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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깜깜한 밤, 전봇대도 외로울까?
비밀의 문 / 깜깜한 밤, 전봇대도 외로울까? / 꽃 꺾는 아이에게 / 자리돔 낚시 /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 / 불장난한 날 / 빵집 앞을 그냥 지나갈까? / 엘리베이터에서 쓰는 반성문 / 엄마는 귀이개로 살살 / 받아쓰기 시간에 / 가을 하늘과 악수하기 / 말할까? 말까? 2. 금붕어야, 부럽다 통조림 고등어의 꿈 / 새끼손가락의 고민 / 냉장고와 아이 / 금붕어야, 부럽다 / 까만 지붕 아래 콩나물 / 소나기 온 날 / 참외와 배꼽 / 신문 돌리는 아이 / 우리가 봄을 느낄 때 / 비야, 내일도 오렴 / 외할머니표 과자 / 눈물 3. 방귀 뀌는 등대 독도 / 방귀 뀌는 등대 / 별들이 모여 사는 이유 / 꺾을 수 없는 꽃 / 우리 동네에는 반딧불이가 살아요 / 밤 따기 / 분꽃 귀걸이 / 감나무 밑에 잠든 땡감 / 봉숭아 꽃물 / 개미 / 바람아, 그만 화 풀어 / 우리 가족 봄나들이 간 날 4. 내 동생 눈물은 동그래 연필로 글자를 쓰면 / 도토리묵 / 내 동생 눈물은 동그래 / 왜 손톱을 기르냐고요? / 할머니 반지 / 대머리 아빠 / 꽃님이의 그림일기 / 동식이네 슈퍼 / 할머니 돋보기를 보면 / 공중전화에 잔돈이 남았을 때 / 아빠의 금연 운동 / 고추가 매운 이유 시집을 읽고 -동화 같은 재미난 이야기 시(노원호 동시인/한국동시문학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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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 고등어의 꿈
다른 세상이 몹시도 궁금했던 고등어 한 마리가 타임캡슐 안에 잠들었어요. ‘100년 후에 잠에서 깨어나는 거야.’ ‘그땐 땅에 사는 외계인을 만날지 몰라.’ ‘뭐라고 인사하지?’ 딱딱한 통 속에서 꾸룩꾸룩 코를 골며 푸우 푸 잠꼬대하며 꿈꾸고 있는 통조림 속 고등어 ‘나도 그땐 다시 우주를 헤엄칠 거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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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정갈하고 맛깔나는 말 속에 한데 어우러진 자연과 일상 이혜용 시인은 시골과 도시, 자연동시와 생활동시의 구분을 벗어나 두 가지를 함께 추슬러 담아내고 있다. 자연은 여름 향기 전해주며 내 귀에 속살대는 분꽃송이(〈분꽃 귀걸이〉), 쌉쌀한 깻잎 맛에 할머니 깨밭으로 옹기종기 모여든 별들(〈별들이 모여 사는 이유〉)처럼, 나와 직접 접촉하며 정감을 나눈다. 일상을 다룬 시들도 주변의 것들을 피상적으로 주워섬기지 않는다. 통조림 속의 고등어가 언젠가 우주를 헤엄칠 것을 꿈꾼다며(〈통조림 고등어의 꿈〉) 흔해빠진 소재로부터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편다. 슬플 때나 화날 때 흘리기 마련인 눈물에 생명을 부여해, 내가 외로울 때 찾아오는 친구라며 ‘내 몸 어디쯤에 살고 있니?/가만히 귀 모아도/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넌.’하고 묻기도 한다.(〈눈물〉) 이러한 작가의 개성을 더욱 살리고 있는 것은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생생한 언어 표현이다. 엄마 몰래 오락실에 갔다 오는 날이면 ‘네모난 감옥’이 된 엘리베이터의 ‘스피커에서 괴물 목소리도 저렁’거려, ‘등에 송글송글 땀나는 날’이 된다(〈엘리베이터에서 쓰는 반성문〉). ‘투박한 연필심을 곱게 갈아’ 쓴 일기 속에는 ‘사각사각 나뭇잎 밟는 소리/또각또각 우리 엄마 구두 소리’가 들리고, ‘시골 밤하늘처럼 까만 글자들/바둑이 코처럼 윤기 나는 글자들’이 웃고 있다(〈연필로 글자를 쓰면〉).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는 친구를 ‘돌부리 걸릴 때/꼭 잡아 준 손,/간질간질 자벌레/손바닥에 놓아준/작고 보드라운’ 손으로 기억한다(〈꽃님이의 그림일기〉). 시들의 맛깔스러움을 뒷받침하는, 김진화 그림작가의 간결하고 상징적인 그림들 또한 독자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막내 이모처럼 친근하고도 다정한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동시들은 추상적인 모성애 찬양이나 자연-시골로 이어지는 진부한 이미지를 벗어나 뛰어난 구체적 형상화를 보여준다. 가만가만 눈 감으면/귀에 들리는 목소리,/“은진아, 엄만 널 사랑해.”/귀이개에 묻어날까/바람에 날아갈까/“아야, 아야.”/엄살을 떨면/엄마는 그런 내 마음 다 알고/내 귀에/“후우~.”/따뜻한 입김 불어 주세요. -〈엄마는 귀이개로 살살〉 중에서 또한, 그 사랑을 당연히 받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서 재발견하며 감사와 그리움으로 답하고 있다. 할머니가 남긴 돋보기를 들여다볼 때 느끼는 어지러움, 그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나라로 찾아가고 싶어 한다(〈할머니 돋보기를 보면〉). 꽃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할머니 무덤에 피어난 꽃 단 한 송이만은 꺾을 수 없는 마음(〈꺾을 수 없는 꽃〉)이 애틋하다. 할머니가 보살피는 콩나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며, 그 따스한 마음씨를 새삼 느껴보기도 한다(〈까만 지붕 아래 콩나물〉). 심지어 오래도록 홀로 살아온 할머니의 고독을 가슴으로 헤아리며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할머니 반지는/나보다 나이가 많아요.//굵고 까칠한/할머니 손마디처럼/주름살 많은 반지.//액자 속/할아버지 오래된 사진처럼/누렇게 빛바랜 반지.//외로울 때마다/할머니 손/가만히 잡아 주는/다정한 반지. -〈할머니 반지〉 전문 2. 머리말 가운데 아름다운 정원을 선물할게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정원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푸른 잔디도 심고 싶습니다. 부끄럽지만, 내 시가 어린 친구들에게 봄 햇살처럼 따뜻한 마음의 정원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