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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한 발 한 발 힘겹게 올라서시면/내 몸은/겹겹이 층이 져서 안타까웠어/첫나들이 아가/아장아장 내 등에 꽃신 디딜 때/온몸 간지러워 웃음 지었지/“아이야, 세상은 이렇게/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는 거란다.”/누군가 나를 두고 말할 때/나도 누군가의 가르침이 될 수 있다니/하루 종일 등 밟힌 고달픔도 잊었지/하지만 딱 한 번/잊고 싶은 날이 있었어/그 날은 할 수만 있다면/내 온몸을 헐어 버리고 싶었어/아저씨의 담뱃불에/등이 데여서도 아니고/철없는 누나가 뱉은 껌이/내 엉덩이에 달라붙어서도 아니야/휠체어에 탄 소년/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그 눈망울/지금까지 내가 본/가장 슬픈 눈빛 때문이었어(「계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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