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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사|책머리에
여는 글 17 제1장 황국사관 31 1. 뿌리와 요소, 노리나가 국학 32 1) 뿌리: 기기 신화와 그 흔적들 32 2) 요소: ‘임나 부흥’ 기사 41 3) 노리나가 국학의 황국사관과 논쟁 43 2. 근대적 변질 60 1) 노리나가 국학의 계승자들 61 2) 식민사관의 개발: 시라토리 구라키치의 실증 사학 67 3) 식민사관과 천황제 국가주의: 도쿠토미 소호의 사상 편력 72 3. 현대적 변질 76 제2장 병학 사고 85 1. 근대 이전 86 1) 일본화된 병학, 병학 사상과 무사도 86 2) 근세 일본의 병학 사상 89 3) 근세 일본의 병학과 주자학 98 2. 근대적 변질 114 1) 일본 병학의 성행과 근대적 변질 115 2) 서양 병학의 수용과 일본 병학의 행방 120 3) 무사도의 근대적 변질 127 3. 현대적 변질 136 제3장 혐한 성향 145 1. 뿌리와 계보 148 1) 뿌리: ‘신라 정벌’ 기사 148 2) 계보: 고대에서 근세까지 152 2. 근대적 변질 155 1) 후쿠자와 유키치의 혐한 성향 156 2) 한국 강점에 이르는 시기 169 3. 현대적 변질 178 닫는 글 188 |
Kim Bong-Jin,金鳳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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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사관의 뿌리는 기기 신화에 있다. 기기 신화는 ‘가라 지우기, 바꿔치기’라는 조작·왜곡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지우기’를 해도 흔적마저 지울 수는 없다. ‘바꿔치기’를 해도 흔적을 숨길 수는 없다. 어딘가, 누군가로 바꿔칠 뿐 흔적은 남는다. 기기 신화에 감춰진 흔적은 주로 가라=대가야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핵심은 이렇다: 기기 신화의 ‘하늘’은 가라를, ‘가미(神), 미코토(尊, 命)’는 가라계 지배층을 표상한다.
--- p.32 황도론은 황조신론과 짝을 이룬다. 노리나가는 “황조신은 선도 있고 악도 있고, 소행(所行)도 이에 따를” 뿐이니 “리(理)로는 추측할 수 없다.”(54)고 논한다. 선악 판단의 기준인 리를 배제한 셈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기기에는 황조신, 천황의 악행 기록이 널려 있다. 그래서 선악 판단을 막아야 황도는 바른 도라고 강변함과 함께 절대복종의 논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 p.49 근대 일본은 전통 병학과 서양 군사학을 접목해 침략 성향을 더 강화한 병학을 만들어 나간다. 동시에 병영 국가의 전통을 계승해 천황주의, 군국주의, 파시즘 국가를 건설해 나간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병학, 병학 사고는 근대적 변질을 거듭한다. 그리고 근대 국가 건설의 성공과 ‘침략, 만행의 역사’라는 실패를 경험한다. 그 ‘성공 속 실패’의 역사는 성찰, 해체 대상이건만 오히려 은폐, 옹호 등을 통해 지금껏 변태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 p.115 일본 병학의 특성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자. ① 궤도에 입각한 모략, 사술, 권모술수 등을 지모, 책략으로 드높인다. ② 성악설과 죽음·죽임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입각한다. ③ 맹목적 복종심을 강요한다. 따라서 보편·공공의 도리, 옳고 그름 등 가치 판단 기준은 발붙이기 어렵다. 이런 특성은 일본인 특유의 인간관, 정치관, 세계관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병학 사고는 이항대립, 강약약강 사고이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방편주의, 상황주의 사고요, 쓸모, 실리를 꾀하는 실용주의, 공리주의 사고이다. 특히 일본화된 병학 사고는 (숲을 보는) 전략 사고가 아니라 (나무만 보는) 전술 사고에 가깝다. 이런 병학 사고의 전통과 유산은 오늘날 일본 정치, 사회, 문화 등 분야 곳곳에 계승되어 있다. --- p.140~141 ‘여는 글’에서 말했듯 혐한 성향의 뿌리는 기기의 ‘신라 정벌’ 기사에 있다고 본다. 그 씨앗은 신라 혐오이다. 그 배경에는 신라가 천황계 왜의 〈뿌리 나라〉인 가라=대가야, 백제를 멸망시켜 갔던 일련의 역사가 있다. 천황계 왜의 가라계, 백제계 세력에게 신라는 망국의 한을 안겨준 ‘밉고 싫은’ 나라이다. 그 한을 어떻게든 풀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신라 정벌’의 ‘헛된’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다. 이것이 혐한 성향의 뿌리가 된 ‘신라 정벌’ 기사이다. --- p.148~149 혐한 성향의 변태가 출현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1990년대부터 불거진 역사 문제이다. 한·일 간에는 종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 문제가 외교 현안으로 불거진다. 이로써 역사 문제 해결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이를 살려서 ‘사죄와 용서’가 상통하는 역사 화해의 길로 나가야 하건만 역사의 간계는 오히려 역행의 길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껏 일본을 배회하고 있는 ‘불행한 역사’의 망령을 덮어쓴 채 새롭게 변태된 혐한 성향이 출현한 것이다. --- p.181 일부 학자는 ‘반일 종족주의’라는 궤변을 지어낸다. 그 궤변은 우리 안의 그릇된 친일 DNA, 혐한을 표상한다. 역사적 사실의 조작·왜곡은 물론 한국(인)에 대한 멸시, 편견, 차별 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국 혐오도 타국 추종 의식도 터 잡고 있다. 나아가 일본 보수-우익의 일본적 DNA, 근대주의, 오리엔탈리즘, 인종주의, 식민주의 따위와 야합·동조하는 심리가 의식하든 못하든 깔려 있다. --- p.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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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사관, 병학 사고, 혐한 성향으로 파헤치는 ‘일본의 마음’
“오늘날 일본의 우경화와 혐한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근현대 한일 관계 속 일본, 일본의 마음』은 일본의 역사와 한국 인식을 관통해온 사고 성향을 ‘황국사관’, ‘병학 사고’, ‘혐한 성향’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오늘날 반복되는 한일 역사 갈등의 원인을 식민지 지배라는 근현대의 경험에서만 찾지 않는다. 일본 고대의 신화와 역사 서술에서 시작해 근세의 국학과 병학, 근대의 식민사관과 군국주의, 현대의 우경화와 혐한까지 시야를 넓혀 시대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이어져온 일본의 사고와 역사 인식을 추적한다. 이때 ‘일본의 마음’은 일본인의 성격을 하나로 규정하는 말이 아니다. 저자는 일본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여러 사상과 가치 가운데 한일 관계를 뒤틀리게 한 역사 인식과 사고의 계보에 주목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해체’함으로써 미래의 한일 관계를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 황국사관은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떻게 변질되었는가 1장 「황국사관」은 일본이 천황을 중심으로 이어져왔다는 일본 중심주의적 역사관의 뿌리와 변질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가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고사기』와 『일본서기』, 이른바 ‘기기(記紀)’의 신화와 역사 서술이다. 저자는 이 기록에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관계가 조작·윤색되거나 은폐·왜곡된 흔적이 있다고 보고 이를 ‘가라 지우기, 바꿔치기’라는 말로 설명한다. 이러한 역사 인식은 근세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에 이르러 황국사관과 황도론으로 구체화되었다고 본다. 근대에 들어 황국사관은 실증 사학의 외형과 결합해 식민사관으로 변질된다. 저자는 시라토리 구라키치의 타율성론과 반도사관, 도쿠토미 소호의 국가주의와 팽창주의 등을 통해 일본 중심적 역사 인식이 식민지 지배를 뒷받침하는 논리로 발전한 과정을 살핀다. 패전 이후 억눌렸던 황국사관 역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자유주의 사관’과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일본 회의와 신도 정치 연맹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황국사관의 현대적 변질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무사 사회를 지배한 ‘병학 사고’는 무엇을 남겼는가 2장 「병학 사고」는 일본 사상사를 이해하기 위해 신도·불교·유학뿐 아니라 ‘일본화된 병학’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에서는 가마쿠라·무로마치 시대에서 도쿠가와 시대까지 약 700년에 걸쳐 무사 계급의 지배가 이어졌다. 저자는 이러한 환경에서 병학이 단순한 군사 기술을 넘어 통치와 인간관계, 사회질서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를 위해 하야시 라잔, 야마가 소코, 오규 소라이 등 근세 사상가들의 병학을 검토하고, 유교와 주자학이 무사 사회와 막번 체제 속에서 어떻게 일본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병학은 서양의 군사기술과 만나 또 다른 변화를 겪는다. 사토 노부히로와 요시다 쇼인의 병학 사상에서 메이지 시대의 군제 개혁과 「군인 칙유」, 러일전쟁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며 전통적 병학이 근대 군사주의와 결합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무사도 역시 처음부터 충성·명예·희생을 강조하는 완성된 윤리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막말과 메이지 시대를 거치면서 근대국가에 필요한 가치와 결합해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병학과 무사도의 전통이 근대 일본의 군국주의·식민주의·제국주의와 어떠한 관계를 맺었는지를 묻는다. 고대의 ‘신라 정벌’에서 현대의 혐한까지 3장 「혐한 성향」에서는 한국을 싫어하거나 미워하고, 얕보거나 차별하는 인식의 역사적 계보를 추적한다. 저자는 ‘혐한’이라는 용어는 현대에 등장했지만 그와 유사한 사고 성향의 뿌리는 훨씬 오래되었다고 보고, 『고사기』와 『일본서기』의 이른바 ‘신라 정벌’ 기사에 주목한다. 저자의 해석에 따르면 그 배경에는 가라=대가야와 백제의 멸망을 둘러싼 고대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관계가 놓여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신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후대에 변형되어 계승되었다. 근대에는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계몽사상가들의 조선 인식을 통해 혐한 성향이 새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서양을 ‘문명’의 기준으로 삼고 아시아를 그보다 뒤처진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 속에서 조선 역시 개화되지 못한 대상으로 규정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의 전통적 사고가 서구에서 유입된 ‘문명 대 야만’의 구도와 결합하면서 대외 팽창과 침략을 정당화하는 세계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전후에도 혐한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류를 통해 양국 시민의 문화적 교류가 확대되는 한편 역사·정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혐한 담론이 반복되는 현상에 주목하며, 저자는 이를 현대에 갑자기 등장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마다 형태를 바꾸어온 역사적 사고 성향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뒤틀린 역사를 ‘해체’하는 것이 화해의 출발점이다 『근현대 한일 관계 속 일본, 일본의 마음』이 황국사관과 병학 사고, 혐한 성향의 계보를 추적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일본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뒤틀린 역사의 ‘해체’이다. 여기서 해체란 조작과 왜곡, 멸시와 편견, 차별로 굳어진 역사 서술을 파헤치고 바로잡는 작업을 뜻한다. 그 대상 역시 일본사에 한정되지 않는다. 한국사를 비롯해 중국사, 동아시아사와 세계사의 뒤틀린 부분 역시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 내부에 남아 있는 식민주의적 역사 인식과 ‘그릇된 친일’ 역시 비판의 대상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반일’의 의미도 다시 묻는다. 그가 말하는 반일은 일본과 일본인을 무조건 미워하는 감정이 아니라 일본의 ‘그름과 나쁨’을 비판하고 ‘옳음과 좋음’을 인정함으로써 양국이 보편적이고 공공적인 가치 기준을 공유하려는 태도다. 결국 역사 문제를 바로잡는 목적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 한일 우호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있다는 것이다. 황국사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질되었는가. 무사 사회의 병학은 근대 군국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 고대의 한국 인식은 왜 근대의 조선 멸시와 현대의 혐한으로 이어졌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긴 시간축 위에 놓고 오늘날 한일 관계의 밑바탕에 자리한 역사 인식과 사고의 구조를 들여다본다. 과거를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는 것, 저자는 바로 그 작업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와 화해의 가능성을 찾는다. “실패한 근대라는 통념을 넘어, 대한민국의 형성과 성장을 새롭게 읽는다” [근현대 한국사 새로 읽기] 7권 8책은 한국 근대와 현대를 하나의 연속된 역사적 흐름으로 읽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형성된 과정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교양·학술 총서이다. 우리 역사에서 근대는 종종 식민지화와 국권 상실로 귀결된 ‘실패한 역사’로 이해되어왔다. 이 때문에 근대와 현대를 함께 조망하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통념을 넘어 대한제국과 독립운동,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는 물론, 시민사회와 과학기술, 음악과 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를 움직여온 다양한 역사적 동력들을 하나의 시야 안에서 살펴본다.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연구자들은 한국 근현대사를 정치사 중심의 서술에 머물지 않고 외교, 사상, 문화, 예술, 과학기술, 시민사회의 성장 과정까지 확장하여 해석한다. 이를 통해 식민주의 역사관과 냉전적 인식을 넘어 한국 사회가 축적해온 역량과 창조성, 그리고 세계 속에서 형성해온 문화적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근현대 한국사 새로 읽기』 시리즈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한국인이 만들어온 변화와 성취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한 새로운 역사 읽기의 길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