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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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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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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변신
미혼모 백설의 기고
산맥공주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

저자 소개 6

기억과 변화, 떠남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2021년 〈SF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제8회 〈한낙원과학소설상〉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리시안셔스』, 단편소설 『2학기 한정 도서부』, 중편소설 『메르헨』, 장편소설 『스피드, 롤, 액션!』 『달빛수사』를 썼고, SF 앤솔러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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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호러에 빠짐. 괴이학회 창립멤버. 매드클럽 멤버. 〈울타리〉로 교보문고 제2회 MT 공포 테마공모전에 당선되었고, 〈폭풍의 집〉으로 제2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수상한 한의원』, 중편소설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을 쓰고 앤솔러지 『단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괴이, 학원』 『귀신이 오는 밤』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앨리스 앤솔로지: 이상한 나라 이야기』 『요괴사설』 등에 참여했다. 2019년 서울시나리오스쿨 수업에서 김지영 감독님이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라며 직업을 물으셨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호러에 빠짐. 괴이학회 창립멤버. 매드클럽 멤버. 〈울타리〉로 교보문고 제2회 MT 공포 테마공모전에 당선되었고, 〈폭풍의 집〉으로 제2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수상한 한의원』, 중편소설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을 쓰고 앤솔러지 『단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괴이, 학원』 『귀신이 오는 밤』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앨리스 앤솔로지: 이상한 나라 이야기』 『요괴사설』 등에 참여했다.

2019년 서울시나리오스쿨 수업에서 김지영 감독님이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라며 직업을 물으셨고, 한의원 간호조무사임을 얼결에 밝혔다. “그러면 한의원을 배경으로 써! 대신 다른 쓰고픈 걸 마음껏 써라!”라는 감독님의 말에 ‘좋아.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잔뜩 쓸 테야!’라고 마음먹고 글을 썼다. 이렇게 『수상한 한의원』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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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부산에서 태어났다. 1990년대 한국 순정만화를 통해 처음 SF를 만났다. 대학에서는 사학을, 대학원에서는 여성학을 공부했다. NGO와 연구소, 전시관 등에서 여성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여성이고 양성애자다.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수상한 사변 소설을 쓰고자 힘낸다. 한자문화권 전반의 역사·문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편이다. 지금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서울에서 산다. 단편선 『책에 갇히다』 『은하환담』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퍼스트 컨택트』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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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익은 양배추, 줄 없는 노트, 짝짝이 양말, 반려 달팽이를 좋아하는 사람. 『글리치 엑스 마키나: 사이버펑크 앤솔로지』에 공저로 참여했다.
책과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이였다가 책과 동물과 한문과 과학을 좋아하는 청소년기를 거쳐 더 더 많은 것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세상에 좋은 것을 한 톨만큼씩 더해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상당 기간 단행본 편집자 및 번역자로 일해 왔으며, 옮긴 책으로 어슐러 K. 르 귄의 「어스시 연대기 6부작」을 비롯하여 『무한의 경계』,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1인분 프렌치 요리』, 『빈티』 외 다수가 있다. 2024년 8월,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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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24g | 130*190*20mm
ISBN13
9791159258251

책 속으로

소행성대에서 제일 평화롭고 안정적이라는 인디콜에도 여러 유형의 범죄가 존재합니다. 특히 납치는 은하 공용어를 모르는 성민, 또는 일상 적응 초기 클론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 당국이 언급한 탈출하는 “클론 부류”는, 일상에 완벽히 적응하다 못해 더 많은 권리를 원하게 된 클론에게 해당하는 경우이니 마야에게 대입하기에 무리가 있는 추측이지요. 냉정히 판단했을 때, 암암리에 끊이지 않는 클론 불법매매일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조사를 위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암시장이었습니다. 초기 인간족이 인디콜의 대륙 대부분을 차지해버린 것에 비하면, 암시장의 크기는 점 하나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시장과 그 주변에 형성된 마을에는 저와 같은 존재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제거하거나 감추고서 살아가는 혼종 인간족들이요. 그림자로 지내며 낮과 밤의 온갖 비밀을 기척도 없이 듣는 데는 도가 텄다고 할 수 있겠지요.
--- p.17

동해는 이를 악물고 돌담을 붙들었다. 집 뒤쪽 측백나무에는 축대가 있어 가시철조망을 하지 않은 듯했다. 다행인가, 아닌가. 겨우 위로 올라선 동해는 밭은 숨을 내쉬며 집 가까이로 다가섰다. 숨을 크게 들이키며 위를 보는 순간, 2층 창에서 한 여자가 나타났다. 너무나 깡마르고 창백한 얼굴엔 표정조차 없었다. (...)
“저 여자 뭐야?”
두려움에 질려 작게 읊조렸는데도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문이란 문은 다 열어보던 도희가 동해를 돌아봤다. 동해의 시선을 따라 2층 창을 보지만 조금 열린 창문 너머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급히 물었다.
“어디요?”
“2층, 저기.”
--- p.86

“하지만…. 아시죠? 그 뇌 옮길 때마다 정체성 문제 생기는 거요. 지금 뇌를 바꾸면 적응 시간이 또 한참 걸리고,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지수가 너무 올라서 힘드실 텐데.”
“반만뜬백조날개 뭐요?”
“타자성이요. 이것도 콩나무 잭 박사의 이론이에요. 콩나무 잭 박사가 유년기에 콩나무를 타고 콩나7우주로 올라갔을 때 경험했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이론이죠. 나는 나고 남은 남이어야 하는데, 뇌가 바뀌면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 재정립 기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때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지수가 올라가면서 남과 내가 잘 구분되지 않아요. 남의 고통과 기쁨을 자기 걸로 착각하는데 특히 고통에 예민해요. 지구에서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문제를 겪으면 예후가 좋지 않아요. 지구인들은 고통을 좋아하잖아요.
--- p.107

이게 선희가 한국 사회에 제공해온 서비스였다. 나쁘진 않았다. 유행에 약한 한국인답게 흉은 흉대로 보면서 외국인 예능을 즐기는 건 꽤 재미있기도 했다. 게다가 선희는 한식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얼굴에 고생한 티 안 나는 사람들이 선희가 잘 아는 음식에 대해 이래저래 말을 보태는 모습을 보는 건 확실히 재미있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얘기를 낯설게 보이는 사람이 굳이 새롭게 하는 것. 그것도 백선희라는 필자가 취급하는 품목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한 가지 정체성으로 살지 않는다. 가끔은 에미 노릇도 해야 하는 법이었다. 선희가 가진 정체성 중에 요즘 제일 골치를 썩이는 것은 역시 어머니 역할이었다. 선희는 딸과 썩 가깝지 않았다.
--- p.135

출룬체첵이 여자 일만 잘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보르후가 남의 집 가축을 치는 동안에 이제는 출룬체첵이 얼마 안 되는 자기 집 가축들을 너끈히 건사하고 다녔습니다. 힘이 워낙 세서 고집 센 짐승들도 고집을 피우지 못했고, 가축을 지키는 게 아이 혼자라면 당연히 꼬일 법한 심보 검은 개놈들도 그 아이가 소를 구렁에서 잡아 끌어내고 바윗돌을 밀쳐 치워버리는 걸 보게 될 땐 주춤했습니다. 이웃 아저씨, 할아버지가 출룬체첵에게 돌팔매와 활 쏘는 법을 가르쳐주어서 출룬체첵은 가축을 돌보면서 눈에 띄는 대로 사냥도 해왔습니다. 활 솜씨는 그다지 좋지 못해도 돌팔매는 아주 적성에 맞아, 그녀가 던지는 돌은 일직선으로 화살보다도 더 빠르게 날아가 표적을 묵사발로 만들었습니다.
--- p.193

“한국전쟁 피난 때, 밥도둑컴퍼니 초대 사장님이 옆구리에 끼고 부산까지 피난 갔다던 그 김칫독이요. 막내아들은 못 챙겼는데 그 김칫독은 챙겼다잖아요. 저 60주년 기념 김칫독도 전설의 김칫독을 미니어처 버전으로 만든 거고요. 정말 모르세요?”
안하민은 생전 처음 듣는다는 듯 두 눈을 끔벅였다. 장수민은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설명을 이었다. 분량은 적지만『밥도둑컴퍼니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 김칫독은 500년 전에 만들어졌어요. 떨어뜨려도 절대 깨지지 않고 신기하게도 굉장히 가볍다고 해요. 무엇보다 그 김칫독에 김치를 담구면 헛것이 보이고 숨을 쉬지 못할 만큼 김치 맛이 끝내주게 익어요. 비늘김치, 배깍두기, 덤불김치, 부추김치, 파김치… 뭐든요. 그래서 환상적인 김치찌개, 김치찜,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김치전을 만들 수 있게 한다고요.”
“그, 그, 그런 김칫독이 있다고요?”

--- p.224

출판사 리뷰

설화에서부터 현대 미디어 창작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공주 캐릭터는 변화하고 확장되어왔다. 지금도 각종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공주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고 있으며, 시대적인 흐름을 적극 수용하면서 복합적인 주제들까지 녹이고 있다.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어떤 공주 이야기』 또한 그동안 친숙했던 공주 이야기를, 한국 여성 작가들의 시선에서 재창작하는 장을 마련해보고자 기획된 앤솔로지다.

SF 어워드 중단편상 우수상을 수상한 연여름 작가, 다양한 프로젝트의 앤솔로지에 참여하고 여러 장르 소설을 번역하며 한국 장르 문학계에 발자국을 남겨온 이지연 작가, 『제1회 폴라리스 선정작품집』으로 인상적인 데뷔작을 선보인 모래 작가, 공포소설로 각종 공모전을 휩쓸어온 배명은 작가, 마치 다가올 미래처럼 빚어낸 사변소설을 발표해온 문녹주 작가, 코믹하지만 동시에 뼈아픈 풍자가 담긴 소설을 쓰는데 두각을 드러낸 류조이 작가가 참여했다.

신데렐라, 엄지공주, 라푼젤, 백설공주, 바드돌바우어…
바쁜 직장인들의 사무실에서 옛날 옛적 설화의 세계까지,
작은 방에서부터 머나먼 미래의 우주까지 뻗어나가는 현대의 공주들.


이 책에 참여한 작가들은 동화 속 세계에서 머물렀던 공주 이야기를 현실로 끌어오거나 독창적인 SF 세계관 속으로 재구축해놓는다. 이를테면 연여름 작가는 동화 ‘엄지공주’에 묘사된 작은 동물들의 세계를「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에서 독창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세계관으로 바꿔놓았다. 먼 미래의 어느 소행성대, 사람들은 인디콜, 헤소, 파이로프 등으로 불리는 각종 소행성에 거주하고 있다. 새의 유전자를 가진 탐정인 ‘나’는 ‘마야’라는 실종된 클론의 행적을 밟아가며 다양한 모험을 겪는다.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는 엄지공주의 험난한 모험을, 클론과 변종 인류가 공존하는 소행성대에서의 여정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현대사회의 불합리한 요소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신데렐라를 외계 존재로 재해석한 소설도 있다. 모래 작가의 「변신」에서 신데렐라는 ‘신디’라는 이름의 재투성이 행성 출신 외계인으로 등장한다. 신디는 우주적인 배경의 왕위 계승전에 휘말렸다가 어느 왕자한테 중성자 기관총을 얻어맞은 뒤, 환생 인큐베이터를 통해 인간 여성의 몸으로 되살아나 지구로 오게 됐다. 그런데 이 인간 여성의 몸에서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과연 신디는 지구살이에 적응할 수 있을까? 말만 들어도 어질어질해지는 아득한 배경을 가진「변신」은, 마치 더글라스 애덤스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관료 사회를 우주적 상상력과 농담으로 확장시켰듯, 익숙한 동화들을 농담 가득한 우주적 스케일로 확장한다.

공주 이야기를 모티프로 새로운 설화를 써 내려간 소설도 있다. 이지연 작가의「산맥공주」는 설화상의 몽골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은 엄지공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주 이야기의 안티테제로 설정된 공주 설화이자 영웅 설화이기도 하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체와 몽골 문화와 관련된 디테일한 사물과 계급에 대한 묘사는 마치 정말로 어디선가 존재하는 신화 속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경험을 안겨준다.

류조이 작가의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은 직장인들이라면 친숙할 사무실을 무대로 한 코미디다. 이 소설은 디즈니 영화 〈알라딘〉 속 자스민 공주의 모티프인 바드돌바우어 공주를 전면에 내세워 ‘장수민’이라는 캐릭터로 재탄생시키고 알라딘 속 요술램프 대신 ‘전설의 김칫독’을 그 자리에 놓는다. 김치 회사에서 벌어지는 직장 상사와의 다툼, 사무실 동료와의 공모, 그 끝에 존재하는 ‘전설의 김칫독’을 둘러싼 쟁탈전을 보며 독자들은 때로는 공감하기도, 때로는 박장대소하기도 할 것이다.

동화 속 비극을 현대의 비극으로 재해석하다.
새로운 의제와 마주한 공주들


문녹주의 「백설의 기고」는 어머니와 딸이 가진 관계성에 더해, 혼혈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맞부딪치는 한국 사회의 현안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다. 동화 속 백설공주에서 친모는 백설에게 마치 헌신적인 것처럼 묘사되고 계모는 나쁘게 그려진다. 「백설의 기고」속 어머니인 ‘백선희’는 자신의 딸에게 평생 제대로된 ‘어머니 노릇’을 하지 못한다. 또한 백선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머니가 어머니라는 고정된 정체성으로만 호명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민자 문제라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자식에 대한 비틀린 태도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소설이기도 하다.

배명은 작가의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독일 설화인 라푼젤을 한국적 기담 형태로 완전히 재배치하여 토속적인 공포감으로 독자들의 심리를 장악한다. 거기에 한국 사회에 깊이 고여 있는 현안을 뒤섞어 짙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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