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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돌멩이가 발을 걸었어
2부 얼음 땡 놀이하지 않을래? 3부 컴퓨터, 너는 참 좋겠다 시집을 읽고/ 아이들의 마음과 일상생활을 따스하고 훈훈하게 그려 낸 시들-이준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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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과 느낌을 함께 나누는 사물들
도시 아이의 생활에서 접하는 사물이란 뻔합니다. 대량 생산·판매되는 비슷비슷한 학용품과 장난감, 고만고만하게 지어진 아파트와 빌딩들.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길가의 벌레나 주택가의 개와 고양이 정도입니다. 그 단조로운 물상에 마법을 거는 것은 아이의 투명한 시선입니다. 아이에게는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전부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쉽게 말 걸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참새야,/넌 그런 적 없니?/깜빡 졸다가/발을 헛디뎌/밑으로 떨어질 뻔한 적// 너도 나처럼/안 그런 척, 파다닥/난 적 없었니?// ― 「깜박 졸다가」 중에서 겨우내/지하실에 갇혀 있던 자전거./밖으로 나오자/쏟아지는 봄 햇살에/눈이 부셔 비틀비틀./ ― 「봄」 전문 사실 비틀대는 것은 자전거가 아니라 겨우내 방에서 뒹굴던 아이 자신이겠지요. 어어 전에는 잘 탔었는데. 아이참 해는 또 왜 이리 눈부신 거야. 투덜투덜하는 아이가 탄 자전거가 삐걱삐걱 나아갑니다. 민첩한 눈과 손으로 포착한 동심의 스케치 한눈팔던 꽃봉오리/고개를 들고/팔랑 날아온 나비 하나/날개를 접었다 폈다,/ 나무 아래 서성이던 개미 한 마리/어느 자리에 설까, 우왕좌왕// 가지에 걸터앉아/낮잠 자던 바람이//-아이쿠!/발딱 일어나/차렷 하는 순간,//-찰칵!// ― 「사진 찍기」 중에서 요새는 일상이라지만, 그래도 매번 두근두근 긴장되는 사진 찍기. 봄날, 그 한 순간의 느낌이 꽃과 나비와 개미와 바람과… 사진 속에 함께하는 수많은 친구들의 수선거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내 몸에/내가 모르는/비밀이 있었네.//발등 위에 점 하나//언제 생겼을까?// ― 「비밀」 전문 신기한 것이 많고 많다지만, 가장 많이 알면서도 또 모르는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개성도 자의식도 강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나야말로 궁금증덩어리지요. 미처 몰랐던 나의 한구석을 찾아내고, 미지의 어느 나라를 발견한 것 마냥 신이 난 아이의 모습을 간결하게 담아냈습니다. 여섯 줄의 짧은 글 속에 시의 함축미가 한껏 드러납니다. 좁다란 세계, 조밀한 시선 렌즈에 잡히는 범위가 좁아질수록 초점은 또렷해집니다. 요새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재기발랄한 언어들도 어쩌면 좁은 상자 안에 갇힌 나비의 파닥거림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느껴집니다. 작가는 경쾌한 재잘거림 이면의 부자유스런 환경 역시 은근히 시 속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파트 현관을/들어설 때마다/쳐다본다.//1003호/우리 집 우편함.//시장갔다 오며/엄마가 흘낏,/ 퇴근길 아빠가 슬쩍,/늦은 밤 학원에서 돌아오던 형도/힐끔 쳐다봤을/우리 집 우편함.// ― 「우리 집 우편함」 전문 하루 종일 뿔뿔이 흩어져 바쁘게 살아가는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1003호라는 주소, 그리고 그 주소가 쓰여진 우편함뿐입니다. 담담한 어조에 더욱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큰 키에/눈은 독수리처럼 무섭고/수염은 북실북실,/화가 나면 우리 같은 아이들 둘쯤은/ 번쩍 들어 던져 버릴 수 있는/힘센 팔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우리 아래층에 사는 아저씨는.// 어쩌다 우리가/의자에서 쿵/뛰어내리기만 해도/어쩌다 친구들이 놀러 오기만 해도// 엄마는/너, 뛰지 말랬지! 아래층 아저씨 올라오신다./아래층 아저씨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 ― 「아래층 아저씨」 중에서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에 웃다가도,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아이들을 얼마나 제약하는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바로 위층 아래층의 이웃사촌끼리 서로의 얼굴조차 모르는 현실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이처럼 일견 쉽고 단순해 뵈는 시 속에 그대로 결이 살아 있는 도시 아이들의 목소리야말로 『우리 반 김민수』의 미덕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