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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민예' 성립의 주변 상황
제2장 민예론의 모순(1) 제3장 민예론의 모순(2) 제4장 조선 공예 제5장 개인작가 제6장 민예의 앞길 제7장 양식의 탄생 제8장 민예와 아르 누보 제9장 인간성에 기초한 공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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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실로 전면이 장식된 철지은상감(鐵地銀象嵌)의 저 빛이 야나기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것인가. 또 칠공의 삼감이라 할 나전칠기(螺鈿漆器)의 눈길은 사로잡는 현란한 아름다움, 백석흑상감(白石黑象嵌)의 백과 흑이 이루는 대비, 종이의 상감이라 할 지장(紙粧))의 적, 청, 황 같은 눈부신 원색 등을 앞에 두고 그가 눈을 꽉 감아버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상감청자만 해도 그 독자적인 백토와 흑토의 상감은 중국과 일본의 음각이나 양각처럼 단색조인 청자 장식법에 비해, 문양이 단연코 선명하다. 그 중에 어떤 것은 검은 흙바탕에 하얀 문양이 또렷한 철채백상감(鐵彩白象嵌)도 보인다. 상감기법은 '무늬를 안으로 감추는' 것이 아니다. '무늬를 바깥으로 드러내는'것이다. 상감청자 중에는 문양이 더욱 두드러지도록 진사(辰砂)의 붉은색을 넣은 것도 있고, 상감이 많은 조선의 분청사기 중에도 흰 문양이 좀더 확실히 보이도록 배경을 검은 철채(鐵彩)로 덮은 것이 있는데, 야나기의 수집품 중에도 그러한 종류의 납작한 항아리가 있다. 조선의 상감기법은 문양을 확실히 나타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고 실제 문양도 그러해서 눈을 뜨고 보는 자라면 달리 볼 수가 없다. 야가기의 상감에 대한 인식은 납득할 수 없으며, 그 서술은 수사(修辭)의 범위를 넘은 정도가 아니라 사실을 정반대 방향으로 비틀어 놓고 있다.
pp.172~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