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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시(1859~1864년)
청년기의 시(1869~1877년)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에 바치는 시(1878년 초부터 1884년 가을까지) ‘즐거운 학문’을 위하여 포겔프라이 왕자의 노래(1882~1884년) 잠언시(1882년부터 1886년까지의 저술들과 원고들로부터) 시들(1882년부터 1888년까지의 저술들과 원고에서) 차라투스트라의 노래(1883~1885년) 디오니소스 찬가(1884~1888년) 부록-디오니소스 찬가의 단편(1882~1888년) 후기 해설 감수자의 글 |
Friedrich Nietzsche, Friedrich Wilhelm Nietzsche,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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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으로 가라, 골짜기로 가라!’
한밤중 깊은 전나무 숲 속에 퇴색한 달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두려움에 떨며 미소 지을 때 나는 홀로 쓸쓸히 서 있는 너를 보았네. 아무 소리도 없다. 가벼운 바람이 골짜기에서 살금살금 불어와 머무네. 맑게 부딪히는 갈대 소리는 오싹할 정도로 부드러워 마치 늪지에서 솟아난 망령의 속삭임처럼 울린다. 굳게 쥔 두 주먹과 타오르는 눈동자 거친 바위벽에 속박당한 채 네 마음은 거센 파도처럼 고동치며 해변을 향해 끊임없이 물결을 토해낸다. 부서진 성벽의 흔적, 돌기둥의 화려함 환한 달빛 아래 성벽은 움푹 팬 눈동자로 그를 경멸하며 일그러진 입술로 고개 숙여 절하며 말한다. ‘높은 곳으로 가라, 골짜기로 가라! 태양은 살육 당하고 달은 생명을 얻었다. 너는 빛바랜 창백한 얼굴로 왜 위를 보는가? 위를 향해 가라, 만물이 빛을 향해 가려고 하는 것처럼’! 그는 기어 올라갔네. 그는 올라가 귀를 기울이네. 갈대를 현혹하는 속삭임에 바위벽을 둘러싼 바람의 웅성거림에 고지를 날아오르는 올빼미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그것은 더욱 가까이 다가오네, 마법의 소리. 마치 하프 소리처럼 바람에 실려 와 살랑거리네. 지금은 나즈막히 탄식하며 고통스러운 불안에 ― 조용히 잦아들다가 ― 사라져 ― 세상 속으로 가라앉네. 그것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네, 그는 높이 올라 두 팔을 벌리고 세상을 껴안네. 가라앉고 ― 물에 빠지고 ― 기둥은 무너지고 ―울림은 사라지고 ― 소리는 멎고 대지를 향해 산산조각으 로 흩어지네. 포르타 1862년 1월 30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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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의 니체의 모든 시들!
니체의 핵심ㆍ실체를 정확히 알려면 그의 시를 읽어야 한다! 최근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니체 전집에서 니체의 시들을 모두 특정한 한 권에 모아서 수록한 것을 찾을 수 없다. 니체는 그의 작시를 이른바『시집』이라는 형태로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본은 없다. 우리가 원본으로 선택한 무자리온 판 니체 전집 제20권에는 소년 시절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니체의 시들이 모두 들어 있다. 이 무자리온판 니체 전집은 뷔르츠바하 박사(Dr. Friedrich Wurbach)가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벳 푀르스터 니체의 허락을 받아서 편집한 것이다. 사상사에 있어서 니체와 같은 인물은 매우 특이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그에게 시인이냐, 철학자냐, 문학자냐 등의 물음을 던지고 어떤 특정한 답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니체는 시인이지만 철학자-시인이다. 넓게 말하자면 니체는 그 자신이 여러 차례 자신의 유고작『힘에의 의지』에서 기술한 예술가-철학자이다. 니체 시의 전개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초기의 시들(1859~1864년), 청년기의 시들(1869~1877년), ‘인간적인 것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에 바치는 시(1878~1884년), ‘즐거운 학문’을 위하여(1881~1882년), 포겔프라이 왕자의 노래(1882~1884년), 잠언시(1882년부터 1886년까지의 저술들과 원고들로부터), 시들(1882~1888년의 저술들과 원고들에서), 차라투스트라의 노래(1883~1885년), 디오니소스의 찬가(1884~1888년), 디오니소스 찬가의 단편들(1882~1888년). 이상과 같이 니체의 시들이 전개되는데 니체 시의 전개 과정은 바로 니체 철학의 전개 과정과 맥을 같이 하면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니체의 예술-철학은 열린 예술과 열린 철학을 암시한다. 니체가 자신의 시-음악-철학을 전개하면서 모든 전통적인 합리주의적 문명을 깡그리 붕괴하고 해체하여야만 긍정적, 창조적인 인간의 전형, 곧 초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그가 허무주의자로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니체는 고대 그리스 비극을 생동하는 시와 음악의 전형으로 삼고 그것들을 근거와 참고로 이용해서 ‘힘에의 의지’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니체는 단순한 기계부속으로 타락해버린 인간과 사회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힘에의 의지로 충만한 인간상을 창출하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합리주의적 이성이 필요 없게 되었고 오직 꿈틀거리는 힘을 소유한 대지와 아이와 차라투스트라가 이글거리는 태양을 노래하면서 시-음악-철학으로 삶을 재구성하여야만 한다는 것이 니체의 예술가-철학자의 사명이다. 물론 니체 자신이 예술과 철학에 대한 광범위한 섭렵이 부족했고 45세 나이에 완전히 미쳐버렸기 때문에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심원한 통찰이 결여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다는 것은 예술’이라고 니체는 말한다. 삶이 예술이기 때문에 어떤 식의 삶도 허용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아름다우면서도 강하게 살고 싶다. 그 바람을 니체는 자기의 삶 속에서 관철했고 그 삶의 불꽃이 이 시집 안에서 사방을 향해 번져나고 있는 것이다. 니체를 단순히 ‘사상가’, ‘철학자’로서 보는 것은 그의 ‘최후의 실체’를 지나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설사 그의 사상의 ‘주의’를 알았다고 해도 그의 궁극이었던 노래의 ‘주의’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니체’는 달아나버릴 것이다. 시인 니체를 피부로 느끼는 것이야말로 철학자 니체를 파악하는 전제조건이고 시인 니체를 실감하지 않는 니체론은 싫든 좋든 표면적인, 너무도 표면적인 것으로 끝나버릴 것이다. 따라서 니체의 핵심ㆍ실체에 다가가려면 반드시 그의 시를 읽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