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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네 귀퉁이가 꽉 찬 진짜 가족?”
십대 사춘기란 골치 아픈 법이라고 외치는 당돌하고 명랑한 열두 살 소녀 황금빛나래. 나래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랑 이혼한 엄마와 단 둘이 산다. 엄마는 TV에도 출연하는 유명한 미술평론가지만, 나래가 이혼한 집의 딸이라는 걸 필사적으로 숨겨왔다. 파리 유학 시절 손을 다쳐 조각가의 꿈을 포기한 아빠는 이혼 후 나래의 오빠를 데리고 강원도 고향 삼태마을로 들어가 오리를 키우는 농부가 되었지만, 엄마는 아빠가 외국 대학에 근무한다고 거짓말하라고 나래에게 시킨다. 그 때문에 나래는 엄마가 이혼한 사실이 들통이 날 때쯤이면 딴 학교로 전학을 간다. 이번에도 그런 이유로 나래는 새 학교에 전학 온다. 새 학교에서 나래는 같은 반 친구 발레리노를 꿈꾸는 첫사랑 예비후보 희주를 만난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희주에 대한 태권도 고단자인 선머슴 나래의 좌충우돌 짝사랑이 시작된다. 하지만 나래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있었으니 바로 희주의 아빠였다. 나래가 병들어 버려진 강아지를 주워와 보살피지만 결국 동물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희주 아빠가 운영하는 ‘빅 패밀리(Big Family)’라는 이름의 동물 병원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희주 아빠와 나래 엄마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넷은 미술관도 함께 가고 식사도 함께 하며 가까워진다. 식탁 네 모서리가 꽉 찬 모습을 보고 나래는 진짜 가족 같다는 생각까지 한다. 하지만 동시에 희주에 대한 나래의 마음은 커져만 가고, 나래는 자기를 전학까지 시키면서 이혼한 사실을 숨긴 엄마가 나래 아빠와 친해져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그 와중에 강원도에서 아빠와 함께 살던 나래의 오빠는 친엄마 대신 아빠와 재혼한 엄마를 더 따르면서 나래와 나래 엄마를 마음 아프게 한다. 친오빠와의 갈등에다, 게다가 짝사랑하는 희주가 나래 대신 다른 여자 애를 좋아하자 나래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마침내 나래는 재혼하겠다는 엄마와 희주 아빠의 선언에 마음이 폭발해 버리고, 훌쩍 친아빠가 있는 강원도 집으로 떠나 거기서 며칠을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아빠, 아빠와 재혼한 순박한 시골 아줌마,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난 지체장애를 겪는 여동생, 그리고 친오빠가 사는 모습을 본 나래는 자신의 또 다른 형제,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기를 낳아준 엄마에게 오히려 어색하게 굴던 오빠는 나래에게 이런 얘기를 건넨다. “세상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 다르듯, 가정의 모습도, 가족의 사연도 모든 집이 똑같을 순 없다고 생각해. 다른 집의 행복이랑 모습이 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반드시 불행한 건 아니라고 믿어.” 때마침 아빠의 집으로 찾아온 엄마와 희주 아빠를 만난 나래는 어설픈 화해를 하게 된다. 나래는 꿈꾸던 핑크빛 풋사랑 대신 푸른 멍의 성장 통을 겪으며 어느새 훌쩍 자라난 마음의 까치발을 높이 들게 된다. 평행선을 달리던 오빠, 그립지만 서먹했던 오리 아빠, 남보다 더 무심하게 살던 아줌마와 동생 ET와의 만남, 빈자리로 불쑥 들어선 강아지 아저씨…….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은 아빠 집 마당에서 색다른 가족사진을 하나 찍는다. 바로 나래 엄마, 희주 아빠, 나래, 희주 그리고 나래의 친아빠, 아빠과 결혼한 새 아줌마, 친오빠, 그리고 동생까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열두 살의 여름방학, 나래는 핏줄보다 더 귀한 인연의 끈으로 묶인 새로 찍은 가족사진 한 장을 선물로 받게 된다. 이렇게 8명이 찍은 새로운 “대가족 사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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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요란한 열두 살 말괄량이 여자 아이 황금빛나래의 빅 패밀리(Big Family) 우리 가족 이야기
2006년 제12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내 생각은 누가 해줘?』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선머슴 같은 열두 살 여자 아이 ‘황금빛나래’를 주인공으로, 이혼한 엄마와 단 둘이 살던 금빛나래가 새아빠를 맞기까지 그 과정에서 겪는 갈등을 주인공의 눈으로 상큼하게 그려낸 작품. 엄마의 재혼을 넘어서 새아빠를 맞이하면서 재혼한 친아빠의 가족과도 재회하여 엄마의 가족, 아빠의 가족 그리고 친오빠와 새 여동생까지 총 8명의 색다른 ‘대가족’이 구성되는 이야기의 마무리는 과연 “혈연만이 가족인가?” 하는 의문점에 혜안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핵가족화 속에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부자 가정, 모자 가정 새로운 가정 형태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겨 보게끔 한다. 1인칭 화자 나래의 눈으로 그려진 경쾌한 문장과, 어른들 관계 속에서 일방적으로 삶의 방식이 결정되는 상황에 놓인 아이의 감정의 겹을 생생하게 그려낸 점이 탁월하다는 본심 위원들의 의견을 얻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주인공 소녀의 화합할 수 없을 것 같은 여덟 명의 가족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기는 과정을 통해, 어떤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이혼과 같은 헤어짐은 ‘둘이 넷으로, 넷이 여덟’으로 확장되어 가는 ‘관계의 폭넓은 수용’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2006년 현재를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또는 그 아이를 둔 어른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관계 맺기에 대해 색다른 눈을 제공할 것이다. 결코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의 화합을 통해, 이 세상에는 운명으로 결정된 가족도 있지만 사랑으로 선택한 가족도 있다는 것, 그 둘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나래는 깨닫는다. 한 번 불행해도, 그다음엔 또 다른 기회, 바로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가 있다는 새옹지마의 고사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 당선자 임사라 인터뷰 1. 당선 소감 파스칼 키냐르는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침묵을 지키면서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키냐르 같은 천재도, 자폐증 환자도 아니지만, 언변에 능하지 못한 저 또한 그 구절을 읽으면서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말이 아닌 글로 아이들의 세상을 밝게 비추는 동화작가가 된 것이 마음 설레고 행복합니다. 말로라면 절대로 저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십분의 일도 표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동화의 첫 문을 열어주신 비룡소에 감사드립니다. 2. 어린이 책을 쓰게 된 계기 한 장르에 심취해 전문적인 글 읽기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달리 저는 다양한 책을 폭넓게 읽는 스타일입니다. 외국 생활 중 미스터리에 매료되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그 후로 오랜 기간 동안 창작을 떠나 있었지만 여전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즐거움만은 놓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장르 구분 없이 책을 읽다 보면 늘 같은 결론에 도달하곤 했습니다. 동화를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구나, 동화 쓰는 분들은 참 좋겠다, 나이 들어도 늙지 않고 동심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 그런 마음의 동경이 마법의 양탄자처럼 저를 동화의 나라로 데려왔습니다. 3. 이야기에 대한 작의 아동학대의 80%가 친부모에게서 자행되고 계모 계부의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는 보건복지부의 놀라운 통계수치를 보면서 한국 사회가 실로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콩쥐팥쥐 이래 재혼가정에 대한 동화는 새 엄마 새 아빠와의 갈등과 청소년기의 반항과 방황 등을 다룬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더군요. 접근방식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일부러 재혼 이후의 풍경이 아니라, 엄마에게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연애 시절을 배경으로 채택한 이유도, 갈등과 고뇌의 어두움보다는 새로운 삶을 향한 밝은 빛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핏줄 사랑만이 행복이고 그것이 깨어지면 무조건 불행으로 직결된다는 식의 고루한 고정관념이 깨어져야, 아이들도 ‘이제 부모님이 이혼했으니……, 새 엄마, 새 아빠하고 살게 되었으니……. 나는 불행한 아이’라는 자기암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룬 소재는 이혼, 재혼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정작 말하려고 했던 주제는 ‘세상을 보는 특별한 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가정 문제든, 미래를 향한 도전과 꿈이든, 한 번의 불행과 실패가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이 세상에는 아직도 사랑이 존재하며, 두 번째 새 기회 ‘세컨드 찬스’의 행복이 자기 몫으로 남아 있다는 희망, 그것이 넘어진 아이들의 푸른 멍을 치유하는 실제적이고 유일한 힘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4. 작품 속에 흐르는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 사람들은 흔히 이별, 혹은 이혼을 ‘여덟이 넷으로, 넷이 둘로, 둘이 하나’로 나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랄 만한 이혼율의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막상 이혼에 대한 한국인의 사고는 오랜 세월 변함이 없습니다. 주인공 소녀의 화합할 수 없을 것 같은 여덟 명의 가족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기는 과정을 통해, 어떤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헤어짐은 ‘둘이 넷으로, 넷이 여덟’으로 확장되어 가는 ‘관계의 폭넓은 수용’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동화작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길러주는 일”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통찰력’을 길러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남이 보지 못하는 숨은 희망을 캐내는 밝은 눈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내적인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을 테니까요. 5. 어린 시절의 모습 저는 책 읽기와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하루는 버려도 무방할 것 같은 낡은 책 뒷장을 북 찢어서 인형을 그리고 놀다가 어머니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며칠 후에 부모님이 아끼시는 도자기를 깨트렸는데 막상 그 일로는 별 나무람을 듣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몇 푼 안 되는 책이 비싼 도자기보다 중요한 건가? 제 무의식에 새겨진 책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6. 앞으로의 활동 계획 한국에 체류하며 꾸준히 공부하고 열심히 쓸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어린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 주는 남자』에 보면 “우리가 말하는 것이 진리인가 아닌가 여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제가 아무리 글에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말해도 실제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독백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여름방학에는 비룡소의 ‘나는 책 읽기가 좋아’ 시리즈를 갖고 서해안 바닷가 D고아원 아이들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논술 열풍으로 책 읽기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실상 우리 주변에는 책을 읽어 줄 엄마는커녕 자기 소유의 동화책 한 권 없는 소외 계층의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방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진정한 동화의 주인공들을 찾아가 교류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글을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위해 동화책 녹음 봉사도 하고 싶고, 어린이병동에 오래도록 누워 친구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어린 환우들도 찾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믿는 최고의 동화 공부는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7. 앞으로 작품 계획 쓰고 있는 동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소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C.S.루이스가 말했듯, 모든 어른의 마음속에는 어린 아이가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제 안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남김없이 길어내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읽히되 결코 쉽게 잊혀지지 않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