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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극지 行 _ 19 공검空劍 _ 20 진무한 _ 22 굴원 _ 24 얼음은 직선으로 부서진다 _ 26 얼음 π_ 28 녹청 _ 30 크로노스 _ 32 야학野鶴 _ 34 날 선 날 _ 36 급류 _ 38 사라진 말들의 유해 _ 40 측면의 빛 _ 42 북극형 인간 _ 44 죽은 생선의 눈 _ 46 범선 _ 48 2부 푸름 곁 _ 53 거기 (정면으로) 서 있는 자 _ 54 폐곡선 _ 56 데카르트의 남겨둔 생각 _ 58 사유-재산 _ 60 저울추 저울눈 _ 62 즐겨참기 _ 64 허무를 보았으므로 _ 66 악무한 _ 68 1인의 눈물 _ 70 엔틱 파일 _ 71 공검은 끊임없이 _ 72 정오의 눈 _ 74 3부 퀴리온도 _ 79 휨 현상 _ 80 폐허 플레이 _ 82 공무도주가公無渡酒歌 _ 83 삶과 4 _ 84 랑그의 강 _ 86 죽음의 확장 _ 88 풍화비風化碑 _ 90 봄은 끈이로되 _ 92 차원 이동 _ 94 자력선 _ 96 싱글턴 가족 _ 97 4부 피어, 書 _ 101 먼 곳에서 도는 새벽 _ 102 화살과 북 _ 104 book-풍 _ 106 책-窓 _ 108 묵학 _ 110 틀 효과(framing effect) _ 112 잎들의 수화 _ 114 측면의 정면 _ 116 일차 초상화 _ 118 액땜 _ 120 水-밀도 _ 122 캐릭터 대 캐릭터 _ 124 완전명사 _ 126 결국, 나도 나무가 되었다 _ 128 멜랑꼴릭 메두사 _ 130 ■ 해설 |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_ 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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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자 시인은 끊임없이 허무와 싸우고 화해하면서 능선 너머로 넘어간다. 거기에서는 “자갈이 움트기 시작”하고 “숨소리가 물결을 일으킨다”(「진무한」) 그의 눈물은 “깨끗하고 조용한 먼 곳의 눈물”(「굴원」)인데 그 먼 곳에서는 “침묵을 건넌 말들이 거기 머물러 씨앗이”(「사라진 말들의 유해」) 되어 꽃과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정숙자 시의 언어들은 이렇듯 허무에서 출발하여 무한을 향해 움직여 나간다. 그의 아픔은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데 그러나 그 무엇은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움직거리고 뿌적뿌적 움트는 에너지에서 찾음이다. 따라서 정숙자의 공허는 생명력의 발동이라 할 만하며 이것은 강인한 정신력의 빛나는 정화精華라 할 것이다. 그의 시를 대하면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고 있는 연치임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간직한 자의 새벽”(「공검空劍」)을 보는 듯하다. 여기서 ‘내일’이란 별빛에서 피가 흐르는 고독과 아픔을 지나온 무한의 시공임을 의미한다. - 문효치 (시인·미네르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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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편 「공검」과 「굴원」은 이번 시집의 표제작으로서 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공검空劍은 정숙자 시인이 언어로 출산한 “허虛를 찌르는 칼”이다. 언어로 기름 부은 공검은 명검으로서 싸우지 않고도 승리하는 데 있다. 이처럼 “공검은 피를 묻히지 않”고도 “알 수 없는 무엇”이면서 “지운 것을 듣고, 느낌도 없는 것을 볼뿐더러/능선과 능선 그 너머의 너머로까지 넘어”가는 초월적인 사유로서 성스러움을 간직한다. 이와 같은 언어는 존재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도 파고드는 “칼이며 칼집이며 내일을 간직한 자의 새벽이다” 그녀는 이 새벽을 건너는 자 “그를 일러 오늘 바람은 시인이라 한다”라고 명명한다. 그럼으로써 “양날이지만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수천수만, 아니 그 이상의 팔이라”는 신성함을 드러낸다. 마치 수천 개의 손과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같이. 관세음보살이 팔과 눈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구제할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며 광대무변함을 나타내는 신성성이다. -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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