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엘리네 집으로 가기 전에 영화관에서 지냈다고 했던 거 기억나? 거기에 데이브라는 유령이 살았거든. 그분이 우리 삼촌이 맞는지 알아보려고 하는데 영화관에 데려다줄 수 있어?”
핀이 클레어에게 부탁을 하는 사이, 카즈가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데이브 삼촌을 찾으면 베켓 아저씨를 용서하고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거죠?”
“그럴 수도 있지…….”
--- p.13

“우아! 너 드디어 가족을 찾았구나!”
제시가 밝은 얼굴로 말했다.
“축하해!”
콘래드는 진심으로 축하하며 카즈네 가족 모두와 악수를 했다.
“데이브는 어딨니?”
엄마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데이브 아저씨를 아세요?”
조지가 물었고 콘래드와 제시는 서로 흘끗 쳐다봤다.
“왜? 그 눈빛은 뭐야?”
핀이 물었다.
표를 산 클레어가 유령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동안 콘래드가 조그맣게 속삭였다.
“핀, 나도 이런 소식 전하기 싫지만, 데이브 아저씨가 사라졌어.”
--- pp.22-23

엄마와 함께 방에서 나온 핀이 앞장서서 옆벽을 통과했다. 택배 회사 옆 가게는 테이블마다 하얀색 식탁보가 깔려 있고, 그 위에 황금색 촛대가 놓인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거기에도 유령은 없었다. 이번엔 철물점으로 넘어갔다.
그 옆은 은행이었고, 그 옆이 클레어가 기다리기로 한 빵집이었다.
카즈가 벽을 통과해서 들어가 보니 클레어가 하얀색 앞치마를 두르고 우뚝한 모자를 쓴 뚱뚱한 제빵사에게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쿠키, 케이크, 도넛이 잔뜩 전시된 유리 진열장 위에, 식히느라 쟁반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쿠키들이 보였다.
제빵사가 진지하게 말했다.
“응, 맞아. 우리 가게에 유령이 한 명 살고 있지. 확실히.”
--- p.33

“나 여기 있어.”
울먹이는 소리와 함께 조지가 화장실 칸의 문 위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핀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조지, 너도 그 영화가 무서워서 숨었어?”
“아니. 영화 때문에 숨은 거 아니야.”
“그럼 뭐 때문이야? 제시랑 콘래드는 어딨어?”
이번에는 카즈가 묻자 조지는 침을 꿀꺽 삼켰다.
“못된 남자애가 와서 걔네들을 날려 보냈어!”
“뭐라고?”
카즈와 핀과 존이 동시에 외쳤다.
“진짜야. 걔가 나는 못 보고 제시랑 콘래드는 봤어. 아무도 몸에서 빛을 내지 않았는데 알아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