶었다. 졸작이라도 좋으니 내 이름으로 시집을 내고 싶었다. 1년여 동안 목표를 향하여 창작에 집중했다. 문우님들의 시집 발간을 나의 미래 영광으로 다듬어 가며 열심히 글을 썼다. ‘다음 차례는 나다.’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이럴 때마다 나의 각오가 한몫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나만의 흔적을 시집으로 남기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드디어 시집이 발간된다. 이 모든 영광은 박덕은 지도 교수님과 문우님들의 절대적 지지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없이 부족한 시집이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문우님들과 한실문예창작 지도 교수 박덕은 박사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제2, 제3 시집을 발간하고 싶다. 내 생명이 다할 때까지 발간할 것을 약속 드린다. 내 삶의 모든 발자취가 시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다시 한 번 지도 교수님과 문우님들께 감사드린다. 곁에서 한결같이 믿어주고 지지해 준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 올린다. 많이 많이 행복하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9월에 서재에서 시인 조규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