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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소진의 시간
모든 감정의 이름 21 포개진 날들 22 침묵의 구조 23 오래된 매실청 24 빈집 25 증기기관차 26 뱀 27 혼란 28 고성 29 저울 30 눈금 없는 자 31 일기장 32 2부 화해의 시간 노루발 35 버퍼링 36 두 발 37 문갑의 시간 38 찬밥 39 연약한 식탁 40 손안의 스위치 41 소주 42 어제가 지나간다 43 고장 난 스크린 44 금 간 거울 45 화장터 46 3부 견딤의 시간 눕는 방식 49 작별 50 남은 시선 51 물에 번진 잉크처럼 52 동거인 53 텅 빈 주방 54 몽타주 55 악성 파일 56 블랭크 57 기억은 먼지처럼 58 닫힌 문, 열린 창 59 메아리 60 4부 나의 시간 갱년기 63 사이비 64 레테 65 비가역 반응 66 기억의 속도 67 수신 거부 68 고장 난 벽시계 69 기억 수집가 70 그림자 71 거울의 목소리 72 메멘토 모리 73 5부 소멸의 시간 부고 77 회전문 78 오래된 사진 한 장 79 무인도 1 80 백자 81 휴면 계정 82 수련 83 구겨진 종이 84 무인도 2 85 6부 귀결의 시간 그림자가 먼저 도착했다 89 변곡점 90 숨은 새 91 어둠 속의 독서 92 메아리 93 거미줄 94 조우 95 매일 땅을 딛는 동안 96 토르소 97 은어 98 원점 99 초심 100 7부 너머의 시간 새벽, 수평선 103 알바트로스 104 자유드롭 105 무등계절대적 無 107 영정 사진 108 재 109 새벽종 110 수의 111 또 하나의 문 112 해설 | 은폐와 발견, 혹은 환유적 아이러니 113 -박남희(시인·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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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시인의 시는 감성과 지성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에서, 상처와 회복의 서사를 섬세하게 구축한다. 이번 시집 『너머의 시간』은 소진·화해·견딤·나의 시간·소멸·귀결·너머로 이어지는 일곱 개의 장을 따라, 한 개인의 체험을 생과 죽음, 그리고 그 너머까지 확장해 보여준다. 일상의 사물과 장면들이 그의 손에 이르면 응어리진 정서의 촘촘한 증거가 되고, 절제된 시어는 과장 대신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그의 시는 침묵과 공허, 분노와 애도의 순간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미약한 빛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감정의 극단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듯 또렷이 응시하면서도, 누구에게나 닥쳐올 통과의례로 끌어올리는 힘이 이 시집의 미덕이다. 『너머의 시간』은 소진과 소멸의 언저리에서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얼굴을 비추어 주며,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너머의 시간”을 마주하게 한다. - 문효치 (시인, 미네르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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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시인의 시는 어긋난 삶의 파장 안에 존재한다. 그의 시가 은유 대신 서사적 인접성으로 구조화된 환유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집의 제목과 각 부의 소제목에 ‘시간’이 반복되는 것은 시인의 환유적 시간의식 때문이다.
그에게서 “침묵은 공허가 아니라/ 겹겹이 쌓인 시간”이며, 말하지 않음이 아닌 또 다른 언어로 말하는 방식이다. 존재의 은폐와 드러남이 교차하며 시인은 그 틈에서 새로운 발견의 아이러니를 이끌어낸다. 또한 그의 시에는 “부재로 더욱 선명히 존재하는 그”, “커다란 여백” 같은 부재와 비움의 역설적 존재론이 짙게 배어 있다. 빈자리는 오히려 존재의 깊이를 드러내며, 남겨진 풍경은 한층 더 기울어진다. 이유정의 시는 환유적 화법을 선호하고, 어긋난 삶의 아이러니와 파토스적 성향이 맞물려 있다. 침묵·서랍·벽·몽타주 같은 은폐 이미지와 역설적 소통방식이 시 전편에 흐른다. 파토스적이면서 환유적인 이 유니크한 특성은 그의 시가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박남희 (시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