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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bert von Chami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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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즉시 다시 말했다.
"저는 주머니 안에 많은 물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결코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 겁니다. 물론 당신의 소중한 그림자에 비하면 아무리 높은 가격의 물건도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말입니다." 그 말을 듣자 나는 다시 냉정해졌다. 왜냐하면 그 주머니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째서 그를 보고서 '이 양반아'라고 칭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다시금 말을 가다듬으면서 나는 가능한 한 정중한 자세로 분위기를 바꾸어보려고 했다. "저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저는 도저히 당신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군요. 제가 어떻게 제 그림자를……" 그는 내 말을 가로막으면서 말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즉시 당신의 고귀한 그림자를 들어올려서 제게 집어넣을 수 있도록 허락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제 문제입니다. 그러면 그 대가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한다는 의미에서 저는 이 주머니 안에 갖고 있는 온갖 잡동사니 물건 중 하나를 당신께서 마음대로 선택하실 수 있는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여기 보물 상자를 여는 데 필요한 진짜 마법의 뿌리와 만드라고라 뿌리가 있습니다. 또한 동으로 만든 마법의 동전, 마법의 은화, 롤랑 크나펜의 수건, 병 속의 악동 등이 있습니다. 아니, 그런 것은 당신께 하찮은 물건일지도 모릅니다. 더 좋은 물건이 있습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행운의 모자가 어떨까요. 새것인데 지니고 다닐 수 있도록 막 수선을 끝낸 것입니다. 아니, 그것보다 옛날에 유명했던 원 모양의 행운의 자루는 어떨까요?" "행운의 자루!" --- pp.2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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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세계 문학을 벗어나서
기존에 소개되었던 세계 문학 시리즈는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을 선별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나 천편일률적으로 대작가들의 대표작들만을 고집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문학적 교양을 쌓으려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토양이 될 만한 작품들을 엄선해 주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여러 출판사들의 선별 기준이 대동소이하여 중복 출판되는 경향이 많았으며, 또한 세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면서도 정작 문화적 이질감이나 그 나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명작들은 제외시킨 절름발이 세계 문학이었다. 이에 열림원 출판사는 '이삭줍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동안 놓쳤던 명작들을 골라 재발견하려는 생각에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 시리즈는 좀더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세계 문학을 볼 수 있게 해주며, 다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텍스트를 각 분야 전공자들의 실력 있는 번역문으로 읽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삭줍기 시리즈'는 기성의 고전 작품 시리즈엔 제외됐던 문학·사상서들을 많이 포함시켜 차별화를 꾀하였다. 근 · 현대를 겪어오면서 우리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고 비이성적이고 환상적인 것들을 배제하는 데 익숙해 왔다. 이는 인문학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비이성적이고 환상적인 것은 인문학으로 포함시키기조차 꺼려질 정도로 저급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문학을 있게 하고 그 정신적 바탕이 되었던 한 부분으로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문학의 모태이자 원형을 신화에서 찾을 수 있듯이 말이다. 이에 '이삭줍기 시리즈'에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이런 비주류 장르의 주요 작품들을 찾아내서 다수 포함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1차분의 출간 도서 5권 중 『야자열매술꾼』『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또한 '이삭줍기 시리즈'는 그 뛰어난 문학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잘 소개되지 않은 제3세계의 작품들을 다수 포함시켜 조명하려 했다.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그동안의 세계 문학 독서의 편중을 바로잡고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에서이다. 1차분의 출간 도서 중 『야자열매술꾼』『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각각 나이지리아, 팔레스타인의 대표 작품들이다. 아울러 서구 중심의 문학·사상사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추후 동양의 고전 작품들, 사상서들을 함께 포함시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