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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답사회
낡은 두루마리 시 읊는 노인 꼬챙이 그림 소 타는 소년 봉우리마다 서린 기운 물덩어리 용의 부탁 붉은 글자 북두칠성 술잔에 바닷물 술 화룡소의 비구름 옥 같은 용의 꼬리 창이의 풀피리 <관동별곡>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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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의 작가가 쓴 어린이를 위한 ‘관동별곡’ 이야기!
관동별곡 원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원통골 좁은 길로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에 너럭바위 화룡소가 되었구나. 천 년 묵은 늙은 용이 굽이굽이 서려 있어, 밤낮으로 흘러 내려 푸른 바다에 이었으니, 비구름을 언제 얻어 흡족한 비를 내리려나. 응달에 시든 풀을 다 살려 내려무나. 동화『화룡소의 비구름』은 바로 이 부분을 모티브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물덩어리를 용으로 만들 비구름을 몰아와 다오!” 아빠를 따라 유적 답사를 나선 초등학교 6학년 훈이는 우연히 시골 장터에서 두루마리 그림 한 점을 손에 넣는다. 멋진 산수화 속에는 웅장한 폭포도 있고, 소를 타는 아이도 그려져 있다. 훈이는 너무나 사실적인 그림에 눈을 떼지 못하고 들여다보다가 알 수 없는 강한 힘에 이끌려 그림 속의 세계로 빠져 든다. 그림에서 보았던 폭포 앞에 떨어진 훈이는 구경 나온 할아버지 일행을 만나 함께 길을 떠난다. 송강 정철 어른이라는 그 할아버지가 자신을 이 세계로 불러들인 것인지 의문을 품지만 할아버지는 “누군가 너를 꼭 필요로 해서 불렀을 것”이라는 말만 할 뿐이다. 관찰사로 부임하러 가는 송강을 따라 만폭동, 금강대 등을 유람하던 훈이는 며칠 후 ‘용이 되는 연못’이라는 화룡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훈이는 물덩어리 용을 만나고, 비로소 자신이 낯선 세상으로 들어온 까닭을 알게 된다. 연못에서 나타난 물덩어리 용은 훈이를 붙잡고 자기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호소한다. 자신은 연못에 사는 용으로, 천 년을 갈고 닦아 용의 자질을 얻었지만 비구름을 만나지 못해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 비구름이 있어야만 자신이 몸을 얻을 수 있고 그 비구름으로 세상을 살리는 비를 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는 대대손손 이 땅을 촉촉이 적시는 복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비구름은 이 세상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또 다른 세상에서 훈이를 데려왔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훈이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신라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했다는 삼일포에 도착해 천 년 후에도 전해지는 화랑들의 기상을 느끼며 한번 해 보자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이후 훈이는 동해의 달빛에 취해 신선이 된 정철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마침내 물덩어리 용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제 자신을 돌려보내 달라는 훈이에게 용은 또 다른 과제 하나를 던져 주는데……. 조선 최고의 가사 작품 ‘관동별곡’의 매력에 빠지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누구나 관동별곡 원문을 제대로 한 번 읽고 싶다고 말한다. 작품 중간 중간 정철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시구들과 이야기의 여운이 자연스레 그런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저 학이 나를 반겨 하늘을 나는 모습이 마치 제 양아버지를 만난 것 같구나. 작품의 주인공 훈이도 처음에는 할아버지의 이런 시구들을 들으며, ‘자기를 반겨서 난다고? 이 할아버지는 자기도취가 좀 심해’ 하면서 쿡쿡 웃고 만다. 그러나, 하늘에 치밀어 올라 무슨 일을 하소연하려고 천만 년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는고?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고? 이런 시들이 적절한 곳에서 터져 나오자 ‘하여간 시 하나는 멋들어지게 짓는다니까’ 하며 정철 할아버지의 솜씨를 인정하게 된다. 『화룡소의 비구름』은 또한 관동별곡의 배경이 되는 만폭동, 금강대, 삼일포, 의상대 등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을 무대로 하고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기행문으로 읽힐 만하다. 아이들에게 한국적인 산수화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는 화가 김호민 씨의 말도 그 분위기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야기를 읽고 그 여운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관동별곡’ 한글 해설문을 부록으로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