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꽃과 악수하는 법
가격
6,000
10 5,400
YES포인트?
3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삶의 시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나무들이 웃는다
대한 무렵

극락강역을 지나며

그해 여름 매미는
벌레에게서 가르침 한 수
폭설
가슴 속의 방죽
미암을 만나다
눈길

2부
동물원에서
휴지통
할머니 분식집
플래카드에 대한 묵상
전파사
리어카는 달린다
길 위의 장갑
폐교 가다
국어 강사 왈
2007년 5월
이름 없는 풀꽃에게 쓰는 편지
우리 처음처럼
녹물 한잔 들이키다

3부
어떤 장례식

사창 가는 버스
비눗방울
메주를 생각하다
감나무 묘목
경운기 이동문고
식물의 싹
호박 옆에 앉아
노총각 김씨
육개장
소형 냉장고 문을 열면
걸레

4부
북을 치다
내 인생의 비상구
물에 反함
두껍아, 새 집 줄게
不通
까치수염
볼링에 얽힌 우화
여름, 한낮의 악천후
풍경소리
광명아파트 뒷산을 인터뷰하다
탱자울타리에 멈춰선 사내
不眠

해설 절망을 노래하는 역설의 시학 | 최금진

저자 소개

저자 : 고선주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계간 『열린시학』(구 『열린시조』), 계간 『시와정신』 등에 시와 평론, 시산문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광주대에 출강하며 문학출판 기자로 재직 중. 『광주전남작가』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공저로 『광주문학지도』가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57g | 124*208*20mm
ISBN13
9788990492555

책 속으로



꽃은 봄에 피지 않는다
십구 개월 된 딸아이 입에서 먼저 발화한다

한창 말하는 재미에 푹 빠진 아이
꽃, 꽃, 꽃 했더니 껏, 껏, 껏 한다

껏, 껏, 껏 소리에
흙 위에서는 결코 피지 않는
꽃 만발한다

제철에 만날 수 없는 꽃
내 안의 꽃은
온통 아이가 껏, 껏, 껏 해야 만날 수 있으리

껏을 보면서
아이에게 무수히 많은 겨울이 올 것이고
꽃은 겨울에 피어 봄에 질 것이란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앞을 보았더니 껏 하나가 방긋 웃고 있었다


--- p.17

리어카는 달린다

집으로 가는 길
한 할아버지 본다
옥수수 줄기 같은 두 팔과
시누대처럼 야윈 발에 기댄 채
해질녘 오르막 힘겹게 오르는 리어카에는
폐기 처분된 용지들 가득하다
칠십은 넘겼을 법한 할아버지
자신이 폐기처분된 것 알까
분명 자식들 있을 텐데
폐지보다 더 가뿐하게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사는 것이 해 떨어지는 일이지만
할아버지의 일은 해 떨어져도
도무지 끝날 줄 모른다
한때 푸른 일기장 같았을 삶 어디로 갔을까
폐지보다 더 가볍게 할아버지가 날린다
죽어서도 결코 고된 노동의 힘줄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차들이 뒤엉켜 어디 비켜설 틈도 없는 거리
내리막을 내려갈 줄 아는 나이에도
여전히 오르막이다
한 발 뗄 때마다 리어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린다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내달렸을 그 삶이
좌우로 균형 맞추고 있는 이유는 뭘까

--- p.40

출판사 리뷰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계간 『열린시학』,『시와정신』 등에 시와 평론 등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한 고선주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고선주의 시들은 지나친 장식이나 수사에서 오는 화려한 아름다움보다는 사치스럽지 않은 서정의 힘이 묻어난다. 쉽게 뜨거워지거나 쉽게 식지 않는 담담한 미의식, 이른바 눌변의 미학을 바탕으로 우리 시의 심미적 차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다.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울려, 자신의 일상에 정직하게 직핍함으로써 생명을 얻고자 하는 것이 고선주의 시가 놓여 있는 자리다.

양날 달린 검에 대하여
고선주의 시들은 물화(物貨)되어가는 우리 시대에 대한 배반의 도구로 세계를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하게 껴안는 역설의 변증법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들은 현실의 억압적 사회로부터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과 그 실천의 조장이라 할 수 있다. 비관적인 사실 인식과 그 세계를 감내하고 견디어내는 긍정적인 서정의 힘은 그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빛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강한 견인줄이 되어준다.
그는 자주 역설과 격언 형식의 아포리즘을 미학적 장치로 차용한다. “장갑은 노동의 시작이 아니다/ 자본에 굶주린 자들로부터의 착취의 시작이다”(「길 위의 장갑」), “네 밥그릇 내줄지언정/ 남의 밥그릇 뺏지는 말고 살아라”(「동물원에서」) 등에서 볼 수 있는 아포리즘은 그의 시가 병든 세상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발부하는 처방전으로 기능한다.
또한 그는 모순된 대상에 자신을 온몸으로 투과하여 합일하는 정직하고 능동적인 시 정신을 보여준다. 그 방식은 역설이다. “고장난 사람들이/ 고장난 것들을 들고 우글거렸다”(「전파사」), “꽃은 봄에 피지 않는다”(「꽃」), “결코 들을 수 없는/ 가슴에 박히는 노래”(「그해 여름 매미는」) 같은 역설은 고선주의 시가 비극을 어떤 식으로 극복하며 발화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고선주의 시 세계는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세계를 직시하며 그 속에 능동적으로 자신을 참여시키는 현실성과, 사물과 대상에 자신을 이입하여 합일하는 몰아의 서정성이 그것이다.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개의 인식이 교차되면서, 그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충분히 고통스러워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시인은 역설과 변증을 양날 달린 검으로 사용하고 있다.

절망할 것인가, 노래할 것인가
그에 시에서는 고통이 고통인 것을 아는 자만이 피울 수 있는, 진흙 속의 연꽃 같은 향기가 배어 있다. 자신의 몸을 그릇 삼아 우리 사회의 강퍅한 현실을 얘기하는 것, 그래서 작품을 읽는 이들에게 현실에서 구원의 희열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존재는 “작은 북”이며 “소리 없는 파열음으로 주저앉”고(「북을 치다」) 절망한다. 그러면서 북은 “둥근 매질”과 같은 ‘자학을 통해 원만하고 둥글게 사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그는 말하지 않고, 차라리 노래한다.
그 노래는 무의미한 객체로서의 ‘나’가 아닌, 의미 있는 주체로서의 ‘나’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풍자의 노래이다. “아파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들을 수 없는/ 가슴에 박히는 노래”를 그는 알고 있고, 노래가 도달하려는 물리적 거리보다 훨씬 더 먼 마음 깊은 곳까지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노래하는 음유시인인 셈이다.
그러니까 시인은 현실의 부조리함을 인식하면서도 ‘그러나 살아가야 한다’는 역설의 저항정신을 이미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리하여 正과 反의 균형을 타고 날아오르는 두 날개를 꿈꾼다.

추천평

고선주의 시들은 사치스럽지 않다. 다보탑의 현란함보다는 석가탑의 소박한 격조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그의 시이다. 이처럼 그의 시는 지나친 장식이나 수사에서 오는 화려하고 화사한 아름다움을 별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품격 있는 조화에서 비롯되는 담담한 미의식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그의 시이다. 「나무들이 웃는다」, 「소형 냉장고 문을 열면」, 「휴지통」, 「손」 등의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쉽게 뜨거워지거나 쉽게 식는 얄팍한 심미적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이른바 눌변의 미학을 바탕으로 우리 시의 심미적 차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 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이은봉 (시인·광주대 문창과 교수)
언어와 상상력의 전율을 맛보고자 우리는 시를 탐한다. 그러므로 직설이든 은유든, 시는 슬픔과 분노, 허무와 열정 사이를 배회하며 생명을 얻고자 애를 쓰는 것인데, 거기에다가 사람 사는 일상의 내면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자잘한 감동도 하나 덧붙여야겠다. 그런데 그 감동이 오로지 개인사에 갇혀 있다면 우리의 시선은 그리 오래 거기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울려, 자신의 일상에 정직하게 직핍함으로써 생명을 얻고자 하는 고선주의 시가 놓여 있는 자리가 이쯤 되겠다.
―조진태 (시인·5.18기념재단 사무처장)

리뷰/한줄평1

리뷰

10.0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5,400
1 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