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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노트
가슴을 울리고 머리를 깨우칠 《조선총독부》-고승철 운명의 전야 탐욕으로 시작되었다 음모의 계절 우리 조선사람끼리 안악의 지사들 춤추는 횃불 105인 사건의 연루자들 깊숙한 별실 살아남는 자와 죽는 자 실속 없는 집념 물산공진회物産共進會 국화문장의 금시계 덫에 걸린 짐승 대정실업친목회 중앙고 숙직실의 구상 어혼약御婚約 마지막 황제 류주현 연보 조선총독부 연표 |
柳周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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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때로는 형편없이 당돌한 경우가 있다. 알피니스트를 보면 6척 미만의 체구로 태산泰山에 도전한다. 그것은 슬기보다 야심이며 천품의 재능이 아니라 정상을 향한 당돌한 도전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작가가 아니라 알피니스트의 자세였다.
빈대를 잡기 위해서 절간에 불을 질렀다는 고사가 있다. 1919년 봄, 내 조부의 50칸 집은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였다. 나중에 화인火因이 밝혀졌다. 조부가 반일 항거의 과격파라고 해서 앙심을 품은 어느 일경日警이 집에다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했다. 나는 그 2~3년 후에 태어나, 세 살 때에 실향 유랑민이 된 어머니의 등에 업혀 서울로 올라왔다. 성장한 나는 작가가 됐다. 도전할 산봉山峰을 찾다가 조선총독부라는 거대한 대상과 부딪쳤다. 붓을 들고 여러 번 망설였다. 한라산 산록에 서서 그 우람한 산세와 아득한 정상을 보는 것처럼 좌절감으로 현기증이 일었다. 그러나 나는 써야 한다고 스스로를 매질했다. 당돌한 도전이지만 한 작가로서 필생의 작업으로는 조선총독부만큼 우리에게 처절하고 또 경건한 ‘인간의 역사’가 달리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그 수법이 조선총독부라는 거대한 주체를 대상으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수용함으로써 인물 개체보다는 그 집단과 행적에다 앵글을 잡고 실존 인물들을 실명 그대로 등장시키는 모험을 피하지 않았다. 작품의 의도는 처음부터 명확하다. 1900년 초, 대한제국 멸망의 전야로부터 시작해서 1945년 일본제국이 멸망하는 순간까지의 우리 시공에 군림했던 조선총독부와 일본인과, 그리고 한국인과 한민족에 관련된 동서양 여러 나라 여러 민족을 대상으로, 현대의 잔혹하고 슬픈 ‘인간의 역사’를 부릅뜬 눈으로 응시하고 파헤치고 형상화하는 것과 비장한 씨름을 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