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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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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연애

책소개

목차

작가 소개

그와 그녀
다락방이 있는 집
사랑에 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2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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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 Чехов, 1860∼1904)는 러시아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 도시인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파벨은 항구도시 타간로크에서 잡화점을 운영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새벽 기도와 성가대 활동을 강요했는데, 그것이 작가의 유년 시절의 지각(知覺)을 지배하게 된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파산해 온 가족이 모스크바로 떠난 후 체호프는 타간로크에 혼자 남았다. 이때부터 체호프는 독립심과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학비를 벌며 공부하던 그는 고학으로 중등학교를 마친 뒤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 Чехов, 1860∼1904)는 러시아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 도시인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파벨은 항구도시 타간로크에서 잡화점을 운영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새벽 기도와 성가대 활동을 강요했는데, 그것이 작가의 유년 시절의 지각(知覺)을 지배하게 된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파산해 온 가족이 모스크바로 떠난 후 체호프는 타간로크에 혼자 남았다. 이때부터 체호프는 독립심과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학비를 벌며 공부하던 그는 고학으로 중등학교를 마친 뒤 1879년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단편소설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 의사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에 나섰다. ‘안토샤 체혼테’, ‘내 형의 아우’, ‘쓸개 빠진 남자’와 같은 필명으로 생계를 위해 유머 잡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 단편들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품들이 대부분이었다. 1885년 12월 체호프는 레이킨의 초대를 받아 페테르부르크로 가게 된다.

거기서 드미트리 바실리예비치 그리고로비치와 알렉세이 세르게예비치 수보린을 알게 된다. 1884년 의사 자격을 얻은 후 결핵을 앓는 와중에도 의료 봉사와 글쓰기를 병행하며 풍자와 유머가 담긴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리고로비치는 체호프의 『사냥꾼』을 읽으면서 그의 위대한 재능이 소모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이 무렵 그에게 당대 최고의 작가 그리고로비치가 천재적인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문학에 집중하라는 조언의 편지를 보내 온다.

이 충고 이후 1887년 봄 무렵부터 체호프는 이전과는 다른, 보다 객관적인 작가로 변모하게 된다. 한편으로 수보린은 체호프에게 고정 지면을 내주었고, 경제적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그의 경제적 후원 덕택에 체호프는 원고 마감 시간과 주제의 제약과 같은 현실적 부담에서 벗어나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황야』, 『지루한 이야기』, 『등불』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되었고, 30세 때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기점으로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다루며 사회 활동에도 참여하였다.

이후 작가로서의 자각을 새로이 하여 단편집 『황혼』(1887)으로 푸슈킨상을 받고 희곡 『이바노프』(1887), 중편소설 『대초원』(1888)을 발표하며 그동안의 스타일에 작별을 고했다. 1890년에는 사할린 섬으로 가 당시 제정 러시아의 유형 제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에 관한 르포르타주 『사할린 섬』(1895)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대중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으며, 사할린에서 만난 하층민 유형수들과 정부 제도의 부조리는 이후 발표되는 그의 작품이 민중의 삶에 더욱 밀착하는 계기가 되었다.

1892년 모스크바 근교의 멜리호보에 정착한 작가는 왕성한 창작열로 『6호실』(1892), 『문학 선생』(1889∼1894), 『롯실트의 바이올린』(1894), 『대학생』(1894), 『3년』(1895), 『다락이 있는 집』(1896), 『나의 삶』(1896), 『갈매기』(1896), 『농군들』(1897)과 같은 후기 걸작들을 집필했다.

한편으로 농민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톨스토이, 코롤렌코와 함께 기근(饑饉)과 콜레라 퇴치 자선사업을 펼쳤으며, 학교와 병원 건립 등 사회사업에도 참여했다. 1898년 지병인 결핵이 악화되어 크림 반도의 얄타로 이사한 체호프는 우울과 고독 속에서 나날을 보냈는데, 모스크바 예술극장 여배우 올가 크니페르와의 결혼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 그는 『용무가 있어서』(1899), 『사랑스러운 여인』(189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1899), 『바냐 외삼촌』(1899), 『골짜기에서』(1900), 『세 자매』(1901), 『약혼녀』(1903) 등을 발표했다.

1904년 1월 17일 체호프의 생일에 초연된 [벚나무 동산]과 창작 25주년 축하연은 그에게 무한한 기쁨을 주었지만, 그의 건강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같은 해 6월 독일 바덴베일레르(Баденвейлер)로 아내 올가 크니페르와 요양을 떠나 거기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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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아버지와 아들』, 『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 역사』 등 9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서로는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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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02g | 100*160*15mm
ISBN13
9791194706250

책 속으로

사람들은 이 사악한 여자를 왜 사랑하냐고 묻습니다. 사실 이 여자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미움받을 가치조차 없습니다. 그저 무관심과 무시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할 겁니다. 그녀를 사랑하려면 제가 되거나 미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둘은 같은 얘기죠.
--- p.18 「그와 그녀」 중에서

처음으로 팔을 들어 올리고 입을 열 때 그 찢어진 작은 틈새는 커다란 눈동자로 변하고 광채와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이토록 매력적인 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겁니다. 제 아내인 그녀‘가 노래를 시작할 때, 첫 음절이 공기 중에 울려 퍼질 때, 그 신비로운 소리가 제 어지러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때, 그때 제 얼굴을 봐주십시오. 그러면 제 사랑의 비밀이 드러날 것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저는 옆자리의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그들은 “네,”라고 답하지만 저한테는 그걸로 부족합니다. 혹시라도 이 놀라운 여성이 제 아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 없애버리고 싶죠. 저는 이렇게 과거를 모두 잊고 오로지 현재만을 살아갑니다.
--- pp.22-23 「그와 그녀」 중에서

제가 저 사람을 사랑하냐고 물으셨죠? 네, 가끔은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신만이 아시겠죠.
--- p.25 「그와 그녀」 중에서

벨로쿠로프는 ‘에에’ 소리를 길게 끌면서 세기의 질병인 비관주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확신에 찬, 마치 논쟁을 벌이는 듯한 말투였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한 사람의 말을 그렇게 듣는 것보다는 황량하고 단조로운, 불타버린 초원을 한없이 걷는 편이 덜 우울할 것 같았다.
“문제는 비관주의나 낙관주의가 아니네. 백 명 중 아흔아홉 명에게 지혜가 없다는 거야.” 내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벨로쿠로프는 이를 자기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화를 내며 가버렸다.
--- p.55 「다락방이 있는 집」 중에서

나는 이 분 정도 제냐가 달리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었다. 집에 가고 싶지 않았고, 가야 할 이유도 없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겨 서 있다가 조용히 되돌아섰다. 제냐가 사는 집, 사랑스럽고 소박하고 오래된 그 집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다락의 창문들이 다 이해해 주는 눈처럼 나를 바라보는 곳 말이다. 나는 테라스를 지나 테니스장 옆의 벤치에 앉았다. 어둠 속, 오래된 느릅나무 아래에서 집을 바라보았다. 제냐가 사는 다락방 창문에서 밝은 빛이 번쩍이다가 평온한 녹색 빛으로 바뀌었다. 램프에 갓을 씌운 것이다. 그림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드러움, 고요함, 그리고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차올랐다. 누군가에게 빠지고 사랑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었다.
--- pp.72-73 「다락방이 있는 집」 중에서

사랑에는 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법이니 모든 걸 다 밝혀내기란 불가능하고 나름대로 해석해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사랑에 대해 알려진 확고한 진실은 딱 하나, ‘그 비밀이 크도다’이겠지요. 이외에 사랑에 대한 글이나 말은 모두 해답이 아니라 질문, 지금까지도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을 제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한 사례에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설명이 다른 열 개 사례에는 맞지 않죠. 그러니 일반화하려 하지 말고 각 사례를 개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 pp.81-82 「사랑에 관하여」 중에서

저는 불행했습니다. 집에서도, 들에서도, 헛간에서도 그 부인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젊고 아름답고 총명한 여자가 이미 마흔 살이 넘어 노인이나 다름없는 따분한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사는 비밀을 이해하려고 애썼습니다. 선량하고 따분한 그 남자, 건전한 상식만 늘어놓고 무도회나 파티에서는 명망 있는 이들 곁에서 아무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남자. 마치 팔려온 사람처럼 축 처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럼에도 부인에게서 자녀를 얻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그 남자의 비밀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어째서 그 부인이 제가 아닌 그 남자를 만났는지, 어째서 우리 삶에 그런 끔찍한 실수가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싶었습니다.
--- p.94 「사랑에 관하여」 중에서

근처에 아무도 없을 때 그는 네거리 광장이나 정원에서 갑작스레 부인을 끌어당겨 열정적으로 입을 맞추었다. 완벽한 여유로움, 누가 볼까 주위를 둘러보며 대낮에 나누는 짜릿한 입맞춤, 더위와 바다 내음, 좋은 옷을 갖춰 입고 한가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그는 부인이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지 말해주었고 참을 수 없는 열정에 사로잡혀 한 걸음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부인은 종종 생각에 잠겨 그가 자기를 존중하지 않고 전혀 사랑하지 않으며 추악한 여자로 여긴다는 점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 pp.121-122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중에서

어느새 기억은 소망이 되고 과거가 미래와 뒤섞였다. 안나 세르게예브나는 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눈을 감으면 바로 앞에 있는 듯 부인이 보였다. 전보다 더 아름답고 젊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그 자신도 얄타에 있던 때보다 더 멋있어진 듯했다. 저녁마다 부인은 책장에서, 벽난로에서, 방구석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부인의 숨소리와 옷자락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거리에서는 혹시 부인과 비슷한 여인이 없는지 찾느라 바빴다......
--- pp.127-128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중에서

도대체 이 여자는 왜 이토록 자신을 사랑하는 것일까? 전에 만난 여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그가 아닌, 상상 속에서 만들어내 평생 애타게 찾아 헤맸던 그런 모습을 사랑했다. 그리고 실수를 깨달은 후에도 여전히 사랑했다. 그와 함께 있어 행복했던 사람은 그중 단 한 명도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만났다가 사귀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그 역시 단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뭐라 이름을 붙이든 사랑은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머리가 세기 시작하는 지금에야 그는 난생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 pp.144-145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왜 지금 체호프인가?

체호프가 포착한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본질은 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영웅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로, 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사소한 선택에 망설이며, 고백하지 못한 감정에 오래 머문다.

그의 단편 문학은 거대한 서사 대신 일상의 작은 균열을 통해 인간의 깊은 감정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현재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불확실성과 관계의 피로가 깊어진 시대, 체호프의 섬세한 시선을 통해 삶을 다시 이해해 본다.

니케북스의 ‘불멸의 연애’ 시리즈
이룰 수 없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살아남은 얻은 100년 전 사랑 이야기


연애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경험으로서 문학 속에서 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니케북스 ‘불멸의 연애 시리즈’는 고전과 근대문학에 담긴 사랑의 모습들을 현대의 독자와 다시 마주하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시리즈는 연애를 단순한 낭만이나 감정의 발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제약, 개인의 욕망, 자유와 억압, 행복과 상처가 교차하는 장으로서 조명한다. 19~20세기의 작가들이 남긴 사랑의 서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사랑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연애를 둘러싼 인간 존재의 복합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문학 속 불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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