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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
1. 문동만 종묘에서 명동까지 / 낯설지 마라 / 라일락 꽃 / 장항선 3 / 선한 건드림 / (...) 2. 조태진 새벽 두 시에 쓴 시 / 아멘 / 상처 난 것들의 향기 /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다 / 꽃과 땅 / (...) 3. 오도엽 파도가 되라 / 노래방 / 그리고 여섯해 지나 만나다 2 / 내 마음의 윈도우 브러쉬 / 이삿짐을 꾸린다 / (...) 4. 송경동 그리움 / 팡이제로 / 오토인생 / 꿀잠 / 사랑의 할렘 / (...) 5. 손상열 새벽길 2 / 어느 봄날 / 봄 / 저녁눈 / 전주행 막차 6. 서정홍 작업복 팬티 / 특극하던 날 / 모 심던 날 / 그 친구 이름은 / 한여름 밤에 / (...) 7. 김해화 이천 일 년 그들이 부평에 있었다 / 노을이 지고 나면 / 유자 같은 그리움 한 알 / 아내의 봄비 / 추운 철근쟁이의 노래 / (...) 8. 김해자 내 사랑은 오류 / 눈길 / 이계숙 / 母音 / 詩어머니 / (...) 9. 김용만 깨끗한 희망 / 내 아들 / 바람 / 땅으로 기라고 / 길을 돌며 / (...) 10. 김기홍 만장에 쓴 詩 1 / 만장에 쓴 詩 2 / 만장에 쓴 詩 3 / 만장에 쓴 詩 4 / 버려두소서 / (...) 발문 - 세상에 대한 순정성의 시 / 박두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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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내 아우와 아들들이
내 누이와 딸들이 그 곳에 있었다 그들은 내 피붙이들이다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다 안다 그들이 부평에 있었다 맞다 금남로에서도 도청에서도 그들이었다 전술적으로 훨씬 유리한 곳에서 나는 그들의 심장을 겨누었지만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바로 내 피붙이들이었으므로 그리고 나는 특등사수인 아우의 저격을 받아 흰 가슴을 붉게 물들이며 노을로 졌다 아우는 다만 적을 쏘았다고 했다 총칼을 휘두르고 쇠몽둥이와 방패를 휘두르고 군화발로 짓밟아대는 나의 피붙이들이여 너는 내 아우인가 누이인가 너는 내 아들인가 딸인가 아니다 너희들은 다만 검고 푸른 제목 다만 바지와 저고리와 군화와 모자와 명찰 빛깔이 다르면 무조건 적이다라고 한다 맞다 검은 제복 속에도 맞다 푸른 제복 속에도 내 아우는 없다 내 누이는 없다 아들과 딸은 없다 다만 검고 푸른 빛깔 사람의 세상을 찾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가시울타리 지금 누가 나에게 다시 한 번 총을 쥐어다오 저 캄캄한 제복의 명찰을 겨누어 튼튼한 울타리를 겨누어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겠다 불붙은 총알을 쏘아 불을 질러 버리겠다 --- pp. 85∼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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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너는 피어라 나는 네 안에 지마 그래도 울지 않으리 이마 위에 아이 눈썹 만한 눈이파리 예수가 죽어 간 나이 시인이 요절한 나이 초월하지도 못했네 순응하지도 않았네 아 아직은 저항의 나이 내가 쓴 길도 내가 지운 길도 덮고야 마는 단호한 눈발이여 앞선 발자국 하나 없이 내 흔적을 남겨서 당신에게 가야 하네 눈꽃 피는데, 당신에게 닿기도 전에 눈꽃만 피는데, 우두둑 솔가지 부러지고 나는 먹먹한 눈물 한 방울로 길을 녹이네 --- p 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