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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나그네 9 잃어버린 시간 37 얼어붙은 메아리 77 암중모색 97 하경자의 그늘 111 하나의 출발 159 사랑의 이율배반 185 작전계획 207 호수의 파문 243 여로 283 성정애의 고백 313 모성애 329 편집인 노트__고승철 359 |
李炳注, 호: 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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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는 한국의 발자크, 이병주
한 시대를 풍미한 거장 이병주의 장편소설 『운명의 덫』이 다시 세상에 공개된다. 오늘날의 젊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이병주는 “학병세대가 낳은 대형작가”(김윤식 평론가), “문단 최후의 거인”(김인환 평론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1970~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가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학병으로 동원되었으며 5·16을 비판하는 논설을 썼다가 수감되어 고초를 치르는 등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그는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그린다”는 말처럼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현대사의 굴곡을 원고지에 옮겼다. 삶의 진실에 대한 충실하고 아름다운 기록으로 독보적 문학세계를 일군 그를 따라 많은 작가들이 문학의 길을 걸었다.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병주는 거대한 산과 같은 존재감으로 남아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그를 다시 읽어야 할 이유일 것이다. 『운명의 덫』 이 작품은 1979년, 대구에서 발행되는 [영남일보]에 『별과 꽃들의 향연』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총 294회) 연재됐다. 당시는 신문 연재소설의 전성기로, 소설의 엔터테인먼트 경쟁력이 방송을 앞섰다. 베스트셀러 소설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인기 있는 소설가의 새 장편이 연재되는 신문을 보려고 기존 신문을 끊는 경우도 있었다. 당대 최고의 스타 소설가인 이병주가 집필한 이 소설도 1981년과 1987년, 각각 문음사와 문예출판사에서 『풍설』과 『운명의 덫』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2018년 4월 7일 이병주문학관에서 ‘이병주의 대중소설’을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운명의 덫』에 대해 발표한 강은모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소설적 재미의 요소, 현실 비판과 교훈성에 대한 독자의 기대와 이병주의 소설관이 적절하게 접점을 이루는 지점에서 대중성이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남상두 이 작품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주인공의 세상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그렸다는 점에서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표작 『몬테크리스토 백작』(Le Comte de Monte-Cristo)과 비슷한 플롯을 가졌다. S읍의 신설 여고에 국어 교사로 부임한 주인공 남상두는 한 여제자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한다. 출옥 후 어머니에게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그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고자 S읍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만난 옛 제자들, 그리고 새로운 인연들은 그를 새로운 운명 속으로 몰고 간다. 이병주는 ‘작가의 말’에서 어느 인물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아마 저자 자신이 아닐까. 이병주는 월간 [새벽] 1960년 12월 호에 기고한 “조국의 부재(不在)”라는 논문에서 “조국은 없다. 산하(山河)가 있을 뿐이다”고 갈파하는 등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글을 써서 필화(筆禍)를 겪고 부산교도소에서 2년 7개월간 복역한 바 있다. ‘살인사건 진범 찾기’라는 기본 플롯에,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과의 관계와 사건이 풍성하게 더해진 이 작품은 1980년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병주라는 대작가의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섬세한 추리소설 기법 등으로 젊은 독자들도 시대적 배경과 무관하게 빠져들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