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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 7천만 년의 고독
함성호
문학과지성사 200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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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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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비와 바람 속에서
2. 사신도
3. 봄내, 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
4. 비둘기는 왜 도시를 떠나지 않는가
5. 가을, 석문리, 147번지
6. 계묘 정사 갑무 갑무
7. 내 손주박 안에서 넘치는 바다
8. 잠속으로
9. 식은 밥
10. 타르쵸
11. 모닝좆
12. 저 만장 너머에 무엇이
13. 화무도
14. 당신과의 교신을 바라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
15. 정선 아리랑 - 두 분 형에게

이하 생략

저자 소개 1

1990년 『문학과 사회』 여름호에 시를 발표했으며, 1991년 『공간』 건축평론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 『56억 7천만 년의 고독』, 『성타즈마할』, 『너무 아름다운 병』, 『기르티무카』가 있으며, 티베트 기행 산문집 『허무의 기록』, 만화 비평집 『만화당 인생』, 건축 평론집 『건축의 스트레스』, 『당신을 위해 지은 집』, 『철학으로 읽는 옛집』, 『반하는 건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썼다. 현재 건축 실험 집단 ‘EON’의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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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128*205*20mm
ISBN13
9788932005911

책 속으로

급경사진 고가도로의 우울한 무게를 참아내고 있는
위태로운 생의 교각과 교각 사이에서
너의 머리는 부유하는 홀씨의 너무 가벼움과 같다
보아라, 단 한 순간의 몰락을...... 예언하는 시청 앞 광장의
무수히 무릎 꿇린 백색 절망의 분수 위로
비둘기는 왜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그 설운 울음을 묻으며 폐허에 사는가
열렬한 도시의 건설자들도 패망을 선언하고 환시의 투시도 밖을 제 발로 걸어 나간다
(꾸꾸르 꾸꾸) 이 거대한 타향에서
사르어오르는 태양 같은 동심원의 눈들을 뜨고 비둘기들은
왜 도시의 상공을 떠나지 않는가 왜 비둘기들은 도시를 떠난 다른 새들처럼
눈뜬 산열매와 바람 가득한 정령의 숲에서 살지 않고
변종의 새끼를 낳고 기름받음을 주곤하던 번신의 한 철을 지나
(꾸꾸르 꾸꾸) 가무음곡의 번제에서
비관의 설경을 정찰하는가
모든 문은 비상구다 그렇다, 모든 상황은 비상이냐?
매 순간마다 실낱 같은 목숨의 줄기를 매번 바꾸어가며
입석의 광고탑만 네온사인에 점멸하는 ON,OFF의 도시를 보여주는 조감도의 하늘을
비둘기는 쓸쓸히 날고 있다 - 빌딩의 숲속에선
약물 중독의 건물들이 사지를 뒤틀며 환각을 꿈꾸고
(꾸꾸르 꾸꾸) 그대 마음속 빈 사막
비둘기는 왜 도시를 떠나지 않는가

--- pp.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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