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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el Pu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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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에 관한 독특한 미스터리 소설,《조그만 입술》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더불어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 마누엘 푸익의《조그만 입술》(책세상문고?세계문학 020)이 라틴 문학 전문가 송병선 교수의 번역으로 책세상에서 출간되었다. 할리우드 영화와 대중 가요, 대중 소설 형식을 순수문학에 접목시키고 새로운 서술방식을 도입하는 등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해온 마누엘 푸익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가로 인정받아왔으며, 국내에서는《거미 여인의 키스》와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해피투게더〉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2. 낭만적 거짓말과 소설 속 진실 아르헨티나의 작은 마을 코로넬 바예호스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한《조그만 입술》은 1부〈새빨간 입술〉과 2부〈파란 입술, 보랏빛 입술, 검은 입술〉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 속에서 새빨간 입술처럼 생생하던 사랑은 현실에 적응하면서 파랗게 변하다가 검게 시들어 간다. 이는 영화 주인공처럼 살고자 하는 꿈을 꾸었던 마벨과 네네가 영화적 환상과는 전혀 다른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는 삶의 진실로 나타난다. 영화 주인공처럼 잘생기고 매력적인 후안 카를로스를 사랑한 그녀들이 결국 현실에서는 그와 정반대되는 남자와 결혼하여 쓰라린 환멸을 경험하는 과정은 편지, 신문 기사, 영화 대사, 등장인물의 하루 동안의 일상을 묘사하는 글 등을 따라간다. 특히 등장인물 각각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같은 사건을 조금씩 다르게 묘사한 글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반전이 계속되는 이 작품은 낭만적 거짓말로 가득한 사랑에 대한 기억 사이에 숨은 진실과 사랑을 탐구한다. 3. 새빨간 립스틱이 지워진 현실 속의 초라한 사랑 작품의 원제 ‘Boquitas pintadas’를 충실히 옮기면 ‘빨간 립스틱을 칠한 조그만 입술’이다. 이 제목은 탱고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카를로스 가르델의 노래〈뉴욕의 금발 여인들〉에서 따온 것이다. “귀엽고 달콤한 향기로운 여인이여 / 당신의 새빨갛고 조그만 입술이 내게 키스해주길……” 이라는 가사 속의 여인은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즐기며, 거짓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영화 속의 뉴욕 여인들이다. 여기서 성적인 매력은 하얀 피부와 금발, 그리고 빨갛고 조그만 입술과 연결된다. “당신이 입을 다물 때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그건 바로 당신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지요”라는 파블로 네루다의 시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여인, 즉 영화 속의 여인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존재이다. 새빨갛고 조그만 입술을 가진 여인 또한 사랑에 빠지고 싶은 완벽한 여자 중 하나다. 후안 카를로스가 부잣집 딸인 마벨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네네에게 끌리는 것도 영화 속 여인을 닮은 그녀의 외모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영화의 환상에서 깨어난 현실은 초라할 뿐이다. 새빨간 립스틱을 칠한 예쁘고 작은 입술이 립스틱이 지워지고 나면 볼품없는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