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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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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에서 반려견’이 된 강이가 ‘가족’이 되기까지
이수지 작품에 꾸준히 카메오로 등장해 왔던 개 ‘강이’.『선』에서는 아이들과 신나게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고,『이렇게 멋진 날』에서는 빗속을 흥겹게 첨벙댄다. 즐거운 순간에 아이들과 늘 함께였다. 이번 그림책에서는 그렇게 행복한 장면을 한껏 채웠던‘ 강’이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이』는 자전적 이야기로, 실제 키우던 개를 만나고, 함께 생활하고 또 하늘나라로 보내기까지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검은 개가 처음 온 날, 이수지 작가의 아들 산이와 딸 바다가 실제 했던 말이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나는 ‘산’이야.”, “나는 ‘바다’야.”,“그러니까 너는‘강’이야.” 첫 만남부터 스스럼없이 유기견을 반기는 아이들. 단박에 검은 개는 ‘강’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자연스레 가족이 된다. 늘 배고프고 목말랐던 유기견으로 살았던 강이, 더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다. 더욱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없이 행복을 느낀다. 강이와 보내는 사계절, 공 놀이를 하고,『이렇게 멋진 날』에 등장했던 모자를 쓰고 뒹굴고, 들판을 누비고, 눈썰매를 탄다.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날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산과 바다의 가족은 ‘잠시’라는 말을 남기고 멀리 떠난다.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지만 강이는 가족들이 보고 싶다. 몸마저 아픈 강이는 가족들을 더 애달프게 기다리고, 기다린다. 기다림의 끝은 보이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맞았던 눈이 내린다. 강이는 아이들이 온 것처럼 반갑게 힘껏 눈 속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눈 속에 푹 파묻혀 아이들과 포응하는 듯한 몽환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강이의 마음이 애잔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눈과 아이들 그리고 강이. 백과 먹, 푸른색이 뒤엉키며 뭉클한 여운이 짙게 감돌며 끝난다. 한지의 물성이 이야기의 숨결로 종이의 다양한 물성을 가장 중요한 핵심 도구로 사용해 왔던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과 한지가 가진 물성이 잘 맞아떨어지는 책이다. 내지와 표지 모두 고감한지 은은매력을 사용해 종이의 결들이 육안으로도, 촉각으로도 오롯이 느껴진다. 한지의 품어주는 볼륨감도 이 그림책과 매우 잘 어울린다. 인위적이지 않은 다정한 미색이 마치 포근한 눈 속 같기도, 검은 개 강이의 처연한 몸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느낌마저 든다. 그림과 그림, 글과 글의 사이, 그림과 글의 조화로움에 한지가 잘 스며들어 더욱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한글과 영문 동시 표기로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함께 보는 이야기 이번 한지 특별판에서는 한글과 영문 텍스트를 동시에 표기했다. 이수지 작가의 국외 팬들에게도 한지 그림책의 아름다움을 직접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번역본이 아닌, 이수지 작가가 영문으로 직접 쓴 원고여서 그 의미가 크다. 아름다운 누드 제본, 예술품으로서 완성도를 높여 소장하고 싶은 책 낱장의 추억을 마치 한 땀 한 땀 실로 묶은 듯한 누드 제본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품의 느낌이 든다. 외형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이야기 앨범 같다. 한지의 결과 느낌이 잘 어우러지는 데다 우리 전통의 책자 같은 느낌마저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