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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땅에서 얻다 바구니 짜기 목공예 도자기 들판과 정원 허브 말린 꽃 아마 생활에 쓰이는 것들 유제품 비누와 양초 모직 과거의 맛 병조림 장작 스토브 요리 애플사이더 의복과 실 염색 베틀질 리넨 바느질 퀼팅 레이스 손바느질 미니어처의 세계 마리오네트 인형 장난감 인형의 집 옮긴이로부터 타샤 튜더 연표 타샤 튜더 대표작품 |
Tasha Tu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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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삶에는 모든 것에 목적이 있다. 푸르른 꽃밭은 주로 그녀의 그림 작업을 위해 꾸며진다. 제멋대로 뻗은 장미 가지에 머리칼이 걸린 사람이 있으면 타샤는 이런 말을 해준다. “ 그 장미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포스터에 등장했어요.” 타샤의 집에서는 모든 게 제 역할이 있다. 손님들 뒤꿈치를 졸졸 쫓아다니는 코기들도 뭔가 도움이 되겠지.
--- p.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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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가 만든 것들은 모두 그림에 등장한다. 손바느질한 드레스들, 직접 짠 바구니들, 마리오네트 인형들까지 그녀의 삽화에 고스란히 살아 잇다. 책 곳곳에 염소들과 손자들, 수탉과 암탉을 비롯해 버터 제조기까지 그려져 있다. 타샤는 쉴 새 없이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기 때문에 그릴 소재가 많다. 그러니 상상 속에서 떠올려서 그리지 않아도 된다.
--- p.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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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염소들은 어느 면으로 보나 사랑스럽다. 매부리코에 귀가 아주 크다. 하지만 사냥 시즌이 되면 그 반점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타샤가 내건 ‘사냥 금지’라는 표지판을 못 본 사냥꾼들이 염소를 사슴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타샤는 가을이면 염소 목에 큼직하고 화사한 분홍색 리본을 매준다.
--- p.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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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는 어떤 음식이든 장작 스토브로 조리하면 맛이 더 좋다고 주장한다. “사실 같은 조리법을 써서 정확히 같은 방법으로 준비한 음식도, 어디서 조리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완전히 달라지지요. 한 집안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비슷해요, 모두 한 부모에게서 태어나지만 다르게 자라지 않나요?”
--- p.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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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집 여기저기 설치된 베틀들 외에도 헛간에도 베틀들이 있다. 이 베틀들은 따뜻한 계절에 주로 쓰는 것들이다. 타샤는 자투리 시간에 짬짬이 베를 짤 수 있도록 아끼는 베틀을 가까이 두고 싶어한다. 스토브에서 냄비가 끓는 사이, 머릿속에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타샤는 신발을 벗고 베틀 앞에 앉아, 양말 신은 발을 디딤판에 놓는다.
--- p.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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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는 여러 가지 일 중에서도 저녁에 불가에 조용히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한다. “그림은 낮의 햇빛으로만 그릴 수 있으니까요.” 그녀는 해가 지면 붓을 내려놓고, 대신 바늘을 잡는 경우가 많다.
--- p.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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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기계로 대량생산된 물건들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는 우리들.
물질의 풍요에도 불구하고 늘 부족하다며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을 뒤지고 다니며 더 고급한 것, 더 편리한 것들을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도 가족 생일에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해주겠다며 털실로 목도리와 장갑을 뜨고, 공들여 만든 테디베어를 친구에게 선물하고 비즈 가방을 만들어 짐짓 자랑스럽게 메고 다닌다. 세상에 단 하나뿐임을 강조하면서. 이렇듯 우리는 자연을 재료로 사람이 손수 만든 것들에 끌린다. 그렇게 만든 물건에는 만든 이의 따스한 숨결이 녹아 있기 때문이리라. 타샤 튜더의 집은 마치 오래된 보물상자 같다. 진귀한 골동품들과 베틀과 물레, 각종 살림도구들, 쓰임을 알기 힘든 갖가지 도구들이 집안의 주요 장식품인 듯 벽에 걸려 있고 마땅히 있어야 할 위치에서 반짝인다. 그곳에서 타샤는 오늘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을 만들고 있다. 그녀가 만드는 보물은 모두 생활을 위해 쓰인다. 손뜨개질한 숄은 겨울철 손님들의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주고, 정성껏 짠 바구니는 수확한 감자를 보관하는 데 쓰이고, 한 올 한 올 바느질한 드레스는 손녀들의 파티 의상이 되어주며, 나무를 깎아 만든 목각동물들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된다. 책에는 타샤의 부지런한 손길이 만드는 것들과 만드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정원 일과 집안 일, 그림 그리기 등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영혼에 우울함이나 외로움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이라 자부하는 타샤 튜더의 낙천성은 부지런함으로부터 오는 듯하다. 육체의 부지런함은 고요한 물과 같은 정신의 평화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타샤는 ‘게으른 손은 악마의 놀이터가 된다’고 믿는다. 그 믿음의 증거는 바로 타샤 자신이다. 그저 손에 일감을 들고 있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는 이 91세의 할머니는 아직도 맑은 울림을 지닌 소녀 같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드는 기쁨이 충만한 그곳, 타샤의 집으로 떠나봄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