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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
열림원 2005.09.09.
원제
BRIAR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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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줍기

책소개

저자 소개 1

로버트 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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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Coover

1932년 미국 아이오와 주 찰스 시티에서 태어났다. 서던 일리노이 대학교와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1953년 인디애나 대학을 졸업하고 1965년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발표한 첫 소설 『브루니스트 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Brunists)』으로 최우수 처녀작 상인 윌리엄 포크너 상을 받았다. 이어 1969년에 출간한 단편소설 모음집 『요술 부지깽이』(원제 Pricksongs & Descants)에서는 동화나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 TV 프로그램, 신화, 성서 등의 내용을 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패러디하고 뒤틀면서
1932년 미국 아이오와 주 찰스 시티에서 태어났다. 서던 일리노이 대학교와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1953년 인디애나 대학을 졸업하고 1965년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발표한 첫 소설 『브루니스트 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Brunists)』으로 최우수 처녀작 상인 윌리엄 포크너 상을 받았다. 이어 1969년에 출간한 단편소설 모음집 『요술 부지깽이』(원제 Pricksongs & Descants)에서는 동화나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 TV 프로그램, 신화, 성서 등의 내용을 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패러디하고 뒤틀면서 메타픽션 기법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이후 발표한 소설들을 통해 미국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섰다.

현재 브라운 대학교 석좌 교수이며, 영국과 스페인에서 집필 활동을 하는 동시에 컴퓨터 게임을 이용한 하이퍼텍스트를 연구하고 있다. 그가 주도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소설 양식인 '하이퍼 픽션(Hyper-Fiction)'은 문자와 음향, 동영상 등을 결합하고 하나의 텍스트 안에 다양한 서사구조를 담는 양식으로, 일정한 시작도 끝도,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된 흐름도 없다. 독자가 화면에 나타난 아이콘 중에서 원하는 것을 마우스로 선택하여 시공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함으로써 저자와 창조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하이퍼 픽션의 특징이다. 또, 출판사 없이 온라인 상의 구매가 가능하며, 음악과 영상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저작으로는 『브루니스트 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Brunists)』, 『요술 부지깽이 』(원제 Pricksongs & Descants), 『공개 화형(The Public Burning)』, 『하녀 볼기 치기(Spanking the Maid)』, 『베니스의 피노키오(Pinocchio in Venice)』, 『잠자는 숲속의 공주(Briar Rose)』, 『유니버설 야구단(The Universal Baseball Association, Inc., J. Henry Waugh, Prop.)』, 『제럴드의 파티(Gerald's Party)』, 『영화 보는 밤(A Night at the Movies)』, 『계모(Step Mother)』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 다수가 영화화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영화로 각색된 작품으로 오비(Obie)상을 3회 수상했다. 1985년에는 『공개화형(The Public Burning)』 집필 과정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그 배경 가운데 하나인 한국을 찾은 바 있고, 2005년 5월 서울문학포럼 참석차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유수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가운데, 브라운대학교에서는 1979년부터 2012년까지 교편을 잡았다.

로버트 쿠버의 다른 상품

역자 : 이성원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에서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워즈워스, 콜리지, 밀턴에 관한 글과 함께, 〈인문학과 문학적 인식〉 〈목소리 · 자아 · 영상〉 〈자유론의 딜레마〉 〈해체의 철학과 문학비평〉 〈프로이트, 아직 무엇이 문제인가〉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31쪽 | 322g | 152*217*20mm
ISBN13
9788970634678

줄거리

가시덤불에 둘러싸여 누구도 섣불리 범접할 수 없는 아주 오래된 성, 그 안에서 1백 년 동안 잠자는 미녀 찔레공주(Briar Rose)와 성 안에서 유일하게 깨어 그녀를 보살피는 요정 노파, 그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려는 왕자의 모험이 뒤엉켜 있는 작품……. 공주의 침대는 1백 년에 걸친 월경이 덕지덕지 쌓여 있고, 먼지와 쥐로 가득 차 있다. 잠들어 있는 성을 둘러싼 빽빽한 가시덤불 속에는 숱한 세월 동안 성에 이르고자 했으나 실패한 왕자들의 해골들이 스산하게 널려 있다. 어쩌다가 성에 들어선 사람들은 왕자일 수도 있지만 술 취한 농부들일 수도 있고 그들은 모두, 잠자고 있는 공주를 범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공주의 침대 아래엔 그녀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아기들이 칭얼대고 있다. 때로 공주는 자신을 애무하는 손길에 쾌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오랜 세월 동안 고독하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상상일지도 모른다. 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주며 그녀를 돌봐주는 이는, 그녀를 마법에 걸려들게 한 장본인인 노파 요정뿐이다. 왕자는 해골과 가시덤불을 넘어서 성에 도달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무릅쓰지만 자신이 만날 여자가 이 모든 정열에 값하는 여자인지 의심하곤 한다. 공주를 잠에서 깨우고 왕국을 물려받은 이후에도, 바깥세상과 모험에 대한 그의 욕구는 계속된다.

출판사 리뷰

하이퍼 픽션은 문자와 음향, 동영상 등을 결합하고 텍스트 안에 다양한 서사구조를 담는 소설 양식이다. 독자가 화면의 아이콘 중에서 원하는 것을 마우스로 선택하여 시공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함으로써 저자와 창조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하이퍼 픽션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소설 양식을 최전선에서 작업하는 작가 로버트 쿠버는 1985년과 2005년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특히 2005년도엔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 ‘하이퍼 미디어 문학과 케이브―최첨단 컴퓨터 영상화 센터’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예술적 진취성의 본질은 기술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규정되어왔다”고 역설한 바 있다.
로버트 쿠버는 《계모》라는 작품 속에도 그림 형제의 동화들에서 ‘계모’라는 키워드로 모든 이야기를 끌어모은 뒤 한꺼번에 뒤집어 여성 문제와 성장을 주제로 다루었다. 그의 모든 작품들이 그러하듯 섬세하고 치밀하게 묘사된 《영화 보는 밤》은 커팅, 디졸브, 리플레이 등 영화 기법을 풍부하게 실험한 작품이다. 그가 재직 중인 브라운대학은 하이퍼 픽션의 선구적 공간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곳에서 ‘케이브(CAVE· 최첨단 컴퓨터 영상화 센터로 벽이 대형 스크린으로 돼 있는 가상 현실 랩)’를 주관함으로써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돕고 있다.
“컴퓨터 게임과 문학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그는, 모든 문학작품은 기본적으로 지적 게임이고 놀이의 장(場)이며, 존재론적 의미를 상실할 때 삶은 곧 게임이 된다고 주장한다. 로버트 쿠버는 디지털 혁명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문학과 만났을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 기술이 반드시 문학의 질과 배치되는 가치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독자와 작가 사이가 가까워지고 자유로워진다는 것, 텍스트의 제작과 배포 등에 드는 비용이 저렴해지고 전체적으로 날렵해지며 큰 생동감과 자극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열림원 ‘이삭줍기 시리즈’ 열다섯 번째 작품인 《잠자는 미녀》를 통해, 사이버공간 속에서 멀티미디어 문학의 미래를 찾아가는 작가 로버트 쿠버의 작품을 한국의 독자들이 종이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전세계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발휘했으며 또한 수많은 독자들을 열광시켰던 그의 작품은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조망하게 하는 탁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동화 다시 쓰기와 탈신화

동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이야기의 줄거리에 거역할 수 없다. 왕자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성벽을 기어 올라가 공주에게 입맞추도록 되어 있고, 백 년 동안 잠자던 공주는 그 입맞춤으로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만약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이러한 ‘예속된 상황’을 스스로 ‘의식’하게 된다면? 로버트 쿠버는 얼어붙은, 그 각질로 덮인 신화를 깨고 동화 속 인물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신화화된 이야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내가 자고 있었든지 아니면 깬 채로 누워 있었는데, 내 방에 거위가 툭 떨어지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당신은 결코 깨어나지 못할 것이오, 하고 말예요. 그랬소? 그는 그를 이곳에 오게 만든 모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제 나는 내 이름을 남긴 건가? 그렇다면 그게 과연 뭐란 말인가? 아니면 혹시 내가 딴 성에 온 건 아닐까? 그녀가 말한다. 당신과 한방에 앉아 있어도 나는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러자 그는 그의 생각이 다른 데로 흘러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안하오, 여보. 그가 말한다.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말해보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그녀는 아무런 감정 없이 대답한다. 그렇겠지, 그가 말한다. 당신이 요구하니 그건 당신 몫이오. -본문 중에서

상상력의 다양한 변주들

이 작품은 ‘잠자는 미녀’ 이야기에 대하여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버전들을, 공주·왕자·노파 요정이라는 세 인물의 관점으로 나열하고 있다. 왕자의 관점도 그렇지만 공주의 관점은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 나아가서 ‘무의식의 흐름(즉 꿈)’의 모습을 띤다. 노파 요정의 이야기는 온통 ‘잠자는 미녀’ 이야기의 변형들이다. 결국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를 다시 보게 만드는 역할을 맡는 셈인 이 노파 요정은 ‘이야기꾼’, 다시 말해 소설가의 또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꿈과 현실의 구분은 물론, 왕자의 판타지와 공주의 판타지조차도 뒤섞인다. 이야기를 가장 복잡 미묘하게 만드는 것은 노파 요정의 존재다. 노파가 말한다. “동일한 이야기를 백 년 동안이나 바꿔가며 하는 것도 쉽지는 않아.”

노파가 얘기한다. 그런데 결국 공주를 입맞추어서 깨어나게 만든 것은 그 왕자님이 아니었어. 아니라고요? 그럼, 결국 그녀는 약탈할 목적으로 성 안에 뛰어든 한 무리의 술 취한 농군들의 거친 손아귀에 들어갔단다. 믿을 수 없어요. 당연히 믿어야지, 노파가 말한다. 네가 믿고 안 믿고 할 게 아니란다. [……] 이건 너무 끔찍해요! [……] 물론 이 불한당 놈들이 잠자는 미녀를 깨웠을 때 성 안의 다른 모든 사람들도 잠에서 깨어났고, 화덕에서 타던 불이랑 벽에 앉아 있는 파리들까지도 깨어났단다. 잠에서 깨어난 기사들은 이 도적놈들을 붙잡아다가 각자 고놈의 못된 물건을 깨물어 먹게 한 다음 다른 하인들에 대한 본보기 겸 볼거리를 주려고 궁 안의 뜰에 교수형에 처해 매달아놓았지. 그런데 이런 조치가 결과적으로 곧 배가 산만큼 부를 불쌍한 공주를 과부로 만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거야. [……] 공주는 이 이야기가 명백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걸로 충분해요, 그녀가 외친다. 그녀는 깨어나고 싶다. 왜 하필 나지요? 그녀가 따진다. 왜 내가 그런 존재여야 하지요? 이건 불공평해요. -본문 중에서

다양한 우의적 의미를 담은 메타소설

로버트 쿠버는 이야기에 다양한 우의적 의미를 불어넣는다. ‘잠자는 미녀’를 깨운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구현해내고자 하는 인간의 모든 염원과 시도를 뜻하는 것일 수 있다. 수많은 ‘왕자’들이 이러한 시도를 했고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 상황은 역사에 대한 반추로 읽히기도 한다. 깨어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공주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역사란 매양 앞서가기만 하는 인간의 욕구를 결코 채워주지 못했다. “이루어지고 있어, 이루어지고 있어” 하고 조바심을 보이며 눈을 번쩍 떠보지만 결국 그것은 한낱 환상이었음을 역사는 반복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는가? 그런가 하면 쿠버는 “그리고 내내 행복하게”라는 꿈의 의미를 되새김한다. 언젠가 닥쳐올지 모를 사랑의 결합에 대한 회의(“이 사람이 내가 원하던 그 사람이었던가?”). ‘행복한 삶’이라는 것에 따르는 권태, 이에 따라 또 다른 ‘잠자는 미녀’를 찾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어하는 왕자(“내가 성을 제대로 찾아오긴 한 건가?”), 그런 왕자에게 실망하여 냉담과 무기력증에 빠지는 공주……. 이런 식으로 패러디와 알레고리를 주요 수법으로 구사하는 이른바 메타소설이랄 수 있는 《잠자는 미녀》에는 이야기 진전이 없다. 왕자는 끝까지 가시덤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으며, 그런 상태에서 갖가지 공상을 하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의 전부다. 잠자는 미녀는 이제나저제나 자신이 깨어나는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그리고 그동안 온갖 방식의 깨어남을 꿈꾸지만, 그녀에게 깨어남이란 없다. 어떤 깨어남은 차라리 악몽과도 같아서 차라리 잠들어 있는 편이 낫고, 그래서 그 깨어남으로부터 도피한다. 왕자가 헤어나지 못하는 ‘가시덤불’은 동화의 주인공들이 처한 이러한 서사적 위치에 대한 은유처럼 읽힌다. 메타소설이라는 용어는 다름 아닌 이러한 사유의 가능성을 전면에 제기하는 소설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주문에 걸려든 그녀에게 온전한 자아에 대한 동경은 그녀가 아는 분노나 욕망의 전부이다. [……] 대관절 그 무엇이 그녀를 다시 온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아니 ‘온전하다’는 것은 무얼까? [……] 그런 중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그놈의 물렛가락에 찔리고, 아무리 화를 터뜨려도 도저히 깨어나지 않는 절망을 잉태하는 것이었다. [……] 요정의 주문은 그녀를 앞으로 올 것에 대해 가슴 졸이며 기다리도록 만든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결코 될 수 없는 것을 영원히 재연(再演)하도록 만든 데 있기 때문이다. 이토록 잔인한 자신의 운명에 대해 그녀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그녀는 다시 눈을 뜨게 되는 것 같고, 또 다른 왕자님이 피투성이로, 그러나 의기양양하게, 그녀의 머리맡에 다다르는 광경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그를 맞아들인다. 그러지 않을 수 없다. 무슨 일이 닥치든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그녀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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