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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05
제1부 음식 싣고 달려보는 시적 열차 강진만 갯벌탕 13 늙은 호박 14 호박 조청을 담그며 16 송편 18 떡국 19 석작 이야기 20 계란찜을 만들며 22 멸치 육수 24 콩물 25 다산茶山 밥상을 차리며 26 짚불구이 28 고구마순 나물 30 짜장면의 향연 31 짜장면 찬가 32 왕새우 34 장흥 삼합 36 돈덮왕 38 홍어 40 추어탕 41 미역국 점심 42 토마토 주스 43 멸치젓갈 44 파김치 46 배추김치 48 제2부 당신 참 이쁘다 강진 연가 51 엘로우 꽃길 53 내고향 강진아 54 사람 모습 56 밥 먹었냐 57 일출 58 폭설 60 삶 61 봄 손님 62 불두화 정원 64 꽃다발, 그 너머의 향기 66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며 68 하얀빛 하나 되어 69 무궁화 70 불두화는 71 웃음꽃 72 핑핑핑 73 통일 바라기 74 차창에 쓴 시 76 휴양림에서 78 참나무 열매 사랑 80 당신, 이쁘다 81 당신 참 이쁘다 82 제3부 사이와 사이의 세계 그 꿈 85 낭도狼島 86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88 바다 90 잃어버린 계절 91 사이 92 꽃으로 피어 93 호수 94 애증 95 스크린 파크 골프 96 5월 장미 97 우정의 마음 98 여백 99 계절을 냄새 맡고 100 시혼 102 그리움의 기원 104 소나기 105 몽돌 106 퇴근 108 너의 부력 110 문인협회 사무실 111 사이와 사이의 세계 112 청개구리 114 제4부 시는 노래가 되어 내 고향 강진아 116 함평 한우 비빕밥 118 삼겹살 볶음 120 해설_ 간결의 묘사와 재미있는 진술의 깊이/ 이지엽 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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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맛 남도 일 번지
강진만 갯벌탕 강진만 자연의 생태 보고 힘이 넘치는 짱뚱어 해와 달을 보면서 갯벌에서 춤을 춘다 새처럼 날으며 갈대밭을 누비며 사랑을 먹고 살아가는 짱뚱어 힘이 좋아 짱뚱어 강진만의 짱뚱어 맛이 좋아 짱뚱어 탐진강의 짱뚱어 남도 답사 일 번지 강진만 갯벌탕 ---「강진만 갯벌탕」중에서 만지작만지작 오죽과 청죽의 대나무 석작 어느 것을 사는 것이 좋을까 대나무 석작은 격이 있는 선물을 담기에 알맞다 생각난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초파일이나 설, 보름, 추석을 쇠고 절에 가실 때 석작에 쌀을 넣어 가시어 오실 때는 떡이며 과일 몇 개를 넣어 오시는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마음이 가득 꿈빛으로 넘쳤다 선물은 예의가 있어야지 장인의 마음이 담긴 석작에 정성껏 만든 연잎 영양밥을 사랑하는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보내는 마음 어머님이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물인 양 성스럽기까지 하다 ---「석작 이야기」중에서 이 골짝 저 골짜기 산을 끼고 흘러와 남도 바다 안겨 속삭이는 탐진강아 강진을 보았다고 잊지 말고 전해주려무나 누가 울린 순정이냐 백련사에 피는 저 동백 까막섬 밤바다에 별빛 내리면 강진만 갈대밭에 갈매기도 날개를 접는다 사투리도 정다운 청자골 마을에 돌아가는 물레 소리 발장단을 보았다면 강진을 안다고 동네방네 자랑하세요 마량포구 부둣가에 고동 소리 슬피 울적에 가우도 출렁다리 하늘에 안겨 오는 이 가는 길손 소매 잡는 내 고향 강진아 ---「강진 연가」중에서 그립고 그리웠다 그리움은 보고픔이 되었다 그러나 보지 못하는 머나먼 거리 꿈속에서는 손잡을 수 있는 거리였다 손을 잡는다 꿈속에서 그 꿈 그대와 나 사랑이 되고 눈물이 되고 아픔이 되고 ---「그 꿈」중에서 입술과 입술 사이 가슴과 가슴 사이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친다 입술에 솟는 혓바늘 가슴에 심어지는 몽돌 이럴 땐 조용히 눈을 감아본다 돋아 솟는 혓바늘과 심어지는 몽돌이 각기 따로 놀 때 내 모습 보기 위해 거울을 보면 혓바늘은 보이는데 가슴 속 몽돌은 볼 수 없다 보이는 것은 사라질 수 있다는 그러나 볼 수 없는 것은 사라지지 않고 사이와 사이에 스며드는 시간 속 세월로 서로의 굳어진 앙금을 헤아리고 상처와 아픔이 몽돌 크기를 재듯 고요히 사색하는 어둠의 침실 안으로 자라나는 가지가 감은 눈 속으로 파고들면 사이와 사이에 불던 훈훈한 바람을 생각한다 그 바람 불던 지난날 속에서 내일을 꿈꾸던 별처럼 흐르는 은하수를 생각하다 그만 아려오는 가슴에 양 주먹을 두드린다 그렇게 양 주먹으로 가슴을 안마하면 사이와 사이에 헤아리지 못하는 뇌성의 세계가 잠재하나 사랑하는 사람의 그림자를 움켜쥔 채 햇볕을 쬔다 ---「사이와 사이의 세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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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시인의 작품 기저 자질은 한국적인 서정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순결한 정신을 추구한다. 백지와도 같은 순수성이 있어서 마음을 편하게 한다. 아마 그렇기만 하다면 가벼울 수 있는데 시인의 작품은 읽고 난 후의 잔영은 잔잔하게 여운을 주는 점에 특장이 있다. 시에 있어서 진술의 묘미를 잘 파악하고 있는 시인이며 시를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시인이다.
이번 시집은 지금까지 시인이 시적 대상으로 삼은 외면보다는 정신의 내면을 읽어내는 시집이라고 판단된다. 음식으로 치자면 깊이 있는 전라도 젓갈이 주는 재미와도 같은 것이다. 시인의 작품세계는 이러한 내면 읽기를 통해 더욱 깊어질 것이라 판단한다. - 이지엽 (경기대 명예교수ㆍ시에그린한국시화박물관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