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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촌 제랄딘
소름이 쫙 터무니없어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재채기 나오게 하기에 충분한 나의 멋진 계획 고무 오리 재미있는 세상 옮긴이의 말 |
Michael Morpu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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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제랄딘 등장
매년 여름이면 우리 집에 와서 내 방, 내 침대를 차지하는 제랄딘이 올해도 왔다. 엄마, 할머니 심지어 나의 개 빙고도 제랄딘에게 푹 빠져 지내지만, 나는 잘난 척하는 제랄딘이 그저 얄미울 따름이다. 제랄딘이 무서워 하는 것은? 제랄딘이 우리 집에 온 첫날 밤. 천둥 번개에 끙끙대는 빙고를 보며 우연찮게 튀어나온 한 마디에 제랄딘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건 바로 후추 냄새가 나는 빨간 눈의 유령! 내가 어렸을 때 정원에 있는 아빠의 오두막에서 보았던 유령 이야기를 해 주자 제랄딘의 목소리가 무서움에 떨렸다. 제랄딘을 골탕 먹일 계획을 짜다! 다른 이야기에는 절대 굴하지 않던 제랄딘이 유령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 버리는 것을 보고 나는 점점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식구들 몰래 아빠의 오두막으로 들어가서 장치를 꾸며 놓고, 후춧가루도 챙겨 두었다. 그리고 그날 밤,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집 안 구석구석에 후춧가루를 뿌려두고 제랄딘을 깨웠다. 앗, 이건 내 계획이 아니었는데? 겁먹은 제랄딘을 부추겨서 아빠의 오두막으로 조심스레 달려갔다. 오두막을 들여다보던 제랄딘이 기절을 했고, 당황한 나는 연못에서 물을 떠다 제랄딘을 깨웠다. 그때 오두막 안쪽에서 울부짖는 듯한 말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밖으로 나오려고 문을 긁어 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는 제랄딘과 함께 비명을 질러 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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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리뷰
어린 시절 귀신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누구나 있다. 내가 어릴 적에는 텔레비전에서 납량 특집으로 『구미호』라도 할라치면, 그저 머리를 길게 풀어헤치고 입가에 피를 줄줄 흘리며 기묘한 웃음만 지어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덜덜 떨면서 가슴을 졸였다. 또 밤에 친구들과 모이면 귀신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작은 방 안에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 잘하기로 소문난 친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전율하면서 그 순간을 즐기곤 했다. 어릴 적 시골 고모 댁에 놀러갔을 때 일이다. 사촌 언니를 따라 동네 강에서 신나게 잡은 올갱이를 가지고 고모가 시골 된장을 넣고 올갱이 국을 끓여 주었다. 그때 사촌 언니가 그 강에 올갱이가 많은 이유를 아냐고 묻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작년에 어떤 처녀가 거기에 빠져 죽었거든. 올갱이가 그 살을 먹고 자란대.” 사실이든 아니든 나는 그 뒤로 올갱이 국은 입에 대지도 못했고, 혼자서는 그 강가를 지나지도 못했다. 처녀 귀신이 나올까 봐서. 이 책의 주인공 밀리는 방학 때마다 자기 집에 와서 할머니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까지 한 얄미운 사촌 제랄딘을 골려 주기 위해 유령 소동을 벌인다. 빨간 눈에 후추 냄새를 풍기는 유령은 열 살 꼬마의 생각에는 두 살 어린 동생을 놀리기에 그만이다. 결국 아빠의 무선 전화기에서 뜻밖의 통신 연락이 오고, 강아지 빙고까지 한몫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지만 유령 소동을 통해 사촌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비록 짧은 이야기지만 이 책을 옮기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