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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 빌리지

책소개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80g | 153*224*30mm
ISBN13
9788901086378

책 속으로

누군가 나를 보고 있었다. 죽은 자에게 그건 당황스런 느낌이다. 비록 손가락 사이로 종이를 느낄 수도 없고, 잉크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연필심을 맛볼 수도 없지만 나는 살아 있는 사람처럼 명료하게 세상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반면에 그들은 그림자나 떠다니는 증기처럼 나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퀵에게 나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다. 아니, 지금까지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죽은 지 아주 오래된 나는 그동안 내 호스트들 옆에서 떠돌며 세상을 보고 들어왔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에게 내 목소리가 들렸다거나 모습이 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방이 죄어드는 손처럼 내 주위로 접혀 드는 동안 나는 돌이라도 된 듯 꼼짝하지 않았다. 내가 고개를 쳐든 건 두려움이 아니라 놀라움 때문이었다. 나의 시야가 점점 오그라들어 꿰뚫어봐야 할 어둠 속의 작은 구멍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그곳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나를 향해 있는 얼굴이었다.
--- pp.9-10

나는 브라운 씨의 서류함에 있는 종이 여백에 보이지 않는 논평을 적고 있었다. 물론 내 글이 학생들에게 읽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 브라운 씨는 자신의 논평을 쓰면서 내 말을 인용한다. 그의 귓속을 간질일 수는 없어도, 나는 그의 마음속 신비한 굴곡에 닿을 수 있다.
--- p.9

그 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라이트에게는 밤과 낮이 별 의미가 없다. 휴식을 위한 밤은 필요하지 않다. 밤은 단지 몇 시간 동안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어둠에 불과하다. 하지만 밤과 낮의 교차는 퀵이 그들의 인생 여정을 측량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퀵으로 돌아간 내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낮이 여섯 번 반복되는 동안 나는 다시 인간의 육체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 p.12

내가 죽음 이후로 느낀 고통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춥고 숨막히는 무덤의 내부에 깊이 잠겨 있었을 때, 처음으로 나의 출몰이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키츠의 시‘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를 읽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음장같이 차디찬 물이 내 목을 태우듯 타고 내려가 갈비뼈들을 갈가리 찢어발기고 악마의 울부짖음 같은 소리가 내 귀를 가득 채웠지만, 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필사적으로 그 범람하는 물 밖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치맛자락을 움켜잡았다. 한손 또 한손 내 몸을 끌어당겨, 땅에서 기어나와 그녀의 치마를 움켜쥔 채 그 발치에서 와들와들 떨며 진흙투성이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가 암흑 속에서 고문당했고, 그곳으로부터 탈출했다는 것뿐이었다.
--- p.13

그의 마음이 글에서 벗어나 있을 때 내가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가 써 놓은 마지막 단어에 내 손가락을 놓아두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방법은 언제나 그의 펜을 다시 종이로 끌어왔고, 그의 입술에 미소를 되살렸다. 나는 이 캐릭터의 이름이나 저 캐릭터의 동기에 대해, 혹은 여기서 죽어가는 남자의 눈동자를 묘사한 단어와 저기서 강을 묘사한 구절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잠들어 있을 때면 브라운 씨가 나를 보고 들을 수 있을 경우에 우리가 나누게 될 긴 대화들을 공상했다.
--- p.22

“어떻게 날 볼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사실은‘당신이 날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난 당신하고 같아요.” 그가 말했다. 내가 눈만 껌벅거리자, 그가 덧붙였다. “혼령이거든요.”
“당신도 라이트예요?” 믿을 수가 없었다.
“라이트.”그는 즉시 나의 용어를 채택했다.
“그래요.”
“그럴 리 없어요.”
“이 육신은 내가 빌린 것일 뿐이에요.”그가 말했다.
“육신에 들어오기 전에는 나도 당신을 볼 수 없었어요.”
--- pp.36-37

“죽은 지 얼마나 됐어요?”내가 물었다.
“85년 쯤.”
“죽었을 때 몇 살이었어요?”내가 물었다. 그에 대해 무엇이든 다 알고 싶었다.
“스물아홉 살.”
그가 백아홉 살에 죽었더라도 빌리 블레이크의 몸으로는 열일곱 살로밖에 보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깜박 잊고 있었다. 내가 얼굴을 붉힌 것일까? 그게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아주 흥미롭게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럼 나 같은 이들이 또 있나요?”내가 물었다. 내가 그에게 평범한 존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자 이상하게 가슴이 쓰렸다.

--- p.37

줄거리

130년 전에 죽은 헬렌은 지옥 같은 고통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시낭송 소리에 이끌려 무덤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 후 자신이 달라붙은 그 사람의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이승을 배회하는 존재가 된다. 호스트(host, 헬렌이 기생하는 인간 숙주)에게서 떨어지면 다시 지옥으로 끌려들어가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기 때문에 호스트 옆에 꼭 붙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호스트였던 여인이 죽어갈 즈음, 헬렌은 마침 그 집에 찾아온 남자에게로 옮겨가고, 그 남자가 죽어갈 때는 그 자리에 있던 또 다른 남자에게 달라붙는다. 이런 식으로 교사인 브라운 씨에게 정착하여 살고 있던 어느 날, 헬렌은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느낀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도 않던 창백한 남학생이 헬렌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헬렌과 같은 존재, 85년 동안 혼령 상태로 배회하다가, 빌리 블레이크의 영혼이 떠나고 텅 비어 있는 몸속으로 들어가게 된 제임스였다.
헬렌은 자신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쁘다. 서로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제임스와 헬렌의 기쁨은 빠르게 사랑으로 변해간다. 사랑에 빠진 두 혼령은 함께 있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헬렌도 영혼이 떠나버린 소녀의 몸을 찾아 들어가기로 한다.
그런데 인간의 몸으로 들어간 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헬렌과 제임스의 죽음 이전의 기억들이 하나둘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무슨 연유로, 혹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천국에 이르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떠돌게 된 것일까?
그들이 몸을 빌려 쓰고 있는 소년소녀들의 비밀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과거에 얽힌 비밀들까지 서서히 드러나면서, 오래 전에 죽은 두 사람의 영혼과 현대를 살아가는 십대 청소년들의 삶이 교차한다.

출판사 리뷰

2005 '반즈 앤 노블'이 발견한 우수신인작가 선정작
워너브러더스사, 영화화 전격결정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혼령들의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130년 전에 죽은 여자 ‘헬렌’과 85년간 혼령으로 배회한 남자‘제임스’
두 혼령 연인들의 애틋하고도 기묘한 러브 스토리


나는 안개처럼 가볍고, 벽지처럼 소리 낼 수 없는 혼령. 죽음 이전에 천국으로부터 추방될 수밖에 없었던 나의 행동과 내 과거의 죄가 무엇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춥고 숨막히는 무덤에 깊이 잠겨 있었을 때, 처음으로 나의 출몰이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시를 읽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필사적으로 그 범람하는 물 밖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치맛자락을 움켜잡았다. 한손 또 한손 내 몸을 끌어당겨, 땅에서 기어나와 그녀의 치마를 움켜쥔 채 그 발치에서 와들와들 떨며 진흙투성이 눈물을 흘렸다. 암흑 속에서 고통당하던 나는 그렇게 밝고 따뜻한 곳으로 옮겨왔다. 생을 다할 때까지 그녀는 나의 호스트가 되었고, 나는 그녀의 뮤즈가 되었다. 나의 성녀, 나의 기사, 나의 극작가, 나의 시인 그리고 나의 브라운 씨. 그는 나의 다섯 번째 호스트다. 그러던 어느 날, 130년 만에 처음으로 혼령인 내게 말을 걸어오는 존재가 나타났다. “우리가 이 지구 위에서 같은 언어로 말하는 단 두 사람, 혹은 단 두 개의 종인 것 같지 않아요? 그런데 어떻게 서로 떨어져 있을 수 있겠어요?”

죽은 혼령이 1인칭 화자인 소설

TV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 〈고스트 앤 크라임〉 영화 〈디 아더스〉 〈식스센스〉 〈유령신부〉 〈저스트 라이크 헤븐〉 〈시티 오브 앤젤〉의 공통점은? 죽은 혼령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장르소설 붐을 타고 어렵지 않게 이런 소설들을 만나게 된다. 서정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로라 위트콤의 첫 번째 소설인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젊은 유령이다. 이 소설의 내레이터는 죽은 지 130년이 넘은 헬렌. 그녀는 자신의 호스트(host, 혼령이 기생하는 인간 숙주)인 영어 교사 브라운 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존재로, 퀵(Quick, 살아 있는 인간)인 우리들 사이로 움직여 다니는 라이트(혼령/유령) 중 하나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녀의 죽음에 깃든 사연도 조금씩 드러나는데, 음산하다거나 칙칙하다거나 불쾌하다기보다 애수가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 죽음의 여파는 주로 외로움과 슬픔, 혼란이다.

자신의 호스트에게 위로와 감성을 불어넣는 ‘뮤즈’이자 ‘독서광’인 혼령

헬렌의 첫 번째 호스트는 시인이었다. 헬렌이‘나의 성녀’라고 부르는 그 시인에게서 독자들은 에밀리 디킨슨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이 책의 원서제목인(A certain slant of light)도 그녀의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성녀가 죽자 헬렌은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 간다. 작가, 극작가, 시인, 그리고 소설가 지망생인 브라운 씨. 자신의 호스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히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헬렌은 그들에게 크나큰 애정을 담아 ‘영감’을 준다.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한다면 어쩌면 천국으로의 입장을 허락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위트콤은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이 책 속에서 다시금 불러낸다. 《제인 에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밀리 디킨슨의 시, 《크리스마스 캐럴》, 《로미오와 줄리엣》 등. 혼령이 비어있는 인간의 몸으로 들어온 이후에도 주인공인 헬렌의 취향은 여전하다. 자신의 호스트가 읽는 만큼밖에 읽지 못하던 소설의 페이지들을 마음껏 넘길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한다.

산 자와 죽은 자 ? 사춘기 청소년들의 열망과 성숙한 어른들의 욕망, 21세기와 19세기

이 책의 소재는 매우 독특하다. 세속적인 경계를 뛰어넘는다. 과거의 생을 잊고 천국으로 떠나는 영혼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과거의 생에 얽매여 이승을 떠도는 영혼도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이미 죽은 혼령이 주인공이며, 낮이 여섯 번 바뀌는 동안에 다시 인간의 육체로 들어가게 된 혼령의 이야기를 하겠노라고 앞부분에 미리 밝혀 놓았다. 주인공 남녀가 빌려 쓰는 몸은 17세와 15세 청소년의 몸이고, 그들이 죽을 당시의 나이는 29세와 27세였으며, 한 사람은 85년 전에 다른 사람은 130년 전에 육신을 잃어버렸다.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바라보는 교실은 나무로 된 안전한 상자이며, 리모컨은 텔레비전 채널을 바꾸는 작은 상자이고, 고장 나서 쓸 수 없는 버터 제조기를 보면서 로마시대의 전차만큼이나 오래된 유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이전의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운전은 전혀 할 줄 모른다.

혼령과 천국, 사후세계에 관한 독창적이고도 신선한 해석

상상력 또한 독창적이다. 혼령이라는 존재가 인간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어떤 이의 영감 혹은 뮤즈가 될 수 있다거나, 속세의 괴로움 때문에 영혼이 떠나버리고 비어 있는 몸들이 존재한다거나, 영혼이 떠나버리면 그 몸에 사악한 무언가가 기어들어와 차지하고 앉는다거나, 비어 있는 몸으로 들어간 혼령이 참으로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사과 맛에 황홀해하고 생전 처음 먹어보는 피자 맛에 홀딱 반해버리는 부분 등은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귀중한 자산인지를 깨우쳐준다. 인간의 영혼이 신에게 거부당했거나 혹은 정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설정, 자신이 지옥에서 견디게 되리라 생각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인간에게 달라붙어 있어야만 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상실과 용서, 구원의 메시지를 담은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결말

귀신 들린 집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과 교사로서의 경험,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서의 경험까지, 상당수의 데뷔작이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작가자신의 이야기가 상당 부분 투영되어 있다.
만약 능숙하지 않은 작가의 솜씨였더라면, 이 귀신 달라붙는 이야기는 그저 소름끼치게 무서운 얘기 아니면 터무니없이 웃기는 얘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트콤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동시에 상실과 구원의 메시지를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또한 놀라운 기교로 많은 이야기와 주제를 요리해낸다. 처음 소설을 쓰는 작가의 솜씨라서 더욱 놀랍다. 첫사랑과 어른으로서의 슬픔, 크나큰 상실 이후에 일렁이는 성적인 열정, 원망, 배신과 용서, 회복할 수 없을 듯이 상처받은 자들조차 회복시키는 예술의 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사후세계, 환상적인 요소, 로맨스, 모험, 미스터리, 가정문제, 그리고 구원과 용서라는 주제까지 한데 버무려놓은 이 작품이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소설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마디로,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참신하고 색다르게 빚어 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추천평

연옥에 사로잡힌 두 영혼의 관능적이고 초자연적인 이야기
-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후세계에 대한 독창적이고 섹시하고 로맨틱한 소설
- 혼 북

위트콤은 헬렌의 시대에 어울리는 우아한 솜씨로 글을 쓰면서도 예리한 통찰력으로 현대사회를 묘사한다. 죽은 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책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말과 반전을 보여주며, 불멸과 완벽의 가능성을 매력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130년 동안 죽어 있었던 헬렌은 라이트로서 사는 것이 어떤지, 그 후에 비어 있는 인간의 몸으로 다시 들어가 육체적 정서적으로 세상에 동조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감각적인 문체로 묘사한다. 위트콤은 아름답게 글을 써내려간다. 특히 성적인 사랑과 영혼들이 다른 세상에 도달하기 위해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지옥과 싸우며 견디는 공포를 묘사하는 부분은 대단히 뛰어나다.
-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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