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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05
제1부 포노 사피엔스를 꿈꾸며 13 인공지능 로봇 14 더미의 일생 15 유리성 16 마취 17 산불 18 무창포 할아버지 19 거북이 20 아파트 사설 21 소모품 혹은 무기 22 해거름 23 허공을 걷다 24 창 없는 방 25 지옥고 26 어느 택배기사의 하루 27 제2부 나비 날다 31 붕어빵 미인도 32 각설이 33 날벼락 34 그땐 순한 양 35 할머니의 코로나19 36 코로나 속 이런 날도 37 그때처럼 38 엽서 한 장 39 비말 40 정말이었으면 41 철길 풍경 42 그날 물왕리 43 비응도 44 범종 45 제3부 냉수 한 잔의 의미 49 이 나이쯤엔 50 유방센터 51 쇼핑 중독 2 52 갱년기 클리닉 53 할아버지 설교 54 또 낙상 55 본태성 허기 56 봄날 서사 57 꽝이다 58 중독 59 백내장 60 가면 61 클리닉의 아줌마들 62 명절 증후군 63 제4부 주홍 글씨 67 막차 68 지하철은 만원 69 뉴스 또 뉴스 70 고장 난 컴퓨터 71 플라스틱 식사 72 블랙 아웃 73 유세장 풍경 74 내소사 75 섬 76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77 봄날은 간다 78 사진관 풍경 79 응어리 80 문제지가 문제 81 제5부 부대찌개 끓이다 85 흥부골 방죽 86 토종밤 87 지구는 돈다 88 과속과 사고의 이중주 89 팥빙수 90 개심사 가는 길 91 빙수氷水 92 고독사 2 93 노인 병동의 오후 94 탑, 그 적막 95 물왕저수지에서 2 96 투석실 풍경 97 농부 일기 98 위대하지만 슬픈 99 해설_증언하는 몸, 처방하는 시/권성훈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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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걷다」
누구도 원치 않던 어쩔 수도 없었던 그냥 가시나요 혼자 간다구요 별처럼 고운 미소는 내 맘속 별로 뜨고 불러보지 못한 이름 귓속을 맴돌아도 노을로 사위는 먼발치의 그림자여 이별이 머무는 그곳 금잔디도 애닳고 눈물이 향하는 곳은 늘 그가 있었다 이별하고 아직도 서성이는 연심 마음이 절벽인 날은 허공 속을 걷는다 「나비 날다」 그처럼 나이 먹어도 봄꽃이 다 져도 어리석은 늙은이 아직도 봄을 앓는다 새봄엔 꽃도 피겠지 민들레씨도 날겠지 하얀 복옷 차려입고 너처럼 가고 싶다 미련도 서러움도 그리움 하나 없이 그 사람 이마를 짚고 흐느끼던 밤을 지나 눈시울 붉게 젖은 노을을 등에 업고 눈물 비우고 살 비비던 추억만 붙들고 애쓰던 끝은 몰라도 첫 마음 불씨 곱다 「냉수 한 잔의 의미」 투명한 결정체로 녹아든 약속일 때 묵언의 눈금은 진땀 뻘뻘 흘리고 맹물로 쉽게 돌아간 사랑 타령에 목이 탄다 저무는 하룻볕이 시들한 살내일 때 녹아내린 욕정에 맘에 없는 독설 섞고 비릿한 그리움 때문에 헛물만 내리킨다 「주홍 글씨」 가난 속에도 의젓하던 김 진사네 딸내미 올가미에 걸린 열여섯 눈물은 조국도 이웃도 외면한 오욕의 늪이었네 어둠에 여린 꿈을 저당 잡힌 주홍 글씨에도 맑게 웃어 보는 것이 꿈이 된 그 여자 단물난 그리움 속에 한 목숨 소지 올린다 위안부의 고향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어 그리움의 언어들이 기척만이 남은 날 온몸에 박힌 화인은 바람길 나비 난다 「부대찌개 끓이다」 이십 세기 지구는 화약내에 푹 절었다 꿀꿀이 죽이란 어설픈 단어 토막 내고 멋대로 얽히고설켜 부글부글 끓었다 먹거리는 헤쳐모여를 반복, 반복하다 젊음도 입맛도 제집을 잃은 채 배고픈 추억에 안겨 군침이나 삼킨다 눈물도 돌아가던 구진 한 바람 속에 군침만 삼키던 딸내미도 입이 써 어머니 구수한 손맛 그 산에 두고 왔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