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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당신의 이야기는 쓰일 가치가 있다
1부. 왜 쓰는가 흔적 없음의 헛헛함 슬픔은 적금 나를 알아가는 시간 틀린 감정은 없다 분노는 나의 힘 순간을 잡으려고 쓴다 내 글은 연애편지다 서로의 고통에 기대어 2부. 글쓰기의 조력자들 내 안에 비평가 잠재우기 질투가 가리키는 방향 글쓰기에도 근육이 붙는다 변기가 고장나도 마감! 기억력보다 기록을 믿기 가까이, 짜증날 만큼 가까이 좋은 글에는 질문이 있다 싫어하는 것들이 주는 통찰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할 때 편견을 향한 도전 3부. 어떻게 써야 하나 글 하나에 주장 하나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근거 없이는 아무도 설득할 수 없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단문이 정답은 아니지만 조사 ‘의’에 충격받다 번역 투와 인용이라는 가면 추상으로 가득 찬 글이 싫고 게으른 부사도 싫다 또라이들의 선물 퇴고와 배려 에필로그. 내 인생에 대한 긍정 부록. 우리들의 이야기 낭만에 대하여_박상옥 나에게도 신이 머물렀던 순간_성미경 미샤_김민영 커피를 편하게 마실 수 있기까지_신지유 완벽한 오해_김가을 글쓰기 따위의 이유_박정태 구해줘, 홈즈_신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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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격이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글을 처음 쓰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발목이 잡힌다. 내 이야기가 중요할까? 누가 내 이야기에 관심이나 가질까? 중요하다. 당신이 누구건 당신의 이야기는 쓰일 가치가 있다. 사람에게 가격표가 붙는 세상에서 당신의 이야기는 우리가 각자의 세계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증명한다. 당신의 이야기로 내가 몰랐던 세계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내 세계가 넓어졌다.
--- p.6 나는 글쓰기를 영혼의 따귀를 맞아가며 배웠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교육은 대체로 평가질이다.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은 채점할 거리다. 20세기 야만의 시절 학교에 다닌 나는 일기만 쓰려고 해도 압박을 느낀다. ‘국민’학교 때, 일기도 검사받지 않았나. 잘했다는 도장을 받고 싶은 마음을 지금도 버릴 수 없다. 한국에서 교육은 사람을 점수로 만드는 모욕에 가깝지 않은가. 개별성은 위험하다. 누구나 딱 봐도 이 사람의 ‘가격’을 알 수 있도록 보편적 점수를 따는 게 중요하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는 반공 글짓기를 매년 했다.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생생하게 쓸수록 칭찬받았다. 읽고 싶지도 않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다. 글쓰기는 상 받거나 벌 받지 않기 위한 도구였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 노트북만 켜면 긴장하니까. --- pp.63~64 자존감이 통장만큼 빈약한 나는 글을 쓸 때 눈치를 본다. 악플에 상처받는다. 악플을 피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도덕 교과서에 실릴 만한 안전한 이야기를 쓰는 거다. 착하게 살자는데 누가 돌을 던지겠나. 그런데 그런 글이 왜 필요한가? 착하게 살자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몰라서 안 착하게 사나? 통념은 엉덩이 모양으로 꺼진 소파처럼 편안하다. 당연한 얘기보다 나는 차라리 나쁜 생각이 더 좋다. 욕하고 씹는 맛이라도 있지 않나. 그 맛이 일품이다. 거창하지만 당연한 글은 필자가 부풀어 오른 자신의 자아상에 바치는 경배다. 당신은 글자 읽기 좋은가? 나는 싫다. 눈도 피곤하고 글자가 아름답게 생기지도 않았다. 그래도 읽는 까닭은 그 노동으로 얻는 게 있기 때문이다. 안전지대에 안착한 글에서는 읽기 노동의 대가를 얻을 수 없다. --- p.112 문장의 길이는 글의 주제와 톤에 따라 달라지고, 달라져야 한다. 글을 들려주는 목소리를 상상해보라. 발랄한가? 진중한가? 영화가 로맨틱코미디로 시작해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으로 끝나면 황당하지 않은가. 글쓰기 수업을 하다 보면, 문장은 성격을 닮는 게 아닐까 싶다. 작가 황정은의 문장은 황정은의 문장이지 성석제의 문장이 아니고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려고, 그 사람만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글을 읽는다. 당신만의 복문은 아름답다. --- p.158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50대 한종철 씨는 10년 전부터 글쓰기 책을 10여 권 샀다. 글쓰기에 미련이 남아 그랬다. 그는 원래 글을 잘 썼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담임이 특별히 칭찬했고 4학년 때는 전교생 앞에서 상도 받았다. 그러다 글쓰기를 6학년 때 접었다. 한 군부대를 방문한 뒤 쓴 글 때문이었다. 교사는 그에게 “글을 그렇게 쓰면 안 된다”고 했다. “이렇게 쓰면 주최 측에서 좋아하겠니.” 그는 초소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에 대해 썼다.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 썼는데 그러면 안 된단다. 그 이후로 그는 글을 쓸 수 없었다. --- p.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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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는 쓰일 가치가 있다!”
나를 드러내고 돌보는 글쓰기의 힘 한겨레문화센터 인기 강좌 ‘내 이야기 하나쯤’을 책으로 만나다 글쓰기는 어떻게 나를 위로하는가 지나고 보면 시간은 항상 빠르게 흘러 있다. 계속해서 생겨나는 일상의 크고 작은 일과 감정은 기록해놓지 않으면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줄줄 흘러버리기 십상이다. 내 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그때의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그런 순간을 붙잡아주는 훌륭한 도구다. 그때의 나는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느꼈는지 기록해야만 지금의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다. 글쓰기는 적극적인 ‘슬픔 재활용’의 장이 되기도 한다. 『슬픔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의 저자 김소민은 “글로 쓰면 슬픔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다. 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벌어졌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런 슬픔을 어떻게 견디는지 알아가다 보면, 슬프지 않아지는 건 아니지만 압도당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자신의 진실된 감정을 마주하거나,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순간을 담아두거나,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며 연대하는 등 이 책의 1부에는 글쓰기가 주는 다양한 위안이 등장한다. 좋은 글에는 반드시 ‘이것’이 있다 글쓰기의 숱한 장점을 받아들였다면 2부는 글쓰기의 태도를 제안한다. 저자는 우선 내 안의 비평가를 잠재우라고 말한다. “세상에 많고 많은 평가자 중에 제일 독한 놈은 자기 자신일 때가 많다. 남이 나한테 했다면 멱살을 잡으려 달려들 이야기를 자신에게는 수시로 한다. 이런 평가질은 자기 안에 한 톨이라도 남아 있는 창조력을 말려버린다.” 이 외에도 쓰고자 하는 대상에 ‘가까이, 짜증날 만큼 가까이’ 다가갈 것, 좋은 작가는 어떻게 읽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지, 뻔한 이야기보다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 색다른 관점에서 주제를 잡아볼 것 등을 권한다. 탁월한 문장을 향한 기초 수업 3부에서는 오랜 신문사 기자 생활을 해온 저자의 문장 수업이 시작된다. 글 하나에 주장은 하나만 담을 것, 근거를 가지고 설득해야 하는 이유,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의 중요성, 단문 사용 방법, 조사와 부사의 활용, 번역 투와 인용 문제, 추상이 아닌 구체를 기록할 것, 퇴고 등을 다룬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좋은 문장을 짓는 태도와 기술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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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글을 쓰는 건 비교적 쉽지만, 정확하게 솔직한 글을 쓰는 건 어렵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이토록 큰 쾌감을 느낀 건 실로 오랜만이다. “분노는 나의 힘, 결핍은 나의 동력, 슬픔은 나의 글감”이라는 명제 앞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 별로”라는 말은 못 할 거라고 자신한다. 글이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 엄지혜 (『태도의 말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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