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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우리가 사는 집에 문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면 1장 ‘아직’과 ‘이미’ 사이: 재개발 이전의 풍경들 1. 철거되어 가는 도시의 옛 고향 2. 이천동을 기억하는 사람들 2장 공간, 사람, 그리고 삶 1. 문화놀이터 "소풍" 2. 공간을 가꾸는 사람들: 삼덕동 이야기 3장 공간에 관한 몇 가지 생각들 1. 사람이 있는 도시 풍경 2. 몇 가지 제안들 마을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나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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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천동민들의 평균 연령 고령화를 화제로 삼으며 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관리비 문제 등이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간단했다. 아파트를 우선 분양받아 되팔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는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 ---철거되어 가는 도시의 옛 고향, p.35
문화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은 아니지만 생필품이다. 생필품의 가치는 가격 경쟁의 잣대로서가 아닌 이름 그대로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리고 도심 중심의 소비문화에 밀려 사라져 가는 마을의 오랜 문화 공간들, 그것들의 상실은 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들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이천동을 기억하는 사람들, p.52 우리가 하는 행동이 어떤 구체적 목표 의식을 가지고 마을에 변화를 주려 한다거나 주민들을 계몽시키거나 사회 모순을 고발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것이다. 단지 우리가 즐거워 연극을 하고 영화를 만들고 그러면서 보여주고, 나누고, 소개해주고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프로젝트 모임 "소풍"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다. ---문화놀이터, "소풍", p.76 공연을 마치고 모든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 뒷집의 할머니께 오늘 즐거우셨는지 여쭤봤다. 언젠가 꼭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우리들의 올드미스다이어리 할머니. 할머니의 대답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럼, 재미있었지. 내 생전 극장은 처음 와 봐.” 행복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나한테 소리치고 있었다. ---문화놀이터, "소풍", p.98 철거지역, 바로 빈민이라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재개발에 쫓기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도시의 옛 고향이다.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철거의 긴 투쟁 가운데서 공동체의 생활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향촌은 고향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파괴되어 가고 생명을 다해 가는 이곳에서 어린이들의 감성적 활동을 경험했을 때 아이들의 기억 속 고향은 그리 초라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있는 도시 풍경, p.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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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 이천동은 비좁은 골목들 사이로 낡은 개량 한옥들이 즐비한 곳이다. 6·25 이후 미8군 부대가 들어서면서 처음 마을이 형성됐다는 이곳도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머지않아 지금의 모습을 잃게 될 것이다.
지은이는 철거지역에 속한 이천동 282-9번지에서 다른 두 친구와 함께 "소풍"이라는 문화활동 모임을 통해 일상 속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벌여 이웃과 함께 하는 소통을 꾀하고 있다. "소풍"은 근대 문화의 가치들에 대한 평가는 전혀 없고 부동산의 가치만이 대접받는 재개발 예정 지역에서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마을잔치를 열고 있다. 282-9번지에서 공연을 하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재개발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 없는 주민들에게 마을의 보존 가치를 알리고 재개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시개발 목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많은 ‘구’도시들에는 고령자 중심의 사회가 형성되어 있고, 공연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활동은 전무한 상태다. 프로젝트 모임 "소풍"은 성장과 파괴를 거듭하는 한국의 도시계획 현장에서 도시의 역사를 남기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