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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파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녁 식사에 초대 받은 남자 이어지는 기분 나쁜 사건들 사르사파릴라에서 마법까지 윌리엄 어니스트와 보잘것없는 꽃들 해리스 선생님 괴롭히기 간정한 먼지 털기 캘리포니아행 버스표 쉭 손님 깨져 버린 약속 이별 외할먼니집 여인은 여섯 마리 백마를 몰고 오리라 귀향 옮긴이의 말 |
Katherine Pat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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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버린 엄마에게 끈질기게 러브레터를 보내는 열한 살 소녀, 질리 홉킨스. 똑똑하고 당차지만 좀처럼 다루기가 어려워서 가는 곳마다 ‘무시무시한 질리’로 이름을 떨친다. 그런 질리가 새로운 위탁 가정의 일원이 되면서 일생일대의 고비를 맞는다. 하마 같이 우렁찬 트로터 아줌마, 오줌싸개 남동생 윌리엄 어니스트, 시를 줄줄 외워 대는 옆집 랜돌프 아저씨, 질리의 괴롭힘에도 꿈쩍 않는 해리스 선생님, 질리 뒤를 졸졸 쫒아다니는 수다쟁이 친구 아그네스 스토크스까지…… 톰슨 파크에 온 첫날부터 질리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질리는 해리스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카드를 만들어 보내고, 옆집 랜돌프 아저씨와 트로터 아줌마의 돈을 훔쳐 엄마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도망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집에 돌아온 질리가 쑥대밭이 된 집에서 독감에 걸린 세 사람을 간호하고 있을 때, 생전 처음 보는 외할머니가 찾아온다. 질리를 ‘영원히’ 데려 가려고 온 것! 이렇게 쉽게 꿈에 그리던 엄마를 만나게 되다니! 하지만 엄마가 직접 와서 자기를 데려가기를 바라던 질리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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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 바꾸는 거 좋아해요. 한 집에 계속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질리의 엄마 코트니 러더퍼드 홉킨스는 ‘꽃의 아이들’이었다. 1960~70년대의 미국의 젊은이들이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며 평화를 상징하는 꽃을 머리에 꽂기도 하고 옷에 그리기도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질리의 엄마는 평화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세 살 밖에 안 된 질리를 버리고 자취를 감췄다. 이때부터 질리의 ‘위탁 인생’이 시작된다. 하지만 질리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영웅처럼 ‘위풍당당’하다. 질리가 생각하는 엄마는 ‘신들의 여왕’처럼 당당하고 아름다우며, 때가 되면 잃어버린 공주인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버림 받은 영웅’ 질리는 빈번한 이사와 전학으로 마음잡을 새 없이 어수선한 환경에서 ‘진짜’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질리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트로터 아줌마에게 “저는 집 바꾸는 거 좋아해요. 한 집에 계속 있으면 심심하잖아요.”(본문 20쪽)라고 버릇없이 톡 쏘아붙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질리는 엄마처럼 생각하고 정을 붙였던 위탁모 딕슨 아줌마에게 끔찍하게 배신을 당했다. 딕슨 가족이 이사를 하면서 질리를 쓰레기와 함께 버려두고 간 것. 이 사건으로 질리는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되고, 마음속 분노를 비뚤어진 말과 행동으로 표출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물렁해질 수 없어. 내가 어느 누구의 친자식도 아닌 지금은. 이 집 저 집 돌려 가며 갖고 노는 장난감인 지금은.(본문 120쪽) 그 후로 질리는 좋아도 좋다고 말하지 않고, 싫어도 싫다고 말하지 않는다. 엄마 사진을 보면서 눈물이 날 것 같으면 ‘지금은 뜨거운 젤리처럼 녹아 버릴 때가 아니’(본문 23쪽)라며 황급히 사진을 서랍장에 쑤셔 넣는 ‘얼음 공주’가 바로 질리다. 하지만 위풍당당 질리도 ‘진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참지 못한 것일까. 어느 날 우연히 랜돌프 아저씨의 책장에서 돈뭉치를 발견한 질리는, 트로터 아줌마의 돈까지 훔쳐 달아난다. 질리는 우여곡절 끝에 톰슨 파크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곳에는 난데없는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질리가 엄마에게 보냈던 편지를 읽은 외할머니가 질리를 데려가겠다고 온 것이다. 질리를 ‘절대로’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트로터 아줌마도 양육권을 주장하는 외할머니 앞에서는 손쓸 도리가 없다. 외할머니가 사는 버지니아로 가게 된 질리는 지긋지긋했던 세 사람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위탁’이 아닌 진짜가 되는 것. 어딘가에 속하고 누군가를 갖는 것.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백조가 되는 것. 변장을 벗어던진 골풀 모자가 되는 것. 신발을 찾은 신데렐라가 되는 것. 왕자님을 만난 백설 공주가 되는 것. 진정한 갈라드리엘 홉킨스가 되는 것.(본문 203쪽) 질리는 ‘진짜’ 엄마를 만나야 자신도 ‘진짜’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질리는 그렇게나 고대하던 엄마와의 만남에서 엄마가 자신과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끔찍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질리는 울면서 톰슨 파크로 돌아가겠다고 하지만, 트로터 아줌마는 네가 지금 있는 곳이 네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그곳에서 만만치 않은 일들을 잘 해나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 ‘양엄마’ 캐서린 패터슨은 주어진 환경과 싸우는 이 시대의 모든 어린 영웅들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서, 담담하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