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김환식
황금알 2022.04.05.
가격
10,000
10,000
YES포인트?
0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황금알 시인선

책소개

목차

1부 생각의 집

생각의 집 Ⅰ·10
걸핏하면·12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14
저녁 무렵이면·16
말의 집·18
추상화·20
안부·22
분실신고·23
수몰, 이후·24
세월, 참·26
낙동별곡洛東別曲·28
그리움 Ⅱ·30
착한 일·31
캄캄한 언덕길·32
참, 얄궂다·34
때가 되면·35
안개꽃·36
사치·38
배웅·40
초승달·42
귀향·44
쑥부쟁이·45
추억·46
목련 혹은 그리움·47

2부 비밀번호

비밀번호·50
시월의 담론·53
머나먼 외출·56
그때가 문득·58
하느님의 심술·60
나무·62
풍선껌이 눈에 밟혔다·63
쓸쓸한 송가頌歌·66
허수아비·68
그리운 밤·70
얼떨결에·72
절벽·73
행여, 불현듯·74
낙화·76
돌팔매질·77
외로운 사람·78

3부 멀리 나는 새

허송세월·82
화석·84
돌탑·85
천성암·86
동물원 풍경·87
볼록거울·88
불참 선언·90
귀태鬼胎·92
가면·93
그래, 어쩌면 분꽃도·94
타협·95
청춘·96
성찬·97
멀리 나는 새·98
맨주먹·100
모순 혹은 그림자·101
천수관음·102
안거·104
착각·106

저자 소개 1

김환식 시인은 시인이란 말이 사치스럽다고 했다. 자신은 땀 냄새 배인 작업복이나 어울리는 사람인데, 은연중 시인으로 호명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95년. 『시와반시』로 등단했다. 그런 그가 9번째 시집 원고를 보내왔다. 시편들 속엔, 지난해 [문학청춘]에서 작품상을 받은 「비밀번호」도 숨어 있었다. 이미 우리 시단에서는 중견 시인이지만, 그의 활동은 그리 분답스럽지 않다. 시 또한 구김살 없이 담백하고 소박할 뿐이다. 더러는 시와 떨어져 사는 듯도 하지만, 일개미처럼 늘 풀잎과 나뭇가지들로 시의 집을 짓는 걸 보면, 기실은 남몰래 시를 품고 살았음을 알
김환식 시인은 시인이란 말이 사치스럽다고 했다. 자신은 땀 냄새 배인 작업복이나 어울리는 사람인데, 은연중 시인으로 호명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95년. 『시와반시』로 등단했다. 그런 그가 9번째 시집 원고를 보내왔다. 시편들 속엔, 지난해 [문학청춘]에서 작품상을 받은 「비밀번호」도 숨어 있었다. 이미 우리 시단에서는 중견 시인이지만, 그의 활동은 그리 분답스럽지 않다. 시 또한 구김살 없이 담백하고 소박할 뿐이다. 더러는 시와 떨어져 사는 듯도 하지만, 일개미처럼 늘 풀잎과 나뭇가지들로 시의 집을 짓는 걸 보면, 기실은 남몰래 시를 품고 살았음을 알 수가 있다. 자신의 시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심금을 다독일 수 있다면, 지구의 한쪽 그늘 밑을 지나가는 바람으로 살다 가도 자신의 생은 축복받은 삶이라며 말갛게 웃었다. 현재, ㈜한중엔시에스의 경영자로, (사)코넥스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 와중에도 『시인시대』와 『시인부락』의 가족으로서, 『낙인』 『버팀목』 등 8권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김환식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8*210*20mm
ISBN13
9791168150157

책 속으로

강둑에서 내려다보면
더벅머리의 허상들
물에 빠진 미루나무처럼
거꾸로 서 있다
소나기가 오려나 보다
생각의 행로가 끄무레하다
공연히 보채기만 하던
천둥 번개도 귀가를 서둘렀다
이젠, 허공도 공허할 뿐이다
생각도 종종 트집을 부리면,
생의 씨름판도 난장이 되고 말 것이다
영역싸움을 하든
사랑싸움을 하든
가시를 품은 생각들은
숨바꼭질하기 마련이다
가시를 밟지 않고
가시밭길을 온전히 지나갈 수 있을까
눈꺼풀에 매달린 허상들이, 연신
생각의 문지방을 들락거렸다
퀭하게 비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말들을 구기고 찢어
휴지통에 던지고 나면

생각보다 깊게
첫닭이 울었다
--- 「생각의 집 Ⅰ」 중에서

일몰의 풍경 속에
자주 등장하던
낡고 바랜 나무 벤치가
그 호수의 길섶에
터를 잡은 지 오래다

걸핏하면
궁상맞은 그림자들이
잠깐씩 고단함을 풀고 가는
그 벤치는, 호수 건너
외딴 양철집
해묵은 풍경보다
더 붉고 고즈넉하다

가끔은
달그림자가 달포씩 월세를 살다 가고
또, 가끔은
주인 허락도 없이
쓸쓸함이 한나절씩 낮잠을 자고 가고
또, 어떨 때는
주체 못 할 그리움이 눈물을 쏟고 간다
하지만, 또 가끔은
첫사랑마저 경매에 넘긴 그가
해 저물도록 한숨을 훔치다 간다
--- 「걸핏하면」 중에서

윤오월
초순인데
모내기 끝난 들판이
야단법석입니다
다잡을 사연들도 없이
윗마을
아랫마을
청개구리들 다 모여 앉아
갑론을박 의견만 분분합니다
더러는
못난 내 흉도 보고
더러는 지들 잘난 체도 하고
또 더러는
가당찮은 입씨름으로
밤 깊은 줄도 잊고 소란을 피웁니다

그런 풍광을 추억하며
나는
좁은 논둑길에 넋 놓고 앉아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아득히
캄캄한 무논만 바라봅니다
---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중에서

그 호수의 둘레길
비스듬히 기울어진 나무 벤치에
수척한 떡갈나무잎 홀로 앉아
수심에 잠겨 있다
물빛은 온전히 하늘빛인데
물결들만 잘난 체 경계를 다툰다
저녁 무렵이면
행로를 분실한 그림자들
서둘러 주인을 찾아 떠나고
저무는 햇살은
마디 굵은 손가락을 비비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먼 타처로 철새가 떠나던
떠났던 텃새가 울먹이며 돌아오던
그런 기막힌 사연들조차 외면한 채
호수는 그냥 방관만 하고 있을 뿐,
이미 저녁 해는
먼 산의 이마 위를 외봉낙타처럼 지나가고
귀가할 생각마저 잊은 떡갈나무잎은
땅거미가 허공에 거미줄을 칠 때까지
호수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 「저녁 무렵이면」 중에서

가출한 말들이
허공을 떠돌고 있다
오갈 데 없는 표정이
한없이 석연찮다
무작정, 가출한 후
앞뒤를 가름한다는 건
그래, 분명 무모한 짓이다
그냥 서둘러 가출한다고, 오래
나를 가두었던 생각들을
쉽게 버릴 순 없는 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사연들이
부르튼 내 입술을 맴돌고 있다
주인을 잃은 풍문도
고아가 된 애틋함도 마찬가지다
만나기만 하면 티적거리던 허상들이
오늘은 의좋은 척 눈빛을 반짝인다
어설프게 귀가를 서두르면
선한 사람도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업어치기를 하든 되치기를 당하던
그 말이 몸을 푼 그 집 문간방에는
허기진 풍문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그래, 그 말들을 해코지하지 않고
한 생의 행로를 톺아볼 수 있을까
구겨진 입들을 봉인한 후에
그 집의 사랑채에 가둬두고 싶지만
흠모하는 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 「말의 집」 중에서

출판사 리뷰

김환식의 시편들을 독서하다 보면 많은 작품들이 서로 연계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인용 시의 시적 배경도 ‘강’이다. 시는 화자가 “낙동강” 가의 “바위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며 느끼는 여러 소회를 피력하기 시작하며 문을 열고 있다. 바위는 “첫사랑의 명암들이 뛰어내린 바위”다. 함께 울고 웃었던 추억들이 서려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낙동강은 이제 그 첫사랑의 “그리움을 다비”하며 흐르고 있다. ‘다비茶毘’는 태운다는 뜻으로 불가에서 육신을 본디 이루어진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이제 첫사랑도 다 지워버리려니 강물은 “다시는 못 펴볼 사연들”을 풀어놓고 “물새들은 우짖고”있는 것이 아닌가. 가슴 아픈 정경이다. 이들 장소는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로도 작용하고 있고 이런 현상은 많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사랑의 명암들이 뛰어내린 바위에 앉아
그리움을 다비하는 낙동강을 봅니다
다시는 못 펴볼 사연들을 잔잔하게 풀어놓고
꺼이꺼이, 물새들은 우짖고 있습니다
해는 중천에 돋았지만
그 어둑어둑한 강심의 수초 밑에는
지난 홍수에 생이별한 어족들이 모여앉아
기막힌 서러움을 산란하는 것입니다
초승달도 슬픔에 겨우면 허리가 휩니까
단아하던 그 몸매도 활처럼 휘었네요
수신할 주소도 분실한 손편지를 움켜쥐고
기막힌 사연들을 강물에 띄웁니다
올해도 그 강둑길엔
패랭이꽃과 민들레가 활짝 필 것입니다
눈물겨운 기억들이 아슴아슴합니다
이 꽃 아니면 저 꽃의 향기로 남아있을
그 명찰의 이름과 단발머리 하나가
낮달처럼 그 바위에 앉아 풍경화를 그립니다
어적어적 소주 한 잔을 마시고
그 강에서 잡은 피라미를 씹어봅니다
비린내의 뒤꿈치에 꽃향기가 밟힙니다

-「낙동별곡洛東別曲」 전문


어떤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를 인용하거나 변형시켜 서로 관련을 맺는 ‘상호텍스트성’은 현대시의 핵심적인 지배소의 하나로 흔히 ‘모자이크’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시인의 많은 작품에서 서로 연계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강둑’과 ‘호숫가’를 보았고 위의 시에서는 ‘낙동강’을 보게 된다. 모두가 ‘시적 배경’으로 작품의 도입부 역할을 하는 공통점이 있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해 질 무렵이면/ 그 애와 자주 걷던/ 방천길을 또 걸어봅니다”(「얼떨결에」), 방천길이/ 온통/ 하얗다(「안개꽃」), “단산지/ 그 외진 둘레길/ 나무 벤치”(「안부」), “단산지, 오솔길을 혼자 걸었다”(「때가 되면」), “그 강을 지켜보던 날들”(「허수아비」), “그 호수의 둘레길/ 비스듬히 기울어진 나무 벤치”(「저녁 무렵이면」)와 같은 문장들이 눈에 잡힌다. ‘방천防川길’은 물이 넘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강둑길이다. ‘단산지’는 대구에 소재한 저수지 이름이다. 그렇다면 위에 열거된 모든 문장은 결국은 강이나 호수에 대한 묘사임에 다름 아니고 이들은 상호텍스트성으로 강하게 연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들 시적 배경에 담긴 시인의 특별한 ‘심리적 정서다. 앞의 작품으로 돌아가 논의를 계속하기로 하자.
화자는 강을 바라보며 “강심의 수초 밑에는/ 지난 홍수에 생이별한 어족들이 모여앉아/ 기막힌 서러움을” 산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이별”과 “기막힌 서러움”이란 말이 가슴에 다가온다. 시인은 “초승달도 슬픔에 겨우면” “단아하던 그 몸매도 활처럼” 휜다고 이 ‘비애의 정서’를 정말 기막힌 비유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수신할 주소도 분실한 손편지를 움켜쥐고” 그 사연들을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강물에” 띄운다고 결정적인 발화를 터뜨린다. 주소 없는 편지는 받을 수가 없고 “못 펴볼 사연들”은 흐르는 강물에 사라지고 만다. 화자는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과 “생이별”을 경험했고, 그 진한 슬픔을 강물에 담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말

무서운 것이 버릇이다.
소소한 짓도 자주 하다 보면
한 생이 버겁다.
버릇을 고친다는 것
말처럼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수시로 꼼지락거리는 수족도 마찬가지다.
고치지도 못할 버릇을 고치겠다고
생각만 앞세운 채 부산을 떨며 산다.
헛말만 부지런히 색인한 오지랖이 부끄럽다.
입만 벌리면 튀밥처럼 튀겨진 말들이
먼 산 능선 위에서 물구나무를 선다.
후회할 일이란 걸 알면서도
아홉 번째 시집을 버릇처럼 묶는다.
그래, 버릇도 운명이 되는 걸 보면
참, 기막힌 일이다.
하얀 구름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보란 듯 실개천을 건너가고 있다.

2022년, 봄볕 돋아나는 공산 자락에서
김환식

추천평

김환식의 시집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의 첫 번째 작품 「생각의 집.Ⅰ」을 읽으며 대하게 되는 ‘생각’에 관한 문장들, 즉 “생각의 행로” “생각도 종종 트집을 부리면” “가시를 품은 생각들” “생각의 문지방” “생각보다 깊게” 등의 문장들을 보며 나는 ‘생각’이란 말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얼마나 많은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우리가 이 말을 별생각도 없이 얼마나 자주, 흔히, 마구 쓰고 있는지 깜짝 놀라며 ‘생각’이란 어휘에 대해 재삼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 언어는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 치중하지만 문학 언어, 특히 시어는 이해뿐 아니라 감각, 정서, 상상력을 창출하고자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시인은 일상 언어보다 훨씬 전압이 높은 언어를 구사하고 또한 여러 문학적 장치를 견인한다. 앞에서 우리는 ‘귀로’ 듣는 것 같고,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문장을 보았다. 즉 시인은 우리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강한 ‘심상’과 이를 더욱 시적으로 전개한 ‘비유’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 호병탁 (시인·문학평론가)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