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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하늘이 최고 맛집
검색/ 정기 구독/ 달팽이 택배/ 무인 주문기/ 무인 학교/ 맛집/ 셀프 주유소/ 셀프 식당/ 광고와 잔소리/ 맛과 느낌/ 상표 2부 내 감정을 나눠 줬다 효도 대장/ 까먹지 말아야지/ 이모티콘/ 숙제 로봇/ 벨 소리 단짝/ 대화/ 스마트폰 반찬/ 검색창/ 축지법/ 바탕화면/ 스마트폰 단식 3부 시 쓰는 선생님 큰일 났다 인간 열쇠/ 내비게이션/ 안내 로봇/ 과속/ 인공지능 시인/ 무인 계산대/ 대형마트에서/ 외계인/ 기도/ 태양광 발전/ 충전 4부 손전등이 되었습니다 내부 수리 중/ 노을 고추장/ 구두 한 짝/ 단추/ 빨래집게/ 헌 가방/ 즐거운 상상/ 주문 달리기/ 밤길/ 걱정 5부 고양이는 잔소리 안 해 유모차/ 숨/ 조각/ 대나무 숲/ 궁금증/ 고양이 키울래/ 어미 딱새/ 시간의 모양/ 단풍의 속도/ 가장 예쁜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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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새롭게 보이는 순간
내 취향을 학습하는 인터넷 검색 알고리즘(「검색」), 맛있는 음식이 한가득 올라와 있는 배달 앱(「주문 달리기」), 숲처럼 상품이 늘어선 대형마트(「대형마트에서」), 주문한 지 하루면 도착하는 택배 서비스(「달팽이 택배」). 『외계인은 지구에 오지 않는다』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익숙한 풍경이 등장한다. 이중현 시인은 이처럼 우리 일상의 장면들을 동시 한가운데로 가져온다. 하지만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익숙한 데 머물지 않는다. 밤하늘에 깔린 수많은 별은 배달 앱의 별점이 되고(「맛집」), 친구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정기 구독”으로 표현된다(「정기 구독」).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과 서비스, 무심코 내뱉는 말들이 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오늘의 어린이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데서 이중현 시인의 동시가 출발한다. 편리함 속에서 놓치는 것들 이중현 시인은 현대 문명의 다양한 일상적 장면을 소재로 삼지만, 무작정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동시에, 누군가를 소외시키기도 한다. 키오스크와 무인 계산대의 보편화는 많은 노인들에게 장벽이 되었고(「무인 주문기」 「무인 계산대」), “시 쓰는 선생님”은 “인공지능”에 의해 “속 터지”는 상황에 직면했다(「인공지능 시인」). 어린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정 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스마트폰 단식”을 하는 어린이 화자는 “스마트폰 단식을 하면 할수록/ 머릿속에서 스마트폰이 살”찐다고 말한다(「스마트폰 단식」). 이중현 시인은 거창한 미래가 아니라 우리의 이미 경험하고 있는 생활 속에서 기술 문명의 그늘을 포착한다. 너무 익숙해져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동시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발견하는 관계의 힘 이중현 시인은 기술 문명을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지만, 거기서 멈추지는 않는다. 그는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핵가족화에 의해 할머니는 “시골에서 혼자” 살게 되었지만 “인공지능 지니”가 할머니의 “말벗이 되고/ 노래도 들려주고/ 약 먹을 시간도 챙겨” 준다(「효도 대장」).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는 것 같은 형제들은 사실 메시지로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대화」). 『외계인은 지구에 오지 않는다』는 결국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강조한다. 기술은 누군가를 외롭게 만들 수도 있고, 외로운 사람에게 말을 걸고 관계를 이어 주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그 안에서 이어지는 관계라고 이 동시집은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