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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 JEONG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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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장자는 꿈을 꾼다. 나비가 되어 아름다운 꽃밭을 날아다니며 즐거워했다. 꿈에서 깬 장자는 문득 의문이 생겼다.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나비의 꿈이 나일까?" 장자는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헷갈렸다. 장자의 나비의 꿈(호접몽) 이야기이다. 이 책 속의 '뒤죽박죽 나라 황제'도 그렇지 않았을까? 제 방에서 온갖 물건들을 늘어놓고 신나게 노는 아이는 황제가 되고, 뒤죽박죽 나라의 황제는 아이가 된다. 아이가 황제가 되는 꿈을 꾼 것일까, 황제가 아이가 되는 꿈을 꾼 것일까?
아이들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한계가 없는 자유로운 상상과 그 속에서의 신나는 놀이 세계는 아이들만의 능력이자 특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아이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될 수 있고 또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아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의 방은 통째로 뒤죽박죽 나라가 되고, 뒤죽박죽 나라는 다시 잡동사니가 가득한 아이의 작은 방이 된다. 그 속에서 아이는 황제가 되었다가 다시 아이가 된다. 어느 것이 꿈이고 현실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 쪽이든 "참 별난 꿈이었어."하고 재미있어 하면 그걸로 만족스럽다. 꿈꾸는 아이는 즐겁고, 즐거운 아이는 또 꿈을 꾼다. 이 책을 펴 드는 순간부터 불쑥 뒤죽박죽 나라로 초대된다. 거기는 하늘물고기가 드르렁 코를 골고, 포근히 잠들 수 있는 침대꽃이 있고, 친절하게 시중을 들어 주는 북슬북슬한 머리털의 옷장 귀신이 있다. 밤에는 커다랗고 노란 달사탕이 뜬다. 기묘하고 신기한 모양의 식물과 동물이 가득하다. 그 재미있는 곳에서 황제와 함께 목도리 사냥을 떠나고, 용 사냥을 떠나며 신나게 탐험한 뒤 다시 돌아와 보니 뒤죽박죽 나라에 있는 그 많은 것들은 바로 아이의 방에 있던 물건들이다. 아이는 그 작은 방 안에서 혼자서도 멋진 세계를 창조해 냈던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가지고도 멋진 놀이 세계를 창조하는 아이들. 이 책은 아이들의 즐거운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며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상상 놀이로 창의력 키우기! - 개념 결합, 언어유희를 통한 창의력 신장 하늘물고기, 포근포근 목도리, 딸랑딸랑 양말, 우산나무, 옷장 귀신, 목도리 사냥, 자전거의자, 침대꽃, 베개동산, 달사탕……. 이 책을 보며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은 뒤죽박죽 나라에 있는 별별 신기한 동식물과 물건들을 그림에서 찾아보고, 불러보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 방에 있는 온갖 물건들에 새 이름을 붙이고 전혀 다른 역할과 특성을 부여하며 뒤죽박죽 나라를 창조해 냈다.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면 어떨까? 침대가 꽃처럼 생기면 좋을 거야. 노란 달은 무슨 맛일까? 달달한 사탕 같을 거야.“ 무한한 아이의 상상력은 고정관념의 벽을 깨고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나무와 우산, 침대와 꽃을 섞은 것처럼, 양말과 목도리에 재미있는 말을 붙인 것처럼 두 개념을 결합해 보고, 의성어, 의태어를 가지고 말놀이도 해 보면 좋겠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이 쑥쑥 자랄 것 같다. 책을 보고 난 뒤에는 아이 방에 있는 사물들로 우리 아이만의 ‘뒤죽박죽 나라’를 만들어 보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재미가 두 배! - 숨은 재미가 가득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림! 이 책의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선, 부드러운 색은 볼수록 편안하고 유쾌하다. 황제의 캐릭터 또한 더없이 깜찍하고 사랑스럽다. 카툰 형식을 곳곳에 차용해 공간과 시간을 자유롭게 확대하고, 또 긴장시키기도 하는 화면 구성은 강약을 조절하며 화면을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 크리스 리들이 표현해 낸 놀라운 상상력이다! 아이의 방에 있는 잡동사니들로 창조한 멋진 괴물과 기묘한 동식물은 그림책만이 가지는 묘미를 완벽하게 보여 준다. 글에는 없지만 그림에서만 찾을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이 가득하다. 나무처럼 보였던 것이 어느 순간 타조 모양의 동물로 바뀌고, 나무 열매 같았던 것이 조금 뒤에는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귀가 커다란 동물이 된다. 앞과 뒤의 면지도 빼 놓을 수 없다. 나무와 풀만 무성하고 아무도 없는 것 같았던 앞면지, 하지만 뒷면지에는 그 속에 숨어 있던 온갖 괴물들이 다 나와 독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비교해가며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