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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보편돌봄〉 우리는 결코 독고다이가 아니다! - 공생적 실재와 보편적 돌봄 실천의 커먼즈 만들기 / 김운하 〈자기돌봄〉 서른, 잔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 자기돌봄을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 김서현 〈아이돌봄〉 아이를 통해 넓어지는 세상 - 돌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기 / 송은주 〈노인돌봄〉 내 나이 80, 거기 누구 없소? - 내 안의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기 / 심귀연 〈젠더돌봄〉 돌봄 책임자? 이젠 사양하겠습니다 148 - 일상 속 돌봄에 내재한 젠더 불평등의 인식, 그리고 변화 / 박현순 〈가족돌봄〉 돌봄은 세상으로 나가는 걸음마 / 박문정 〈장애돌봄〉 변호사 우영우는 장애인의 전형이 아닙니다 - 또 하나의 얼굴, 장애와 마주하기 / 손우정 〈동물돌봄〉 사랑하는 코코에게 못다 한 이야기 / 박지원 닫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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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팬데믹을 거치면서다. 코로나 초기, 돌봄의 공백이 드러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사회적 위기가 고조되었다. 팬데믹이 오미크론의 확산으로까지 이어지자, 정부가 선택한 것은 재택 치료였다. 이미 일상이 되었으니, 개인 혹은 가족이 책임지라는 말이다. 돌봄이 더 이상 공적 영역이 아니라고 선언한 셈이다. ‘각자도생’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자조적으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차피 인생은 ‘독고다이’가 아닌가! 자가치료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죽음 또한 개인의 불행일 뿐이다. 그뿐인가? 수많은 의료진들과 비의료진들의 돌봄은 지워지고 만다. 이렇게 코로나 초기의 사회적 위기는 잊히고 묻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돌봄의 영역이 결코 그렇게 지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죽음이 삶의 일부이고, 삶이 비극으로 전개된다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는 돌봄이 있는 삶이다. 왜냐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돌볼 의무와 돌봄을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돌봄 수행자의 사회적 소외와 불평등한 지위라는 문제점과 돌봄 대상자들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원에 주로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돌봄은 근본적으로는 ‘서로돌봄’이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돌봄 수행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돌봄’이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봄에서‘자기돌봄’은 조심스럽고, 돌봄 대상자에 대한 시선은 따가우며, 돌봄 수행자의 지위는 열악하다. 돌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왜 돌봄에 관해 이러한 오해와 평가절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돌봄 문제를 보는 사회의 시선과 가치평가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몸들의 취약성에 집중하며, 돌봄이 취약한 몸들의 연대를 의미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돌봄은 모두의 문제라는 점에서 보편돌봄이라 할 수 있겠다. 돌봄이란 관심을 가지고 두루 살펴보는 행위이다. 돌봄은 특정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삶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가치인 것이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우리의 이야기에는 가족, 사회, 동물 등, 생태 문제 모두를 아우르는 돌봄 윤리가 있다. 특히 이 모든 이야기들에는 소외된 이들의 삶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페미니즘에서부터 생태 문제로까지 확장하여, 돌봄을 보편적 윤리로 재정립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추상적인 논리에 머물지 않고, 개별적이고 소소한, 다시 말해 우리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문제들을 찾아내려 했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에서 문제를 찾는다면, 우리는 돌봄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개별적이고 소소한 문제들이 보편적인 문제임을 강조한다. 돌봄은 친밀성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사실상 우리 모두의 문제이므로, 결국에는 보편돌봄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시작하면서 보편돌봄과 자기돌봄이 다르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