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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선택은 네 몫이다 2부 두 번째 상처를 받을 준비가 돼 있나? 3부 네가 가진 거라고는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뿐이다 모중석 인터뷰 역자 후기 |
Dean Koon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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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걸려고 할 때, 무엇인가가 그를 방해했다. 작게 접힌 종이 한 장이 운전대에 테이프로 고정돼 있었다.
쪽지였다. 세 번째 쪽지가 온 것이다. 살인자는 빌리가 미끼를 덥석 무는지를 지켜보기 위해 래니의 집이 있는 쪽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을 관찰하면서 고속도로 부근에 몸을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 빌리가 익스플로러를 몰고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서리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자동차의 문은 잠겨 있었다. 미친놈이 차안으로 들어오려면 창문 중의 하나를 깨야만 가능할 텐데 깨진 창문은 하나도 없었다. 도난 경보장치도 경보를 울리지 않았다. 두 눈 멀쩡히 뜨고 당하는 이 악몽의 매 순간은, 뜨거운지 시험해보려 불꽃에 손을 대는 것처럼 생생히 느껴졌다. 하지만 이 세 번째 쪽지를 발견함으로써 빌리는 현실 세계를 넘어 공상의 세계로 밀려들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악몽을 꿀 때와 같은 공포를 느끼며 빌리는 운전대에서 쪽지를 떼어내서 펼쳤다. 그가 방금 들어와 문을 잠갔기 때문에, 차에 타면 자동적으로 켜지는 실내등은 아직까지 꺼지지 않고 켜진 상태였다. 질문 형식의 간단명료한 메시지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첫 번째 상처를 받을 준비가 돼 있나? ……. 첫 번째 상처를 받을 준비가 돼 있나? 마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따라 시간이 슬로 모션 장치 속으로 던져진 듯 쪽지가 빌리의 손가락 사이에서 빠져나와 깃털처럼 천천히 떠다니다가 무릎 위로 떨어져 내렸다. 바로 그 순간 실내등이 꺼졌다. 빌리는 공포에 질려 조수석에 놓인 리볼버를 집으려고 손을 뻗었다. 천천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로 컴컴한 뒷좌석을 쳐다봤다. 그곳은 너무 좁아 건장한 사내 하나가 숨을 만한 공간은 없었다. 하지만 빌리는 주의도 기울이지 않은 채 너무 성급하게 차 안으로 들어온 게 걱정이 됐다. 더듬거리던 손가락 끝이 권총 손잡이를 스칠 즈음 갑자기 운전석 쪽 창문이 박살났다. 거미줄처럼 죽죽 금이 간 안전유리가 가슴과 넓적다리로 쏟아져 내리고, 권총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유리가 여전히 쏟아지는 가운데 빌리가 공격해온 놈을 쳐다보기 위해 얼굴을 돌리기도 전에 미친놈은 SUV 안쪽으로 손을 뻗어 정수리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비틀며 확 잡아챘다. 운전대와 계기반 사이에 끼인 채 사정없이 머리카락이 당겨지자 조수석으로 옮겨 앉아 권총을 찾을 수가 없었다. 머리카락을 잡아챈 손을 손톱으로 후벼 파보려고 했지만, 가죽 장갑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미친놈은 힘이 막강하고, 광포하며, 무자비했다. 빌리의 머리카락은 이미 뿌리째 뽑힐 것만 같았다. 고통이 극심했다. 눈앞이 가물거렸다. 살인자는 부서져나간 창문으로 빌리의 목을 꺾은 채 끄집어내려고 했다. 빌리의 뒤통수가 창틀에 세게 부딪혔다. 또 한 번 부딪히자 이가 덜거덕거리며 고통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빌리는 왼손으로 운전대를, 오른손으로 운전석 머리받침을 움켜쥐고 저항했다. 머리카락이 뭉텅 빠질 것 같았다. 차라리 그렇게라도 되면, 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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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스릴러로 되돌아오다!
명성은 물론 판매에서도 스티븐 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가 딘 쿤츠. 3억 2천만 부라는 어마어마한 누계 판매 부수 그리고 매년 1700만 부 이상을 판매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호러 마스터’라는 그의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딘 쿤츠는 주로 초자연적인 요소를 차용해 능숙하게 공포를 구현해내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초자연적인 요소를 전혀 가미하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스릴러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딘 쿤츠라는 이름은 장르소설에 한정돼 있지만 영어권에서는 그 영역을 넘어 대가로 추앙되고 있다. 그의 소설은 공포의 공식에 완벽하게 맞춰진 ‘베스트셀러형 소설’이지만 각 편에 담긴 내용과 정서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는 문학 못지않게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템파 트리뷴」에 기재된 딘 쿤츠에 대한 평은 이러한 의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딘 쿤츠를 장르문학 작가로만 여기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 그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대작가 중 한 명이다.” 『벨로시티』는 초자연적인 요소를 빼 버린 순수한 의미의 스릴러로는 딘 쿤츠의 본격적인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그는 평범한 보통 사람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휩싸이는 ‘평범한 사람 3부작’(『남편』(비채), 『The Good Guy』)을 써내려갔는데 역시 그의 수많은 작품처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무엇을 선택해도 누군가는 죽는다! 『벨로시티』의 주인공 빌리 와일스는 갑작스럽게 식물인간이 돼 버린 불운한 아내를 몇 년째 돌보는 평범한 바텐더. 별다를 것이 없는 삶 속에서 어느 날 누군가 놓고 간 한 장의 쪽지를 자신의 차 와이퍼 틈에서 발견한다. “이 쪽지를 경찰에 전달하지 않으면 금발의 여선생을 죽이고, 전달하면 할머니를 죽이겠다. 남은 시간은 여섯 시간, 선택은 네 몫이다.” 삶과 죽음이 아닌 누군가의 죽음을 택해야 하는 이상한 내용, 게다가 여섯 시간 안에 선택하라니. 빌리는 질 나쁜 장난처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다음 날 쪽지를 전달하지 않은 선택으로 그가 거주하는 군 내의 한 여교사가 차가운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빌리는 다시 또 한 장의 쪽지를 받게 된다. 역시 쪽지를 알리면 두 아이의 엄마가 죽고 알라지 않으면 미혼 남자가 죽을 것이라는 내용. 공포와 두려움, 당혹감에 휩싸인 빌리는 쪽지를 들고 친형처럼 생각하는 경찰관을 찾아가는데……. 마음 깊은 곳까지 울리는 스릴러 『벨로시티』는 ‘평범한 사람이 위험에 빠지고 정체불명의 악에 대항한다’는 쿤츠 표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이라는 고전적인 서스펜스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누군가의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공포, 알 수 없는 적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격렬한 액션이 한데 모여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멋진 스릴러로 거듭난다. ‘벨로시티Velocity’는 속도라는 의미에 방향성이 더해진 의미. 제목처럼 주인공 빌리는 살아남기 위해 또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폭발적인 글의 전개와 그 속도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도저히 손을 뗄 수 없는 독자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쿤츠는 숭고한 감동과 강력한 흥분이라는 전혀 다른 감정을 감싸 안는 스릴러를 집필해 왔고, 그처럼 잘 다루는 작가는 없다, 라는 평을 언제나 들어왔다.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특유의 깊이 있는 인물 탐구는 광포하고 격렬한 작풍에 인간적인 생생함을 더해준다. 『벨로시티』 또한 마찬가지이다. 빠르고 강력한 이야기이지만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독자는 놀라울 정도로 뭉클한 감동을 받게 된다. 거친 스릴러는 어느 순간 시적인 경지에 들어선다. 거장이 보여주는 마술 같은 힘이다. |