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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 담긴 세계사
나폴리에서 뉴욕과 할리우드까지, 한 조각의 피자가 바꾼 300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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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서문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의 세계사
프롤로그 나폴리 아니면 뉴욕?

1부. 나폴리에서

신화의 기원: 나폴리의 기근
나폴리 피자 장인들과 피제리아: 주역과 화덕
나폴리 피자의 명암: 피자를 둘러싼 초기 이야기들
마르게리타 피자, 숨겨진 진실: 왕실과 얽힌 이야기
나폴리 요리법의 미스터리:
기록이 말해주지 않는 숨겨진 이야기들
나폴리를 넘어서: 이탈리아에 퍼진 첫 번째 물결

2부. 피자와 피자 아닌 것

피자 이전의 피자: 아이네아스의 빵에서 피아디나까지
피자가 아닌 피자들: 달콤한 피자, 스폴리아타 피자,
루스티카 피자, 프리타 피자

3부. 피자 행성

플래닛 피자: 바다를 건넌 피자의 여정
미국의 피자 장인과 피제리아: 초기 나폴리 개척자들
샌프란시스코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사이의 피자:
아메리카 대륙의 여정
세계의 요리법: 전 세계를 가로지르는 피자
역방향의 여정: 피자, 이탈리아로 돌아오다
전통의 발명: 그리고 ‘피자 효과’ 현상
햄버거와 핫도그: 어떻게 음식이 미국적이 되는가
구대륙으로의 침공: 피자가 세계화될 때

부록
물에 관한 전설
피자를 먹는 방법
영화 속의 피자

맺는말 미래의 피자
감사의 말
미주

저자 소개 2

저루카 체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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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 Cesari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음식 역사학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미식 전문지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유력 경제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음식과 미식의 역사를 연구하며, 특히 오늘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명한 요리들이 언제,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음식 문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전문가로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8개국에 수출된 《파스타의 짧은 역사(A Brief History of Pa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음식 역사학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미식 전문지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유력 경제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음식과 미식의 역사를 연구하며, 특히 오늘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명한 요리들이 언제,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음식 문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전문가로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8개국에 수출된 《파스타의 짧은 역사(A Brief History of Pasta)》가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어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비교 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이탈리아 대사관 주관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주는 국가 번역상을 수상했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 조교수를 지냈어요. 옮긴 책으로 『너에게』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한가요?』 『네가 찾아올 때까지』 『행복을 선물해요 : 친절』 외 여러 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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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125*210*24mm
ISBN13
9791124272930

책 속으로

피자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음미하려면 요즈음의 피자가 맛있다거나, 또는 20년 전의 피자가 훌륭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는 피자의 유구한 역사를 반드시 떠올려봐야 할 것이다. (...) 피자의 기원, 수 세기에 걸쳐 꾸준하게 이어져 온 전통,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유대는 피자 반죽에 빠져서는 안 될 구성 요소와도 같다. 우리가 피자를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느끼게 되는 일종의 추가 재료처럼 말이다. 피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정체성이 뚜렷한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피자는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서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피자의 가장 확실하고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역사적인 측면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개 진실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는 서사에 만족하고 만다. 이 책은 지난 수 세기 동안 탄생한 요리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상징적이며 사랑받는 음식에 바치는 애정 어린 헌사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피자의 놀라운 성공 과정을 차근차근 되짚어보면서 이를 조명하고자 한다.
---「서문」중에서

오늘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피자는 사실상 미국식 피자다. 이탈리아 피자와 나폴리 피자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초기 나폴리식 피자는 반죽이 지금보다 더 두툼했고 크기도 비교적 작았다. 무엇보다 오늘날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 토핑을 얹었다. 물론 현재의 피자와 어느 정도 유사한 형태도 있었지만, 재료는 훨씬 소박했다.
토마토와 치즈를 올린 피자, 말하자면 마르게리타 피자의 원형이라 할 만한 피자는 미국의 영향이 미치기 전에 나폴리에 존재했다. 다만 수많은 종류의 피자 가운데 하나였을 뿐, 당시 가장 유명한 피자는 아니었다. 그러다 대서양을 건넌 뒤에는 이 피자의 토핑이 다른 재료들을 거의 밀어내고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으며, 바로 그곳에서 성공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은 유전적 병목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미국에 이미 보급되어 있었고 현지 이탈리아계 공동체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통조림 토마토, 올리브유, 잘 녹는 치즈 같은 재료와 만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이렇게 자리 잡은 피자가 다시 구대륙과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면서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나폴리에서 만들어지는 피자에도 영향을 미쳤고, 마침내 명실상부한 ‘피자’가 되었다.
---「프롤로그 —나폴리 아니면 뉴욕?」중에서

피자의 탄생
나폴리는 거대한 도시였지만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이는 곧 상당수 주민들이 집안에서 음식을 할 여건을 갖추지 못했으며, 집 앞 거리에서 임시방편으로 음식을 조리했음을 뜻한다. 이들은 대체로 고용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임금 수준이 상당히 낮았다. 이러한 경제 상황 때문에 사실상 채소 위주의 식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중심에는 곡물로 만든 음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층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왕국은 낮은 가격으로 통제된 밀과 올리브유를 도시에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 외의 채소류 또한 관세가 면제된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밀가루를 기본으로 하되, 올리브유와 채소 등 최소한의 재료만을 사용한 음식이 등장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특히 사람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길거리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게 조리된 형태여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이 시기에 훗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될 두 가지 특색 있는 음식, 즉 마카로니와 피자가 발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두 음식 모두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며 가격이 저렴하여 행인들에게 길거리 음식의 형태로 판매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음식 모두 나폴리라는 성곽 안에서 태어나 성장한 도시의 산물이었다. 그곳에는 풍성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원재료를 조달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광범위한 고객층도 늘 확보되어 있었다. 만약 이러한 두 가지 근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피자와 마카로니는 이탈리아의 다른 수많은 전통 요리들과 마찬가지로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도시는 중세 이래로 정치, 경제, 종교 권력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지역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미식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의 산실이자 전파지 역할을 해왔다.
---「신화의 기원 —나폴리의 기근」중에서

페라라에는 1936년 아르만도 오르수치가 문을 연 ‘오르수치 피자점’이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다. 루카 지방 출신인 그는 파도바에서 카스타냐초와 피자를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다가 이 도시로 이주했다. 이후 4대에 걸쳐 가게를 운영해온 이곳의 대표 메뉴는 여전히 병아리콩 요리인 ‘파리나타’와 ‘콘 오 센차’ 라고 불리는 피자다. 두 음식 모두 전통적인 장작 화덕 안에서 반드시 주석을 입힌 둥근 구리 팬에 구워내는데, 이는 오늘날에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과거의 마지막 흔적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피사, 루카, 리보르노 지방의 몇몇 유서 깊은 피제리아에서도 여전히 옛 방식 그대로 구리 루오토에 피자를 굽는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구운 피자는 반으로 접어 그사이에 파리나타 한 조각을 끼워 넣은 형태로 제공되며 사람들은 이를 들고 길을 걸으며 먹는다. 이탈리아에 이러한 형태의 피제리아가 오늘날 얼마나 남아 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나폴리를 넘어서—이탈리아에 퍼진 첫 번째 물결」중에서

피자 효과와 만들어진 전통
미국에서 선택된 피자의 특정 요소들은 세계로 퍼져 나갔고, 다시 이탈리아로 역유입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피자의 전형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피자를 하나의 생물 종으로 가정한다면, 이를 생물학의 유전적 부동 개념과 비교해볼 수 있다. 이는 개체 수가 제한된 집단에서 우연한 사건이 유전자 빈도에 뚜렷한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이다. 피자의 경우, 이민자 집단이라는 한정된 환경 속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들이 불균형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본래 존재하던 피자의 다양한 유전적 다양성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즉,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모델로 수렴되며 고착화된 것이다. 전후 이탈리아에 재유입된 피자는 토핑, 모양 및 소비 방식에서 미국식을 따랐으며, 이는 기존 나폴리 전통과는 다른 스타일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적인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나폴리 피자조차 이러한 모델에 적응했고, 이를 전통적인 피자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받아들여졌다. 사실 진화에 부자연스러운 것이란 없으나, 현재의 피자가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형태와 교배하여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전통의 발명—그리고 ‘피자 효과’ 현상」중에서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 르네상스 시대의 달콤한 요리법을 시작으로 수 세기 동안 수십 가지의 나폴리 피자 조리법이 시대에 따라 교체되며 계승되어 왔다. (...) 피자가 현재의 예술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진화 중인 이 요리법을 개선하고자 헌신해 온 무수히 많은 전문가들 덕분이다.
피자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면, 아무리 전통적인 음식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형태 변화를 거쳐왔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한 세기 전의 나폴리 피자를 직접 마주한다면, 아마 그것이 지금의 피자와 같은 음식임을 알아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더 멀리 뒤를 돌아볼수록, 더 멀리 앞을 내다볼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역사가의 시선이 미래의 안개를 꿰뚫어 보는 일은 드물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지점까지 피자의 역사를 살펴보았으므로, 이에 대해 몇 가지 일반적인 성찰을 해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나폴리 피자로 정의되는 대상의 발전 단계를 간략히 되짚어 본다면, 그 기원은 매우 강한 이질성을 특징으로 하는 르네상스 시기에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피자는 매우 다양한 스타일과 변형으로 존재했다. 그중에는 수 세기 동안 명맥을 유지하다가 잊히기 전까지 실재했던, 속을 채운 형태나 달콤한 맛의 피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복잡한 배경 속에서 17세기 말 무렵, 비로소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는 형태의 피자가 탄생한다. 이는 당시 유통되던 여러 형태 중 가장 가난한 이들의 음식이었으나, 동시에 가장 생명력이 길었던 형태이기도 하다.
---「맺는말 —미래의 피자」중에서

출판사 리뷰

소박한 음식 하나에 숨은 방대한 역사
최초의 피자에는 토마토와 치즈가 없었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정말 '마르게리타 여왕'에 의해 만들어졌을까?
신화와 오해를 걷어낸 피자의 300년 여정

화려한 귀족의 주방이 아니라 와인 저장고와 선술집이 즐비한 나폴리의 골목. 피자는 그곳에서, 적은 돈으로 허기를 채워야 했던 서민들의 손에서 태어났다. 재료도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 흔하게 구할 수 있었던 돼지기름이나 채소, 콩 몇 가지가 전부였다. 시간이 흐르며 토마토와 치즈를 올린 피자도 생겨났지만, 당시엔 피자의 여러 형태 가운데 하나였을 뿐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자리를 차지한 건 아니었다. 그때 생겨난 '마르게리타 피자'는 19세기 나폴리를 방문한 마르게리타 여왕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빨강, 모차렐라의 흰색, 바질의 초록으로 이탈리아 국기를 표현해 왕비에게 바쳤다는 것이다. 이는 피자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신화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신화가 진실이 아니었다면, 피자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다시 써야 할까? 《피자에 담긴 세계사》는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피자에 관한 상식에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다. 음식 역사학자 루카 체사리는 역사적 기록을 근거로 피자를 둘러싼 신화와 전설을 걷어낸다. 동시에 나폴리 서민들의 음식이 왕실의 식탁에 오르고, 이민자들과 함께 대서양을 건너 마침내 세계인의 음식이 되기까지 300년의 역사를 흥미롭게 되살려낸다.

이탈리아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음식 역사학자 루카 체사리,
현지 고문서를 모아 피자의 진짜 역사를 집요하게 추적하다

서민 음식으로 출발한 피자는 왕실이나 귀족의 음식처럼 풍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그 기원과 변화 과정을 정확하게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루카 체사리는 오래된 요리책과 신문, 각종 문헌에 흩어진 작은 흔적까지 샅샅이 찾아 나선다. 피자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시대에 따라 토핑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기록을 통해 하나씩 복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최초의 피자’를 찾아가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의 시선은 피자를 만든 사람에서 피자를 먹은 사람, 다시 피자와 함께 이동한 사람들에게로 확장된다. 이탈리아 이민자들과 함께 대서양을 건넌 피자가 미국인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영화와 대중문화는 피자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새로운 조리 방식과 식품 산업은 어떻게 피자를 세계 곳곳으로 퍼뜨렸는지 차근차근 따라간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과 만나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생각하는 피자의 모습이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피자는 새로운 도시와 사람, 재료와 문화를 만날 때마다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왔다. 어쩌면 피자가 세계인의 음식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 변화에 있었는지 모른다.

사회, 정치, 서사가 반죽된 오늘날의 ‘피자’
조각난 기록들이 모여 완성한 한 조각의 역사
이 책을 읽고 나면, 피자 한 조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오래된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피자'라고 불러온 음식의 모습이 시대마다 달랐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570년 바르톨로메오 스카피의 요리책에는 오늘날의 피자보다는 파이에 가까운 음식이 '피자'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후 18세기에서 19세기로 넘어가면서 점차 오늘날의 피자와 가까운 형태가 나타났고, 19세기 나폴리에서는 튀긴 피자와 접은 피자 등 다양한 형태의 피자가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한 가지 모습의 '정통 나폴리 피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피자의 운명을 크게 바꾼 것은 사람들의 이동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대서양을 건넌 수많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도시에 정착했고, 그들과 함께 피자도 바다를 건넜다. 뉴욕의 '리틀 이탈리아'라는 공동체를 비롯해 이민자들의 공동체에서 먹던 피자는 점차 미국인들에게 알려지며 북미를 넘어 남미와 유럽으로도 퍼져나갔고, 20세기에는 가스 화덕과 냉동식품, 외식 산업의 발달과 맞물리며 더욱 빠르게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영화 속에서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피자를 먹고, 파티 테이블에 피자가 올라오고, 동네 가게와 슈퍼마켓에서도 손쉽게 피자를 살 수 있게 되면서 피자는 더 이상 이탈리아만의 음식이 아니었다. 어느새 피자는 나폴리의 지역 음식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더 나아가 국경을 초월한 세계인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피자의 역사는 단순한 음식의 역사가 아니다. 피자 한 조각을 따라가다 보면 나폴리 골목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던 서민들의 삶과 일자리를 찾아 대서양을 건넌 이민자들, 빠르게 성장한 미국의 도시와 식품 산업, 전쟁 이후 달라진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대중문화, 국경을 넘어 음식과 문화가 뒤섞이는 세계화의 풍경까지 만나게 된다. 우리가 무심코 집어 드는 피자 한 조각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300년에 걸쳐 만들고, 옮기고, 변화시켜 온 세계의 역사가 겹겹이 쌓인 것이다. 나폴리의 골목과 왕실의 식탁, 대서양을 건넌 이민자들의 삶과 미국의 대중문화, 산업화와 세계화의 역사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음번 피자 한 조각은 이전과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추천평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 이야기! 피자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들어 있다!” - BBC_History
오랫동안 이탈리아 요리를 공부하고 가르치며 수많은 음식을 접해왔지만, 그중에서도 피자만큼 단순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음식은 드물다. 밀가루 반죽 위에 몇 가지 재료를 올려 화덕에 구워내는 소박한 음식이지만, 그 한 조각에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이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이탈리아 나폴리의 거리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우던 음식으로 시작한 피자가 어떻게 국경과 대륙을 넘어 오늘날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이 되었는지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이탈리아 이민자들과 함께 대서양을 건넌 피자는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새로운 재료와 문화, 사람들을 만나 끊임없이 변화했고, 할리우드와 대중문화를 통해 더 넓은 세계로 퍼져나갔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세계를 여행하며 변모한 피자가 다시 고향 이탈리아로 돌아와 그곳의 피자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 요리와 화덕 피자를 직접 만들고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정통’이라고 부르는 음식 역시 어느 한순간 완성된 모습으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자는 시대와 지역,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새로운 재료와 문화를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바로 그 유연함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피자의 생명력이 되었음을 이 책은 흥미롭게 보여준다. 피자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음식이 탄생하고 퍼져나가는 과정에는 맛과 조리법만이 아니라 가난과 이민, 전쟁과 도시의 성장, 대중문화와 세계화 같은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 함께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피자의 기원과 종류를 소개하는 음식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피자 한 조각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다시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는 사람과 문화의 이동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세계사이자 음식문화사다. 피자 한 조각에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세계의 역사가 이토록 풍성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피자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하나의 음식이 어떻게 한 지역의 식문화를 넘어 세계인의 문화가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안토니오 심 (다 안토니오 오너 셰프 · 일 꾸오꼬 알마 총괄 셰프)
피자를 만들고 연구하는 사람에게 ‘정통’이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반죽의 상태와 발효, 화덕의 온도, 토마토와 치즈 같은 재료뿐 아니라 오랜 시간 피자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기술과 경험까지, 한 판의 피자에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전통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정통 나폴리 피자’라고 부르는 피자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까요? 《피자에 담긴 세계사》는 바로 이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피자의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게 합니다.
나폴리 서민들의 일상에 자리 잡았던 피자는 시대와 사람을 만나며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19세기 나폴리에는 오늘날에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피자가 존재했고, 마르게리타 피자의 탄생을 둘러싼 유명한 이야기 뒤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적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피자가 나폴리를 떠난 뒤의 여정입니다. 이탈리아 이민자들과 함께 대서양을 건넌 피자는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새로운 재료와 취향을 만나 또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렇게 변화한 피자는 미국의 대중문화와 함께 세계로 퍼져나갔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와 피자 본고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늘날의 피자를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저 역시 《베라 피자》를 집필하며 역사 부분에서 이 책의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피자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익혀온 지식과 경험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었고, 독자들에게 피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에도 소중한 참고가 되었습니다.
한국 AVPN 피자스쿨의 교장으로서 정통 나폴리 피자를 만들고 알리는 일을 해온 저에게, 이 책이 던지는 ‘전통과 변화’에 관한 질문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전통의 기준을 배우고 지키는 일은 나폴리 피자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입니다. 동시에 음식 문화는 전통을 지키는 것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람을 만나 변화하고 진화하면서 생명력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그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통을 규정하고 보호하는 기준의 의미와 영향에 관한 저자의 시각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전통을 보호하는 일과 살아 움직이는 피자 문화의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는 피자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함께 고민해볼 만한 주제입니다.
《피자에 담긴 세계사》는 피자의 조리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 ‘우리가 사랑하는 피자는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떻게 오늘의 모습이 되었는가’를 따라가는 책입니다. 나폴리의 골목에서 대서양을 건너 뉴욕과 할리우드를 거쳐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한 판의 피자에 얼마나 많은 사람과 도시, 문화의 역사가 담겨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서이자 문화서입니다.
피자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의 뿌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피자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했던 한 조각을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피자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 이진형 (마에스트로 피자이올로 · 핏제리아오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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