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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 2 기계 // 3 돌아온 시간 여행자 // 4 시간 여행 // 5 황금시대에 // 6 인류의 일몰 // 7 갑작스런 충격 // 8 설명 // 9 밤이 왔을 때 // 10 녹색 자기 궁전 // 11 어둠 속에서 // 12 흰 스핑크스의 함정 // 13 미래 비전 // 14 시간여행자의 귀환 // 15 이야기 후에 //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AI 시대 문학 번역에 대하여 // 작가 소개 |
Herbert George 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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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직접 보고싶으신가요?” 시간 여행자가 물었다. 그리고는 그가 손에 램프를 들고서, 통풍이 잘되는 복도를 통해 실험실로 가는 긴 길을 이끌었다.
바람이 불며 램프 불꽃이 펄럭였다. 벽난로 선반 위의 촛불 중 하나가 꺼졌고, 그 작은 기계는 갑자기 빙글빙글 돌면서 흐릿해졌는데, 희미하게 빛나는 황동과 상아의 소용돌이치는 형태로, 아마도 한순간 유령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취를 감추었다. 간헐적인 어둠 속에서, 나는 달이 초승에서 보름으로 그 모양을 바꾸며 빠르게 회전하는 것을 보았고, 별들이 원을 그리며 도는 모습도 희미하게 보았소. 이윽고 내가 계속 속도를 더해가자, 밤과 낮의 고동치는 듯한 움직임은 하나의 연속된 회색으로 합쳐졌소. 내 귀에 쿵 하는 천둥 소리가 들렸소. 나는 잠시 기절했을지도 모르겠소. 무자비한 우박이 내 주위에서 쉿쉿 소리를 내며 내렸고, 나는 뒤집힌 기계 앞의 부드러운 잔디 위에 앉아 있었소. 흰 돌로 된 듯한 거대한 형상이 철쭉 너머 흐릿한 빗줄기 사이에 어렴풋이 보였소. 우연하게도 그 얼굴은 나를 향하고 있었는데, 시선 없는 눈은 마치 나를 응시하는 것 같았소. 나는 손을 내밀어 부드러운 뭔가를 만졌소. 그러자마자 그 눈이 옆으로 휙 돌아갔고, 흰 무언가가 내 곁을 달려 지나갔소. 나는 심장이 입 안으로 터져나올 것 같이 놀라서 돌아보았소. 나는 성냥을 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는데, 작고 흰, 크고 밝은 눈을 가진 움직이는 존재를 보았소. 그것은 물러서면서도 나를 노려보듯 바라보았소. 그것은 나를 몸서리치게 했소. 내가 본 ‘몰록Morlocks’의 모습에서 나는 인간 유형의 변화가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아름다운 종족, 즉 엘로이Eloi보다 훨씬 더 깊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소. 그러고 나서 힘든 의문들이 밀려왔소. 왜 몰록들은 내 타임머신을 가져갔을까? ‘잘 있어, 귀여운 위나.’ 나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말했소. 그러고는 그녀를 내려놓은 뒤, 난간 위의 등반용 갈고리를 만지기 시작했소. 솔직히 말해 다소 서두른 건, 내 용기가 새어나갈까 두려웠기 때문이오! 처음에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나를 지켜보았소. 그러다가 아주 가엾은 비명을 지르더니, 나에게 달려와 작은 손으로 나를 잡아당기기 시작했소. 나는 잠들었고, 내 불은 꺼졌으며, 죽음의 쓴맛이 내 영혼을 덮쳤소. 숲은 나무 타는 냄새로 가득했소. 나는 목을, 머리칼을, 팔을 붙잡혀 끌려 내려갔소. 어둠 속에서 부드러운 존재들이 내 몸 위로 우르르 덮쳐오는 감각은 형언할 수 없이 끔찍했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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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개념의 창조,
‘공상과학’ 장르의 표준을 제시한 『타임머신』 19세기 영국 산업사회의 계급 불평등과 인류의 운명을 예리하게 성찰한 H. G. 웰스의 『타임머신』. 이 소설은 단순한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130년 전인 1895년 웰스는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며, 과학이 열어줄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인류는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책 속에서 끊임없이 물었다. 그리고 그의 물음은 지금도 유효하다. 초판 출간 이후, 이 작품은 ‘시간 여행’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대중문화에 도입한 기념비적 소설로 평가받아 왔다. 영화와 드라마, 만화, 게임 등 다양한 매체에서 꾸준히 각색되어 오늘날까지도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일찍이 『1984』의 저자 조지 오웰은 “H. G. 웰스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세계와 사상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오웰의 작품 세계를 보건대, 아마도 웰스의 사회구조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지식인으로서 비판적인 시각을 높이 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타임머신』에는 웰스의 이러한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아마도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열세 살부터 포목상 도제, 초등학교 교생, 약제사 조수, 백화점 견습사원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생계를 해결한 그의 이력이 그의 세상 보는 눈을 넓혔을 수도 있다. 런던대학 졸업 뒤에 생물학 강사 생활을 하던 그는 전업작가로 나선 뒤, 『타임머신』에서 SF의 환상성, 기괴함, 섬뜩함을 탁월하게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이야기 전개가 허황되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의 탄탄한 과학적 상식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그가 드넓은 미래의 우주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학에서 전공한 생물학, 동물학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과학적 상식이 바탕이 되었다. 그의 소설이 고급스러운 과학소설로 읽히는 이유이다. SF의 고전을, 원문 그대로의 감동으로 읽는다 『타임머신』의 번역은 3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되었다. 이정서 번역가는 원문의 서술구조를 해치지 않고 충실히 직역하며, 원작의 생생한 리듬을 그대로 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는 『타임머신』을 옮기며 왜 웰스가 SF의 선구자로 불리는지, 왜 그가 조지 오웰 등 후대 작가들에게 사상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새삼 느꼈다고 한다. AI가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전기차와 무인 자동차가 거리를 달리며, 민간 우주선이 화성에 도달하는 시대에도 웰스의 『타임머신』은 여전히 낯설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과학이 열어 줄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타임머신』은 19세기의 상상력으로 21세기를 꿰뚫으며, 우리들에게 다시금 인간과 문명의 본질을 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