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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할머니 한여름 밤 너 누구야? 갈등 화해 할머니와 엄마 사이 비밀 충돌 속마음 보물찾기 유물이 나왔단 말여? 나의 집은 어디일까 엄마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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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나기 전까지 매일 소리 지르며 구박했다는 할머니.
아빠를 잡아먹었다며 떠나는 날 소금까지 한 바가지 뿌렸다던 할머니. 서현이가 상상했던 할머니는 키도 크고 몸도 크고 목소리까지 컸다. 하지만 지금 서현이의 손을 잡고 있는 할머니는 서현이보다 더 작았고, 부스스한 흰머리를 노란 고무줄로 아무렇게나 묶고 있었다. --- p.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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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사이,
엉킨 감정을 풀어야 할 가족 『짜구 할매 손녀가 왔다』의 서현이는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하루하루 위태로운 삶 속에서 서현이는 엄마와 싸우는 일이 잦아지고, 엄마의 남자친구도 못마땅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시골 할머니 댁으로 가게 된다. 우연히 아빠의 고향이자 할머니가 살고 있는 푸실마을이 개발로 분주하여 땅값이 치솟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 엄마의 특명이었던 것이다. 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 할머니 댁으로 들어가 힘겨운 시집살이를 겪고, 서현이를 낳자마자 쫓기듯 서울로 온 엄마는 서현이에게 살가운 손녀가 되어 할머니가 땅을 팔게 부추기라고 한다. 서현이는 자기 때문에 엄마가 고생하며 산다는 미안함에 복잡한 마음을 안고 할머니 댁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처음 만나는 손녀에 대한 반가움과 애틋함으로 누구보다 다정한 할머니에게 서현이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할머니에 대해 엄마에게 들었던 말들이 거짓이 아닐까 의심까지 하게 되지만, 심술궂은 이웃집 할머니의 방문으로 그 모든 것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배신감과 원망,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과 미안함으로 혼란스러운 서현이에게 할머니는 고해성사를 하듯 과거의 일을 이야기한다. 결혼 반대로 집을 떠난 외아들이 사고로 죽자 견디기 힘든 죄책감을 느꼈음을, 홀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며느리에 대한 안쓰러움마저 모른 척할 만큼 힘겨웠음을 고백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서현이는 엄마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하고, 두 사람이 화해할 수 있는 다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짜구 할매 손녀가 왔다』에는 할머니와 엄마, 딸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부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씩씩하게 선택하고, 오래된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희망적으로 그려진다. 더 넓은 의미의 운명 공동체와 그 속에서 성장하는 어린이 『짜구 할매 손녀가 왔다』의 서현이와 동갑내기인 승태는 마을이장의 아들로, 도시에 살며 가난으로 인한 부모님의 갈등과 따돌림을 경험했다. 그런 승태에게 푸실마을에서의 삶은 상처를 치유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마을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으며 개발에 찬성하는 아빠와 대립하게 된다. 승태에게 푸실마을은 새로운 삶을 찾아 준 터전이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는 또 다른 가족이었음을 서현이는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또한 오래된 집 여기저기에 얽힌 가족의 역사를 되새기고 기억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는 것과 절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된다. 푸실마을에 내려온 원래 목적과 달리 자꾸만 이곳에서의 삶에 마음이 기울면서 서현이는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시작된 계획은 어느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순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서현이는 당장 서울로 올라오라는 엄마의 말을 처음으로 거부한다. 치기어린 반항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체로서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한 서현이는, 할머니와 엄마 사이의 오래된 갈등을 풀게 하는 조력자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 준다. 고민과 갈등을 통해 삶의 주체자로서 성장하는 서현이의 모습과 개발로 인해 갈등하는 오늘날 농촌의 현실을 실감나게 그린『짜구 할매 손녀가 왔다』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용기를 내라는 격려가 되는 한편 물질만능주의의 세태 속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