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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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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나를 업은 채 고이치는 집 앞쪽으로 돌아갔다. 다이스케는 뒤쪽의 골목 옆에 자전거를 세우고 체인으로 거는 자물쇠를 채웠다. 그때 골목 안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여는 소리였다. 다이스케가 쳐다보자 뒷문으로 한 남자가 나오는 참이었다. 옆얼굴이 보였지만,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남자는 다이스케가 있는 곳과는 반대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다이스케는 집 앞쪽으로 돌아갔다. 고이치의 모습은 없었다. 〈아리아케〉라고 새겨진 가게 문을 잡아당기자 간단히 열렸다. (……) 다이스케가 그쪽으로 걸어가려고 하는데, 고이치가 나왔다. 아직도 시즈나를 등에 업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다이스케는 그렇게 감지했다. 역광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형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형…….” 저도 모르게 형을 불렀다. “이쪽에 오지마.” 고이치가 말했다. --- 1권, pp.14~15 다이스케는 말이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왠지 눈물이 났다. “저기…….” 고이치가 말했다. “우리, 저 별똥별 같다.” 무슨 말인지 몰라 다이스케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말을 이었다. “기약도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고이치는 잠시 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 세 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그러니까 무서울 거 하나도 없어.” --- 1권, pp.80~81 다이스케는 망설이고 있었다. 조금 전에 생각난 것을 고이치에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야, 다이스케, 하고 고이치가 답답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시즈나가 말이야…….” 다이스케는 형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빠졌어.” “뭐?” 고이치가 얼굴을 찌푸렸다. “뭔 소리야?” “시즈나, 빠졌다고. 도가미 유키나리한테 푹 빠졌어. 작전상 연극을 하는 게 아니야. 진심으로 사랑에 빠져버렸더라고.” --- 2권, p.81 305호실 앞에 도착해 호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하지만 열쇠 구멍에 꽂아넣기 직전에 시즈나의 손이 잽싸게 다가와 다이스케의 손목을 잡았다. 왜 그러느냐고 말하려는 그를 향해 시즈나가 고개를 저었다. 둘째 손가락을 입에 대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현관문 위쪽을 가리켰다. 다이스케는 흠칫 놀랐다. 현관문 위의 쌀알만한 크기의 발광 다이오드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숨을 죽이고 시즈나와 얼굴을 마주 보았다. 둘이서 고개를 끄덕이고 발소리를 죽여 복도를 다시 돌아나왔다. --- 2권, pp.166~167 빈틈없는 전개와 수많은 복선, 충격적인 반전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에서 항상 발견되는 장점이지만, 이 소설의 결말만은 특히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독자에게 선물해줄 것이다. 이만큼 ‘따스하고 부드럽고 그립고 다정한’ 선물을 받은 여자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저 흐뭇하고 또 흐뭇할 뿐이다. 그다음에 밀려오는 감동의 눈물 글썽글썽.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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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 요코스카에 있는 「아리아케」 양식당의 어린 세 남매가 유성을 보기 위해 집을 몰래 빠져나간다. 그러나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결국 유성을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1층 침실에서 무참히 살해당한 부모님의 시체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는 지문이 닦인 비닐우산뿐, 뒷문에서 뛰쳐나오는 범인을 목격했다는 둘째 다이스케의 결정적 진술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져든다. 결국 집을 떠나 아동보호시설로 가게 된 세 남매는 ‘범인이 누군지 알면 우리 셋이서 꼭 죽이자’고 약속하며 서로의 인연을 확인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세 남매는 우연히 막내 여동생 시즈나가 사기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사기 작전팀’으로 거듭 태어난다. 속느냐 속이느냐, 둘 중 하나인 비정한 세상에서 속이는 편에 서기로 한 것이다. 시즈나의 미모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사기를 치던 세 남매는 마지막 타깃으로 양식당 체인 「도가미 정」의 후계자 ‘도가미 유키나리’를 점찍는다. 그러나 우연히 유키나리의 아버지 마사유키를 보게 된 다이스케의 한마디는 모든 것을 뒤집어버린다. “아버지와 엄마가 살해된 그날 밤, 우리 집 뒷문에서 뛰어나갔던 남자……. 지금 저 사람이 그때 그 남자야!” 게다가 원조 「도가미 정」의 하야시라이스의 맛은 「아리아케」의 바로 그 맛. 마사유키가 범인임을 확신한 세 남매는 경찰이 그를 범인으로 몰아가기 위한 완벽한 증거물들을 만들기 위해 작전을 짠다. 그러나 범인의 아들인 유키나리에게 누이동생 시즈나가 점점 빠져들면서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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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끈으로 묶인 세 남매의 범인 찾기
『유성의 인연』에 대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소설은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등장인물이 써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는 주인공 세 남매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끔찍한 강도 살인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세 남매는 험난하고 비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기꾼으로 성장한다. 한 가족이라는 인연의 끈으로 묶인 세 남매가 그렇게 점점 더 완벽한 ‘사기 작전팀’으로 변모해가던 중, 그들은 우연히 부모를 살해한 범인을 목격하게 된다. 부모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펼치는 이들의 기상천외한 사기극과 클라이맥스에서의 절묘한 트릭. 하지만 사기 작전 때문에 오히려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일이 꼬여버리고, 완벽해보이던 작전에 여동생 시즈나의 감정이 개입되면서 반전의 반전은 숨 쉴 틈 없이 거듭된다. 특히 작품 전반에 걸쳐 중요한 장치로 사용되는 일본식 양식 ‘하야시라이스의’ 향기는 ‘도구 사용에 빈틈이 없는 각본’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무정한 사회를 향한 일갈, 가슴 따스해지는 감동적인 결말 히가시노 게이고가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손꼽히며 독자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이유는 빈틈없는 전개와 뛰어난 트릭, 허를 찌르는 반전 등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유성의 인연』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러한 장점이 극대화된 최고의 작품으로 추리소설을 넘어선 가슴 저미는 감동까지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가족의 붕괴, 아동 범죄, 외모 지상주의, 인간복제 등 그동안 사회적인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던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끔찍한 사건 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스한 시선을 던진다. 사람들은 말초적인 사건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유족의 아픔에는 무심하다. 작가는 피해자에게 무심코 던지는 편견이나 무관심을 꼬집으며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매특허인 경쾌한 오락성과 드라마틱한 재미를 함께 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그의 수많은 소설을 뛰어넘는다는 평을 받고 있는 『유성의 인연』은 명불허전의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