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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조커
시간 도둑 보이지 않는 다잉메시지 밸런타인데이의 독 초콜릿 눈사람이 죽이러 온다 옮긴이의 말 |
Takekuni Kitayama,きたやま たけくに,北山 猛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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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이게 네 책상이야.”
나는 지금 막 배달된 사무용 책상을 오토노에게 보여주었다. 책상에는 아직 여기저기 비닐이 씌워져 있어 정말 새 물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책상……?” 오토노가 당황한 듯 물었다. “그래 명탐정. 오늘부터 너는 여기에 팔꿈치를 괴고 앉아 수수께끼와 싸우는 거야.” --- p.13 오토노와는 대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 나와 오토노의 만남은 운명적인 대사건이었다. 오토노에게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진실의 조각을 찾아내는 재능이 있었다. 나는 오토노를 모델로 삼아 소설을 썼고, 그리하여 등단할 수 있었다. 물론 오토노가 명탐정으로 활약하고 나는 우둔한 조수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소설에 나오는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각색했다. 인세와 원고료는 오토노와 반씩 나누어 가진다. 오토노는 필요 없다며 거절했지만 내 수입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오토노에게 최소한의 감사와 일종의 책임감을 표시하는 셈이다. --- p.18 “오토노, 잘 들어. 의뢰인 앞에서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어디까지나 거만하게, 너보다 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을 내려다보듯이 떡하니 앉아 있으란 말이야. 봐, 또 등이 굽었잖아. 가슴 펴야지. 그리고 셔츠가 너무 구깃구깃하네.” 나는 내 방에서 새 커터셔츠를 갖고 왔다. “이거 입자.” “누가 온 거야?” 꿈지럭꿈지럭 옷을 갈아입으며 오토노가 물었다. “난자이라는 사람인데 따지자면 내 친구의 친구지. 얼굴을 한 번 본 적 있어. 아무튼 뉴스에 난자이가 휘말린 사건이 보도됐거든. 그래서 내가 먼저 사건을 맡겨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그럼 데리고 올게.” “어, 잠깐만 기다…….” --- p.20 난자이는 몹시 지친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런 의뢰인의 모습을 보고 명탐정 오토노는 어쩔 줄 몰라 허둥댔다. 나는 오토노에게 눈짓했다. 지금이야말로 명탐정으로서 의뢰인을 구원할 한마디를 던질 때라고. “아……안심하세요.” 오토노는 나를 힐끔거리며 확인했다. 나는 입을 뻐끔거려 오토노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가르쳐주었다. --이 사건은 제가 반드시. “이, 이 사건은……제가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해, 해결……하……할지도 모르겠어요…….” “예?” 난자이가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그러니까…….” 자기가 말해놓고 오토노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 p.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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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심한 명탐정 오토노 준의 첫 번째 사건 수첩! 소심한 니트족 출신 명탐정과 무명 추리작가의 찰떡궁합으로 펼쳐보이는 유쾌, 상쾌, 통쾌한 본격 미스터리! 뛰어난 추리력을 갖춘 친구 오토노 준을 위해 추리작가 시라세 뱌쿠야는 작업실 한쪽에 탐정 사무소를 개설한다. 하지만 오토노 준은 세상에서 가장 소심하고 제일 심약한 명탐정인지라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꾸 방구석으로 달아난다. 시라세는 오토노를 이리 어르고 저리 달래서 의뢰인의 불가사의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마지못해 오토노는 도시락을 지참하여 머뭇머뭇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춤추는 조커』의 주인공 오토노 준은 요샛말로 방구석 폐인이다. 사교성이 많이 부족하여 남들 앞에서는 말도 잘 못하고, 방에서 꿈나라 여행과 도미노 놀이를 즐기는 인물이지만 보통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진실의 조각을 찾아내는 재능이 뛰어난 ‘명탐정’이다. 오토노 준은 기타야마 다케쿠니가 표제작인 「춤추는 조커」를 쓸 때 어쩐지 자신감을 상실하여 의기소침해졌는데, 그 기분을 투영하여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명탐정이기는 하지만 당연히 오토노 준만 있어서는 이야기가 진행될 리 없다.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는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겠는가. 그리하여 나온 캐릭터가 오토노 준의 친구이자 조수이자 보모 같은 인물 시라세 뱌쿠야다. 시라세 뱌쿠야는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면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캐릭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직업도 추리작가다. 이리하여 탄생한 두 사람의 대화와 행동이 아주 코믹하다. 뿐만 아니라 오토노 준은 귀엽기까지 하다. 읽다 보면 정말로 청년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렇듯 알콩달콩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들이 도전하는 사건은 본격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사건 바로 그 자체다. 대량의 트럼프카드가 흩어진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보이지 않는 다잉메시지, 사윗감을 고르기 위한 눈사람 만들기 시합에서 일어난 불가능 범죄 등 다섯 가지 어려운 사건을 풀이한다. 이른바, 명탐정 오토노 준의 첫 번째 사건 수첩! 물리 트릭의 대가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본격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 고전의 맥을 잇는 최고의 입문서 기타야마 다케쿠니는 비교적 젊은 미스터리 작가로 고등학생 때 도서위원이 된 것을 계기로 기타무라 가오루의 『스킵』과 『하늘을 나는 말』을 읽고 일상 미스터리를 접한다. 그리고 대학생 때 기타무라 가오루의 에세이에 소개된 것에 흥미를 품고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을 읽은 후 본격 미스터리에 푹 빠진다. 또한 시마다 소지의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를 읽고 물리 트릭의 재미를 깨닫는다. 그러다 마침내 2002년에 『클락성 살인사건』으로 제24회 메피스토 상을 받으며 데뷔한다. 물리 트릭을 애용하여 ‘물리의 기타야마’라고 불리며 『본격 미스터리 월드 2008』에서는 “너무 지나치면 말도 안 되고, 너무 삼가면 시시하다. 그것이 물리 트릭입니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대부분의 작품 속에 세기말적, 종말적인 이미지가 흘러넘치는 독특한 세계관이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니시오 이신, 사토 유야 등과 함께 본격 미스터리 작가에 대비되는 탈격계 작가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미스터리에서 멀어진 니시오 이신이나 사토 유야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정석적인 미스터리에 뜻을 두고 있는 본격 추리작가다. 그렇다면 혹시 『춤추는 조커』도 그러한 디스토피아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경계(?)하는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춤추는 조커』는 전작들과 다르게 귀엽고 코믹한 작품이다. 콩트풍의 대화와 캐릭터들의 매력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 트릭이 재미있다! 본격 미스터리 고전의 맥을 잇는 최고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옮긴이의 말 여러 가지 불가능 범죄와 독특한 트릭, 트릭과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명탐정, 그리고 명탐정을 알뜰살뜰 보살펴주는 조수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훌륭한 본격 미스터리다. 다양한 미스터리 소설이 쏟아져 나오는 여름철, 귀엽고 코믹하지만 어디까지나 본격 미스터리인 『춤추는 조커』와 함께 무더위를 날려 보내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