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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2
존재의 순간들, 광기를 넘어서
허마이오니 리 저 / 정명희 역
책세상 20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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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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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3부
제24장 몽크스 하우스
제25장 전후
제26장 파티에 가기
제27장 귀신 들린 집
제28장 비타
제29장 검열관
제30장 자아들
제31장 부와 명성

제4부
제32장 에설
제33장 젊은 시인들
제34장 상실
제35장 아웃사이더
제36장 실패
제37장 파시즘
제38장 기다림
제40장 익명

부록

저자 소개

역자 : 정명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양성성의 미학 Virginia Woolf's Aesthetic of Androgyny」으로 뉴욕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댈러웨이 부인 - 해체적 글쓰기」, 「등대로 - 정신분석학과 문학」, 「황금색 공책 - 새로운 여성성의 정립」이, 옮긴책으로 『댈러웨이 부인』이, 편주한 책으로 『제인 에어』가 있다.
저자 : 허마이오니 리 (Hermione Lee)
허마이오니 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소설 속에 녹아들어가 있는 거리와 공원, 건물들 가까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옥스퍼드를 떠나 1년간 미국에서 강의한 뒤, 리버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요크 대학을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작물로는 버지니아 울프 소설들에 대한 비평적 연구서와 『윌라 카서 : 이중적인 삶 Willa Cather : Double Lives』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63쪽 | 1172g | 148*210*70mm
ISBN13
9788970132693

책 속으로

그녀는 지난 세월 광장 주변을 어떻게 걸어다녔던가를 생각했다. 그때 그녀는 처녀, 아니 거의 소녀였다. 그 소녀는 죽었다. 사라져버렸다. 잠들어 있는 거리는 일순간 무덤처럼 보였다. 비둘기들은 그녀의 과거를 애도하는 진혼곡을 나지막이 웅얼댔다. 그녀의 여러 자아들 중 하나를 위해서. 걷고, 고통받고,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고했던 수백만 명 중의 한 명을 위해서. 이제 새로운 순간이 막 탄생하려 한다. 그 과거와 수백만의 삶과 수세대의 먼지로 만들어진.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문학사에 인간의 '내면'을 기증하다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댈러웨이 부인』 등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과, 『자기만의 방』『3기니』 등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독립과 자유를 표방한 페미니즘 계열의 선구적인 비평서로 주목받았던 작가다. 그러나 허마이오니 리는 그러한 단순한 독법으로 버지니아 울프를 해석하기를 꺼린다. 그녀는 버지니아 울프가 인간의 '내면'이라는 가장 매혹적이고 방대한 재료를 문학사에 기증했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과 남성을 아우르는 '자아'의 해방에 다가가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같은 맥락에서 허마이오니 리는 버지니아 울프가 누구보다도 강한 에고이스트라고 말한다. 언젠가 단 한 번 만난 프로이트가 그녀에게 수선화를 선물한 일화를 언급하며 그가 아무런 이유 없이 준 것이 아님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그녀의 에고이즘이 '저주받을 만한 자기중심적인 자아'에서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주시한다. 개인의 불명료한 부분인 영혼에 대한 관심, 또 그것을 소설로 형식화시키고자 애썼던 버지니아 울프의 작업은 그것 자체가 시대를 뛰어넘는 것이며 시대를 확장하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글쓰는 자아에게 있어서 '자신'은 자료이자 동시에 도구이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가 시도했던 '자아'를 들여다보고 그 흐름을 글로 옮기는 행위, 또 글쓰기를 통해 자아를 통제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자아를 완성하는 일이었다고 판단한다. 무수히 많은 파편들로 나누어져 있는 자아들. 그 '자아들'에 탐닉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글쓰기는 자연스레 존재들의 파편 같은 '순간'과 '장면'을 기록하고 있으나, 또한 그것의 화합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그것은 덧없는 '시간'과 '세월'에 대응하는 그녀만의 견고한 저력이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가 당시 몸담고 있던 사회에 대한 충실한 개략도이기도 하다. 그 중 1910년대부터 조명받기 시작한 블룸즈버리 그룹은 눈여겨볼 만하다.

"어떤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 이제 어떤 종류의 삶과 결혼과 생각이 여자와 젊은이들에게 가능한가, 관습을 따르는 행동과 예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그룹은, 1907~1930년 사이 런던 블룸즈버리 구에 있는 클라이브 벨 부부의 집 등에서 모임을 가졌다. 불가지론(不可知論)의 입장에서 미학적 철학적 문제들을 토론했으며, 실재론 철학자 G. E. 무어(G. E. Moore, 1873~1958)와 버트런드 러셀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별다른 회원 선출 방식은 없었으며, 성명서도 기명 동의도 없었다. 다만 재능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소설가 E. M. 포스터, 전기작가 리튼 스트래치, 미술평론가 클라이브 벨, 화가 바넷사 벨과 덩컨 그랜트,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울프 부부 등이 구성원이었으며 경제학자 제럴드 쇼브, 버트런드 러셀, 올더스 헉슬리, T. S. 엘리엇, 캐서린 맨스필드도 이따금 이 그룹과 어울렸다.

성향이나 개성이 다른 이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었던 데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화력과 사교술이 한몫을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남편 레너드와 직접 운영한 호가스 출판사는 일부 구성원들의 작품을 출간하며 그룹의 중심 역할을 했다. 비록 그룹 구성원에 대한 정확한 명단은 없었지만 간행물, 예술작품, 전시회, 실내 장식, 출판사, 디자인 공동연구회 등 그룹의 산물은 뚜렷하게 존재했다.

한편 블룸즈버리 그룹은 게으르고 속물적이며 자축하는 금리생활자 계급으로 풍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비언(Fabian,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사회주의의 점진적 확산을 꾀했던 사회주의자), 동성애자들을 두루 포함하는 그룹의 개방성, 모든 종류의 거짓에 대해 대상을 가리지 않는 불손한 태도는 당대뿐만 아니라 이후 문화계 젊은 층들에게 영향력 있는 전범이 되었다고 허마이오니 리는 전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저작물 중에서『자기만의 방』(1929)은 출간 당시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고1960년대 말 이후로 왕성해진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허마이오니 리는『자기만의 방』이 내포하고 있는 전위성에 초점을 맞춘다. 『자기만의 방』은 그 어떤 제도에도 걸려들지 않는 여성 고유의 가치와 특성, 고도로 발달된 창의력 등 여성만의 자질들을 강조하며, 필연적으로 그것을 받아쓸 수 있는 새로운 언어와 형식과 세계를 요청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위성은『자기만의 방』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버지니아 울프는 모더니스트로 분류될 때이건 페미니스트로 분류될 때이건 늘 자신이 딛고 서 있는 기반을 뒤집는 전위적 사고를 통해 '자유', '해방'에 다가가고자 노력한 작가였음이 자명해진다. 따라서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을 아우르는 그녀의 모든 시도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내면'을 소설화한 것, 수차례 거듭된 정신질환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긴장을 놓지 않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작가적 태도는 거듭 되새겨볼 만한 경이로운 '업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업적'을 그녀가 남긴 모든 것들을 통해 심사숙고하여 저술한 허마이오니 리의 이 책 또한 전기 문학의 기념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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