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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나무가 다시 소리를 냈습니다. 족제비가 튓마루 밑에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족제비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잉어가 있는 장독대 근처로 발발거리며 기어왔습니다.
"정말, 별꼴이야. 이따위 못난이 장독을 뭐 하러 가져갈까? 족제비도 기자의 말을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흥, 나도 이제 진까 이사 갈 거야." 족제비는 누가 묻지도 않은 말을 했습니다. 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잉어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족제비의 놀림대로 물이 차서 둥둥 떠내려가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보릅니다. 하지만 잉어는 할머니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습니다. ---p. 79-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