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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Editorial 브누아 브레빌 | 식료품 지원의 양면성 성일권 | 패션의 완성은 ‘영어 원서’? ■ Article de couverture 프레데리크 르메르 | 탄약통에 불붙이는 런던 시티의 금융계 마티아스 들로리 | 푸틴 체포영장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네 가지 시나리오 ■ Mondial 지구촌 올리비에 라자크 | 전자발찌, 모호한 형벌 기욤 볼랑드 | 교통지옥이 된 칠레의 산티아고 미카엘 장 | 프랑코포니는 식민지주의의 아바타? 세드릭 구베르뇌르 | 탄자니아 정부가 마사이족을 추방하는 이유 트리스탕 콜로마 |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의 무법천지, 비아워비에자 숲 카트린 케세지앙 & 안티다 노로돔 | 다국어로 제정해야 하는 국제법 필립 데캉 & 아나 오타세비치 | 코소보의 두 민족, 서로 등을 돌리다 비켄 슈테리앙 | 쿠르드족이 느끼는 쓰디쓴 환멸 ■ Societe 사회 카이사 에키스 에크만 | 선의에서 범죄로, 국제입양의 폐단 소니아 콤브 | 독일에서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가? 로렐린 퐁텐 | 헌법을 오독하는 헌법재판소 피에르 랭베르 | 표현주의 건축가 죄르겔의 지중해 건조계획 ■ Histoire 역사 장뉘마 뒤캉주 | 소비에트식 노동자평의회가 무력해진 이유 알랭 비르 & 야니스 타나세코스 | 계급투쟁과 민족 문제, 무엇이 우선인가? ■ Culture 문화 젠스 말링 | 우라늄 광산에 방치된 독일 예술 자비에 라페루 | 기만하는 종의 종말 필립 파토 셀레리에 | 록펠러, ‘합법’이란 이름으로 ■ Coree 한반도 5월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추천도서 엄윤진 | 정치개혁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정우성 | 스티븐 스필버그의 불온한 꿈에 대하여 ■ 기획연재 [숫자로 읽는 인문학 - 안치용의 Numbers (5)] 안치용 | 이황이 왕십리에 난을 들고 가 통곡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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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쥔 검사 출신의 법무부 장관과, 그 칼을 방어해야 할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이 각각 빨간 표지의 두터운 책을 ‘공항패션’의 액세서리로 들고 치장한 사진을 보니 자꾸 웃음이 나온다. 그 법무부 장관이 그동안 안경과 시계, 구두 등 디테일한 명품 착용으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보여온 터라, 지난 3월 그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옆구리에 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마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출판업자인 필자로서는 책으로 패션의 방점을 찍은 그에게 경탄의 눈길을 보낸다.
- 패션의 완성은 ‘영어 원서’? 中 3월 17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적으로 추방하고, 이주시킨 혐의다. 국제형사재판소가 푸틴을 직접 체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당사자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이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국제형사재판소가 핵무기 보유국의 국가원수를, 게다가 전쟁 중에 기소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 푸틴 체포영장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네 가지 시나리오 中 “영화는 꿈이야.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꿈.” 생애 처음으로 극장에 온 어린 새미(가브리엘 라벨 분)가 영화라는 미지의 대상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자, 그의 엄마인 미치(미셸 윌리엄스 분)는 최면을 걸듯 부드럽게 말한다. 불안에 떠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한 말 치곤 매우 의미심장한 이 대사는 마치 관객들에게 조심히 건네는 밀어 같이 들린다. 앞으로 펼쳐질 [파벨만스](2022)가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한 개인의 내밀한 사적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영화감독으로서 매체에 대해 말하는 자기반영적(self-reflexivity)인 영화가 될 거라는 속삭임 말이다. - 스티븐 스필버그의 불온한 꿈에 대하여 中 ‘5’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왕십리’였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알게 될 무렵 접한 김소월의 시. 꽤 오랫동안 암송했으나 지금은 몇 구절만 입안을 맴돈다.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라떼’의 유행가에 등장하듯 ‘커피’ 맛을 알기 전에 사춘기 소년은 비를 사랑했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커다란 창과 향 좋은 커피가 있는, 그런 아늑한 비가 아니라 퍼붓는 비를 그때는 좋아했다.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몇 시간이고 맹목으로 돌아다닌 그때의 그 비가 그립지 않다. 집 안의 사람에게 창밖에서 내리는 비는 내리지 않는 비다. - 이황이 왕십리에 난을 들고 가 통곡한 이유 中 “저희 얼굴은 찍지 마세요. 정체가 알려질 만한 것은 남기면 안 됩니다.” 아벨이 간청했다. 그가 이처럼 조심하는 것은, 이들에게 맹수보다 훨씬 위험한 존재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탄자니아 정부’다. 얼마 전 아벨은 다른 마사이족 20여 명과 함께 아루샤 감옥에 투옥됐다. “우리는 25명용 감방에 70명이 비좁게 지냈어요. 그들(정부)은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 원주민 수장들, 학자들, 그리고 서구 단체 관련자들을 탄압했어요.” 여기서 서구 단체란 물론 원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영국), 오클랜드 연구소(미국) 등의 단체들이다. - 탄자니아 정부가 마사이족을 추방하는 이유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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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통에 불붙이는 런던 시티의 금융계
경제위기로 위태로운 이때, 세계 금융허브 런던 시티는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도입된 ‘은행의 보너스 상한 규제책’이 철폐된다는 소식에 술렁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과거 사회주의 혁명을 부르짖던 러시아가 자국 인민을 전쟁터로 몰아넣은 현실, 과연 계급투쟁과 민족 문제 중 무엇이 우선일까? 런던에서 산티아고까지, 세상을 보는 밝은 창 탄약통에 불붙이는 런던 시티의 금융계 (프레데리크 르메르) 시티가 선전하는 금융 중심의 성장모델은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이 모델을 통해 유입된 전 세계 자본은 비생산적인 활동에 투자되거나, 사치성 소비, 혹은 할부 소비를 부채질할 뿐이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위기는 영국 금융계의 성공신화를 언제든 무너뜨릴 수 있다. 에너지비용 폭등, 총체적 물가 상승, 각국의 중앙은행이 예고한 금리 인상 조치 등은 결국 자본이 ‘안전자산’ 특히 미국의 주식시장으로 유출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지옥이 된 칠레의 산티아고 (기욤 볼랑드) 2019년 전철요금이 갑자기 인상되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그리고 이 시위는 상상 이상의 정치적 대변혁을 몰고 왔다. 2022년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칠레의 헌법 개정안에는 정부가 “기본적인 서비스, 공공재, 공공 공간에 대한 보호와 평등한 접근,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이동성, 도로의 연결성과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진보적 조항들이 대거 삭제될 것으로 우려되는 차기 헌법 초안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포함될까? 혁명의 나라 러시아에 날아온 ‘체포 영장’ 푸틴 체포영장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네 가지 시나리오 (마티아스 들로리)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적으로 추방하고, 이주시킨 혐의다. 국제형사재판소가 푸틴을 직접 체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당사자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이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국제형사재판소가 핵무기 보유국의 국가원수를, 게다가 전쟁 중에 기소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계급투쟁과 민족 문제, 무엇이 우선인가? (알랭 비르) 치욕의 스탈린 정권에 단호히 맞선 트로츠키는 소비에트 연방에서 추방된 후에도 소비에트 산하 공화국들의 독립에 찬성하고, 이들 국가가 모스크바 중앙으로부터 분리될 권리까지 지지했다. 역사적인 측면에서나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우크라이나가 점하고 있는 결정적 위치를 고려하면서 트로츠키는 “외쳐야 할 구호는 오직 하나, ‘자유로운 통일 독립국가, 노동자와 농민의 나라 소비에트 우크라이나를 위해’ 뿐”이라고 했다. 법을 심판하는 법은? 다국어로 제정해야 하는 국제법 (카트린 케세지앙 외 1인)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국제적인 법과 규범은, 실상 국가들 간 세력관계의 결과물이다. 현실은 항상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강한 국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국제기구들 역시, 결정권을 쥔 불투명한 비공식적 조직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실정이다. “오늘날의 국제금융시스템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부유한 자들에 의해 형성됐다. (...) 그 결과 불평등은 더욱 심화돼 지속되고 있다.” 헌법을 오독하는 헌법재판소 (로렐린 퐁텐) 헌법재판소가 지닌 수많은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공정성이다. 헌법재판소의 모든 구성원은 전 동료들을 끊임없이 심판하고, 그들이 만들고 승인한 법들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즉, 헌법재판소는 심판인 동시에 이해당사자인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는 법과 선 거(총선, 대선)의 합법성에 대해서도 말이다. ... 헌법재판소와 정권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 나타나는 첫 번째 현상은, 개인과 집단의 자유가 쉽게 제한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