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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별포의
괴승 신수 보온단 유래 사각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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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생원(孫生員)은 난생 처음 어려운 길을 걷는 것이었다.
서울을 떠난지 이미 열흘이 지났건만 아직도 강원도(江原道)땅을 벗어 나지 못하였다. 뜨거운 염천이라 한 낮에 걷는 거리란 불과 몇 십리에 지나지 못하는데다가 나날이 기진역진 하여 가는 것이 현저히 나타나는 것이었다. 더구나 길이 험하고 자갈 많은 강원도 산 길은 그에게 여간 고생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노수가 아직도 남아 있는 동안에는 장돌림말을 만나면 사정을 간곡히 이야기하고 술값으로 얼마를 주기로 하고 얻어 탄 일도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엽전 한푼 남아 있지 않게 된 후로는 그것도 할 수 없어서 오로지 과객질을 하여 가며 길을 걸었다. --- “경별포의” 중에서 선조(宣祖) 十八[십팔]년 임오(壬午) 가을 어느날 아침이었다. 왕께서는 일찍부터 근정전에 납시어 모든 신하들의 예궐을 기다리고 계시었다. 왕께서 이렇게 일찍부터 신하가 예궐하기 전에 근정전에 납셔 조회를 기다리시는 전례가 없었다. 왕은 우수의 빛을 용안에 가득히 실으시고 용상 앞을 거니신다. 벌써 반시간 동안이나 이처럼 묵묵히 거니시며 이따금 넓은 뜰을 내어다 보신다. 오늘에 한해서 특히 늦은 것은 아니지마는 왕은 신하들의 태만이 괘씸하시다는 듯이 불쾌한 눈으로 멀리 대문 쪽을 바라보신다. 품석이 늘어서 있는 넓은 뜰에는 황엽된 낙엽이 소슬한 바람에 휩쓸리어 이리저리 굴러 다닐 뿐이었다. --- “보온단 유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