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삼각샤프(포함 유아/어린이/청소년 2만↑, 포인트 차감, 한정수량)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내일 편지
권태준 권태기 오후 4시, 달고나 기념일의 무게 그래도 네가 좋아 |
이송현의 다른 상품
“권태기, 내가 네 엄마한테 품고 있는 그 사랑이라는 형태가 바뀌었지 본질은 같아.” 심장이 내려앉았다. “용기 내라. 계속 곁다리로 빙빙 맴돌다가는 후회만 남는다.” 아버지는 역시 아버지였다. 내가 아버지 주위를 맴돌며 본론을 숨기고 빙빙 맴도는 소리만 했는데 내 속을 홀랑 해석해 내고 말았다. “목욕탕 앞에서 만난, 바나나우유…… 그 여자애구나?” 아버지는 귀신이었다.
--- 「권태기 권태준」 중에서 우리는 달고나를 함께 깨물었다. 나는 울었고 할아버지는 웃었다. 기묘한 일이었다. 첫사랑을 잃은 내가 우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더한 것을, 모든 기억을 깡그리 잊어버린 할아버지가 저토록 환하게 웃는 것은 반칙이었다. 크게 잃었다면 더 크게 울어야 맞는 것이 아닐까? “내 이름은 이관웅이에요. 우리 아들은 이태한.” 시계가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음에 달고나를 만들 때면 내가 아는 이관웅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 줘야겠다. 이관웅 할아버지가 다섯 살 때 나를 얼마나 많이 업어 줬는지, 연 날리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 줬는지, 그리고 첫사랑에 실패한 내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 줬는지를 말이다. --- 「오후 4시, 달고나」 중에서 “너, 엄마가 교수님 레슨 잡느라고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레슨비는 어떻고!” 아, 이 냉정한 자본주의 레슨! 엄마의 추궁이 나를 더욱 구석으로 몰고 있다는 생각은 못 하는 건가? 악보를 읽을수록, 성대에서 소리를 뽑아내면 낼수록, 내가 집중하는 것은 음악이 아니라 레슨비를 뽑아낼 만큼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초라해졌다.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내 나라말도 아닌 남의 나라말로 혀를 꼬부라트려 가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까? --- 「그래도 네가 좋아」 중에서 |
『내일 편지』
시간 좀 갖자는 채령의 말에 동우는 당황한다. 서서히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먼저 고백한 채령에게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진심을 전하려고 한다. 악필로는 자신 없어서 캘리그래피를 배우기 시작한 동우. 캘리그래피 강사인 권오이 할머니에게서 손글씨의 진짜 비법을 얻는다. 『권태준 권태기』 가만히 들어주었을 뿐인데 태기는 여자아이들의 연애상담사가 되었다. 정작 이보나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 하고, 부모님은 왜 결혼했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 무관심한데 말이다. 그럼에도 사랑을 하는 것 같은 부모님과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의 응원 덕에 태기는 난생처음 고백을 하려고 한다. 『오후 4시, 달고나』 소율은 승규가 좋아한다는 달고나를 치매인 할아버지와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인 승규와 규리가 사귀고, 서율은 혼자서 달고나를 맛본다. 마지막으로 달고나를 만드는데 기억을 잃은 할아버지가 애정이 가득한 말로 서율을 위로한다. 『기념일의 무게』 천 일이라고 주변에서 난리다. 돈이 없는 태윤은 폐지 줍는 할머니에게 현금을 주는 행인을 보면서 천 일 이벤트의 비용을 마련하려고 한다. 하지만 폐지의 세계도 만만치 않다. 태윤은 무사히 천 일을 기념할 수 있을까? 『그래도 네가 좋아』 할아버지가 재혼 선언을 하고, 여사친에서 점점 여자로 보이는 서율은 속을 태우고, 레슨비를 들먹이는 엄마에 선후의 입시 슬럼프는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또 이들 때문에, 노래 때문에 선후는 슬럼프를 이겨낸다. |
그것도 사랑이에요?
사랑의 문이 닫힌 것 같은 어른들의 복잡한 사랑 모습 이 작품의 미덕은 교차점이 없을 것 같은 십 대와 노인이 만나 함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은근 할아버지의 재력에 의지하는 엄마에게 연애를 선언하고 재혼을 하겠다는 「그래도 네가 좋아」의 선후네 할아버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맞지도 않는데 수십 년 고생한 의리로 졸혼을 했다는 「내일 편지」의 캘리그래피 선생님, 평생 권태기인 것처럼 서로 무신경하고 애정도 없어서 왜 결혼했을까 싶은 「권태기 권태준」에서의 태기네 부모님 등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사랑은 이상하다. 빛바랜 색, 모나고 상처 난 모습, 슬프고 응어리진 소리……. 사랑의 이면을 경험한 어른들의 사랑은 풋풋하고 명랑한 십 대의 사랑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형태가 바뀌었지 본질은 같다’는 태기네 아빠 말처럼 어른들도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청소년이든, 중년이든, 노인이든 개개인의 삶에 상대가 있다. ‘상대를 대하는 마음’이 수많은 사랑의 언어와 마음결을 생산해 여러 형태의 사랑을 만든다. 어떤 형태든 사랑이 사랑으로 맺음되게 하는 것이 사람의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서로 사랑하기에 우리는 살아가지. 사랑의 문을 잘 여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 사람이 살아가는 데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 없이 사람은 살아갈 수 없고, 모든 사람은 사랑을 주고 나눌 수 있다. 기억을 깡그리 잃어버린 할아버지가 이태한이라는 아들 이름만은 끝까지 기억하는 것, 폐지 줍는 할머니가 폐지를 줍는 또 다른 할머니를 챙기는 것, 할아버지가 뜬금없이 다 큰 손주의 손을 잡는 일들은 모두 사랑의 마음에서 발현된 것이다. 사랑은 타인을 향하고 전염성이 강하다. 그래서 서율이가 기억을 잃은 할아버지에게 이서율 손녀와 이관웅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고, 폐지 줍는 할머니의 선행을 본 태윤이 여자 친구와 함께 얼굴도 모르는 이웃 할머니를 챙기려고 하고, 손주의 손을 잡기까지 큰 용기를 냈을 할아버지의 마음을 짐작한 선후가 할아버지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아름다운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전해져 세상의 사랑이 된다. 십 대의 사랑, 어른의 사랑, 친구와 이웃에 대한 사랑까지 사랑의 집합체인 『기념일의 무게』는 세상에 사랑을 퍼뜨리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